사진=뉴스1, 2020 도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캡쳐./디자인=안지호 기자
2020 도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캡쳐./사진=뉴스1, 디자인=안지호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하게 지키려고 한다. 이번 올림픽은 집에서 혼자 치맥하면서 볼 생각이다"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댓글이다. 

제32회 도쿄올림픽이 우여곡절 끝에 폭죽을 터트렸지만 국내 분위기는 썰렁하기만 하다. 유통가가 스포츠 마케팅을 자제하면서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는 가정 안팎에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면서 식음료와 의류 등 소비가 많은 성수기 대목으로 통하지만 올해만큼은 예외다. 종전 올림픽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심화되면서 이를 강행하는 일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 데다 최근 한일 관계마저 악화하면서 반일 감정까지 더해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자칫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섰다가 오히려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다들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다. 

그나마 마케팅에 나서는 유통 기업들도 광장이나 음식점 등 외부 관람을 자제하고, 집에서 국가대표단을 응원하는 1인 가구, 홈술족 등 '홈 관중'에 초점을 맞춰 조용한 할인전을 선보이고 있다.

23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마케팅에 나서는 기업이 손에 꼽힐 정도로 축소됐다. 올림픽 후원사가 아니더라도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에 맞춰 각종 이벤트와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경쟁적으로 스포츠 마케팅에 나서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마트는 올림픽 기간 동안 브랜드별 캔 음료수와 수입맥주를 비롯해 온 가족 간식으로 훌륭한 피코크 정통 꿔바로우, 왕새우튀김, 질러 통육포, 통스틱 직화육포, 비첸향 육포 등을 할인해서 판다. 홈술을 겨냥해 내놓은 이벤트다. 

홈플러스는 홈술족을 겨냥한 안주에 집중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28일까지 전국 매장과 온라인 몰에서 올림픽 승리를 기원하는 할인전을 연다. 술안주에 맞는 제품들을 위주로 할인 행사에 들어간다.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호주산 앞다리살 불고기(100g, 호주산 쇠고기)를 50% 할인된 1345원에 구입할 수 있다.

편의점 미니스톱도 올림픽기간 홈술족 증가를 겨냥해 안주상품인 '미니포차' 5종을 내놨다. 1가구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가성비를 강조했다.

주류업계는 여름 성수기 혼술족 유혹에 바쁜 모습이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500ml 캔을 지난 15일부터 15.9% 할인해 판매 중이다. 오비맥주도 카스, 한맥 등의 캔 제품 가격을 낮췄다. 롯데칠성음료는 클라우드와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신규 광고를 선보이며 마케팅에 열중이다. 올림픽 기간 혼술을 즐길 1인 가구의 장바구니에 어떤 제품이 담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sdg엔지니어링은 가정용 생맥주기계 2종을 선보인다. 올림픽기간 혼술, 홈파티 수요를 노렸다. 

혼술족의 식탁을 풍성하게 해 줄 밀키트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밀키트 전문기업 마이셰프는 제주항공과 함께 제주도 밀키트 3종을 선보였다. '제주로 흑돼지 부타동', '제주로 흑돼지 미나리볶음', '제주로 딱새우 해물짬뽕' 등이다. 요리 초보자도 5분에서 10분 내로 쉽게 만들어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됐다. 

프레시지는 흑돈가와 손잡고 돈육 밀키트 6종을 출시했다. 제주산 돼지고기와 각종 해산물을 구워 먹을 수 있는 캠핑세트 2종과 흑돼지를 소재로 한 돈육 메뉴 4종이다. 

대선주조는 푸드어셈블과 협업한 안주 밀키트 4종을 공개했다. 깔끔한 맛의 대선소주와 잘 어울리는 콩나물 불고기, 연남동 통삼겹 김치찌개, 부드러운 다이아몬드 소주와 조합이 잘 이뤄진 매콤 감바스 알 아히요&바케트, 로얄 하우스 스테이크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특수 상황은 옛말이 됐다.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용하게 넘기려는 분위기지만 그렇다고 아예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위기가 바뀐 상황에 맞게 제품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제32회 도쿄 올림픽은 23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다. 당초 2020년 7월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1년 미뤄졌다.

텅텅빈 서울의 한 호프집 모습./사진=뉴스1
텅텅빈 서울의 한 호프집 모습./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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