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사진=뉴스1
독거노인./사진=뉴스1

국내 고령인구 비중이 16.5%로 800만명을 돌파하면서 초고령화사회를 앞둔 가운데, 가계 개정 곤란이 가중될수록 노인들의 자살생각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기명 교수팀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65세 이상 노인은 자살생각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우리나라 노인빈곤·자살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압도적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가 맞물리면서 돌봄 공백, 일자리 감소 등 노인층의 정신적 문제 뿐만 아니라 재정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노인 자살률 또한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지난 1년 동안 경제적 어려움으로 ▲전·월세 미납 또는 강제퇴거 ▲공과금 미납 ▲겨울철 난방 미사용 ▲건강보험 미납 또는 보험 급여자격 상실 ▲가구원 중 신용불량자 존재 ▲의료 서비스 이용 어려움 ▲균형 잡힌 식사 어려움 등 해당 요소 중 한가지를 경험했다면 재정적 어려움 상황이라고 가정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전 연령층에서 가계재정이 어려울수록 자살생각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으며, 특히 65세 이상 남성이 큰 영향을 받았다. 이들은 연구팀이 제시한 요소 중 3개 이상 겪은 경우 20.2%가 자살생각을 했다. 반면 재정적 어려움이 없는 청장년층(20~49세)의 경우 1.2%만 자살생각을 했다.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재정적 어려움 요소가 한가지씩 증가할 때마다 여성은 23%, 남성은 39%씩 자살생각이 증가했다. 특히 2년 연속 재정적 어려움을 겪으면 자살생각이 4.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울증 소견이 있는 경우 자살생각이 2.9배 증가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위험성을 가진 것으로 연구팀은 파악했다.  

또한 연구팀은 자살생각이 자살 자체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자살의 선행요인이 되며, 자살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높아 의미가 크다고 파악했다.

기명 교수는 "이번 연구는 경제적 요인도 자살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보건의료 정책 또한 사회경제적 접근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코로나19는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집단에게 더욱 혹독하기 때문에 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더욱 면밀하게 파악하고 이에 걸맞는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 자료를 보면 2018년 기준 한국 노인 빈곤율은 43.4%로 OECD 37개국 중 1위를 기록했다. 또한 국내 노인 빈곤율은 OECD 평균 14.8% 보다 약 3배 높았다.

국민연금공단 자료에서는 65세 이상 노인의 한 달 생활비로 129만 3000원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은퇴를 앞둔 51~60세 국민연금 가입자 중 월 130만원 이상 연금 수급이 가능한 사람 비중은 8.4%에 불과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료=고려대학교의료원 사진 캡쳐
자료=고려대학교의료원 사진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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