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크리스마스 풍경./ 사진=정희정
파리 크리스마스 풍경./ 사진=정희정

프랑스는 10월 말부터 거리 곳곳에 반짝이는 조명을 켜고 다양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달아 일찌감치 연말 분위기가 풍긴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크리스마스트리, 별 모양 등 동네마다 장식이 다르지만 모두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다. 겨울철 특히 일찍 지는 해를 대신해 연말 조명 장식들이 어두운 거리를 환히 비춰주는 것이다.

현재 파리 곳곳은 크리스마스 마켓을 비롯한 각종 연말 행사와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락다운과 통금이 없는 파리 거리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발현 이후 확산 방지 대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미크론이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지난 2일 이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현재는 하루 약 5만 명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달 초 프랑스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락다운과 통금에 관한 언급 없이 기존 규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최대 명절 중 하나인 크리스마스 가족 모임에 대해서는 모임 전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권고하고, 많은 인원이 모일수록 바이러스 확산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하는 등 이외에는 크게 제약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늘어나는 신규 확진자를 줄이기 위해 당분간 클럽을 닫는 등 최소한의 조치를 발표했다.

파리 시내 거리에서 크리스마트 분위기를 즐기는 시민들./ 사진=정희정
파리 시내 거리에서 크리스마트 분위기를 즐기는 시민들./ 사진=정희정

 

이에 대해 많은 이들은 규제 효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클럽은 닫았지만 콘서트는 여전히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에 파리에서 열린 한 콘서트에 참가한 지인은 현장에서 대부분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등 클럽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7일 장 카스텍스(Jean Castex) 총리는 또 새로운 규제를 발표했다. 올봄부터 식당, 카페, 박물관 등을 방문할 때 필요한 ‘보건 패스’(passe sanitaire)를 중단하고 ‘백신 패스’(passe vaccinal)로 바꾼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백신을 맞지 않아도 코로나 음성 확인서만 있으면 ‘보건 패스’로 간주하고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백신 접종 확인서 이외에 다른 어떤 서류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두 번째 백신 접종 이후 5개월 안에 맞아야 했던 부스터 샷이 4개월로 한 달 앞당겨지기도 했다. 이에 백신 접종에 대한 자율성 침해라며 많은 이들이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 최대 연례행사인 크리스마스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코로나 시국에 맞이하는 두 번째 크리스마스이지만 파리는 어느 때보다도 활기찬 분위기를 풍긴다. 가족 간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연말 분위기를 있는 그대로 즐기는 이들 역시 그대로다. 

<위 글은 시민기자 작성 기사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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