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폭염이 본격화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까지 심화하면서 중장년 1인 가구 고립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지자체의 대책 마련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고령 1인 가구는 체계적인 돌봄 서비스가 마련돼 있지만, 중장년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서다.

26일 제주시는 오는 6일부터 9월 24일까지 50세 이상 64세 이하 중장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나선다

이번 실태조사는 2500여명을 대상으로 각 읍·면사무소 및 동주민센터에서 맞춤형복지 담당 공무원과 지역 실정에 밝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우리 동네 삼촌 돌보미(명예 사회복지공무원) 등 지역사회 주체들과 협력해 거주지를 직접 방문하거나, 비대면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조사는 대상자의 생활실태, 경제, 건강 상태, 주거환경, 사회적 관계, 복지 욕구 등 전반사항을 파악한다. 이때 집중관리가 필요하다고 파악된 고위험군 위기 가구에 대해서는 공적 급여와 민간자원 연계를 통해 사회적 관계 형성과 안정적인 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움을 지원한다.

제주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예기치 못한 실직, 가족해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면서 "도움이 필요한 가구에 적기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찾아가는 보건 복지서비스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전북 장수군도 이달부터 오는 9월까지 중장년 1인 가구 고독사 예방 실태조사에 나선다.

전수조사 대상은 만 50세부터 만 64세 중장년 1인 가구 1770여 명이다. 각 읍·면맞춤형복지팀을 기반으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이장, 명예사회복지공무원 등이 가정방문, 유선 통화로 진행한다.

이때 실태조사표를 통해 가족사항(왕래여부 포함), 경제, 주거, 건강, 방문형서비스 이용 여부 확인 등과 공적·민간 지원 여부 및 복지욕구를 조사할 계획이다.

위기 가구에 대해서는 맞춤형 급여, 긴급지원, 사례관리 등 필요한 공적자원과 민간기관의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하고 고위험 가구에 대해서는 일촌맺기를 통해 지속적인 안부확인·모니터링을 실시해 사회관계망을 형성할 예정이다.

장수군 관계자는 "복지위기 가구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이웃 주민들의 관심과 협조가 절실이 필요하며, 주변에 위기가정이 있다면 관심을 갖고 가까운 읍·면사무소로 연락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동해시는 여름철 더위를 대비해 이달까지 복지위기가구 발굴 지원을 추진한다. 고독사, 생계형 자살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사회적 고립가구 등 사각지대에 놓인 복지대상자의 선제적 발굴에 나선 것이다. 시는 이를 통해 지역의 중장년 1인 가구에 대해 기초생활보장급여 등 공적급여지원과 노인장기요양, 장애인활동지원, 노인돌봄서비스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지자체들이 중장년 1인 가구 지원에 나선것은 최근 이들의 빈곤, 자살, 고독사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져서다. 중장년 1인 가구는 인생 2막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가족 관계 문제, 이혼, 미혼, 사별 등의 영향을 받아 경제적 어려움이나 노후준비에 대한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자칫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생계유지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신체적·정신적 곤경에 처할 수 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장년 1인 가구의 고뇌가 담긴 글이 많다. "이혼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주변에 시선이 부담스럽고, 남편 이야기를 묻는 경우가 있어 갈수록 사람 만나기가 꺼려진다." "먹고살려고 일하다 보면 하루가 가고, 다시 일어나 일하고, 인생 2막 이런건 꿈같은 소리다." "지난해부터 일이 없어서 집에만 있다. 일주일 동안 집 밖에 안 나가고 아무하고도 대화를 못 한 적이 있는데, 이러다 죽는게 고독사구나 생각했다." "새벽에 혼자 일어나 물 한잔하고 빈 침대에 앉아 휴대폰을 보는데 아무도 나한테 연락한 사람이 없더라. 누가 말 좀 걸어줬으면 싶다." 등이다. 

한편 중장년은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에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의 '2020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신고현황연보'에 따르면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로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총 1078명(사망자 9명 포함)이다. 주로 50대 이상의 중장년층, 남성, 단순노무종사자다. 실외, 낮 시간(12-17시)에 많이 발생했고 질환 종류는 열탈진이 가장 많았다. 사망자 9명도 50대 이상이 6명이다. 모두 열사병으로 추정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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