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OECD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1인 가구 증가율
주요 금융사 1인 가구 겨냥한 자료 수집 추진

사진=1코노미뉴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1코노미뉴스/디자인=안지호 기자

 

1인 가구가 매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1인 가구 증가 추이를 볼 때 2040년에는 1인 가구 비중이 35.7%에 달해 우리나라 인구의 '주류'로 떠오를 전망이다. '메가트랜드'라고 부를 만한 1인 가구의 증가는 향후 은행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12.7%에서 2015년 27.2%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2019년에 30.2%를 차지하면서 30%를 넘겼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분석 결과 한국은 2000년대 초부터 2025~2030년까지 1인 가구 성장률이 43%를 기록해 OECD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1인 가구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젊은 층의 1인 가구 증가 원인을 미혼·만혼·비혼주의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개인의 가치관 변화 등으로 분석했다. 또 중장년층의 만혼과 이혼을 비롯해 기러기 부부 증가 등이 1인 가구를 늘렸고 노년층에서는 배우자의 사망과 자녀의 독립 등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해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도 1인 가구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의 포스트코로나 시대 도래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집 안 생활(stay-home)이 확대되어 1인 생활 문화와 비대면 방식이 강화되는 사회·문화 여건이 형성되면서 향후 1인 가구 증가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점점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로 바뀌자 금융업계도 일찌감치 1인 가구 전담팀을 구성해서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KB금융지주는 2016년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1인 가구 보고서를 내놓고 맞춤 서비스를 구축 중이다. 

'2020 한국 1인 가구 연구보고서'를 낸 정인 연구원은 "1인 가구로 살아가려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공간과 생활 편의의 증가, 앞으로도 안심하고 1인 생활의 앞날을 그려볼 수 있는 생애설계나 일종의 가이드가 필요할 것"이라며 "1인 가구가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떠한 태도로 삶을 살아가는지에 주목해야 하므로 연구보고서를 냈다"라고 말했다. 

1인 가구의 행태를 살펴보면 향후 한국 사회의 변화 방향과 정도를 먼저 가늠해 볼 수 있다는 게 정인 연구원의 말이다. 

이 밖에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를 통해 '1인 가구를 위한 연말정산', '청년 1인 가구 주거환경과 새로운 주거유형','1인 가구 증가와 주택시장 트렌드 변화' 가 연구보고서로 나온 바 있다. 

하나금융지주도 1인 가구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 서비스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다만 1인 가구만을 위한 전담팀은 구성돼 있지 않다.

하나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지난해 8월 '세대별 온라인 소비형태와 시사점'을 발간하고 50·60세대가 온라인 소비 주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연구소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디지털 소비는 향후에도 전 세대를 걸쳐 증가할 것으로 파악된다. 새로운 소비 주역으로 부상한  50·60세대의 긍정적인 디지털 소비경험 확산과 MZ세대의 경험 추구형 소비가 지속되는 가운데 편의성, 가성비, 가심비를 키워드로 하는 소비 트렌드가 디지털 환경에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하나금융은 그보다 앞서 2016년도 '국내 1인 가구의 소비 트렌드 변화와 대응' 논단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가구형태는 1인 가구"라며 "1인 가구는 삶의 방식에서 일반가구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보다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비중이 높고, 하루에 두 끼의 식사를 하며, 가까운 편의점에서 소량의 음식을 구입한다. 금융회사들은 1인 가구의 소비 특성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시장에 출시해 왔으나, 향후에도 소비 트렌드는 빠르게 바뀔 전망이므로, 이에 대응하려면 소비자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이 요구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전담팀은 구성돼 있지 않지만 관심을 두고 연구하는게 맞다"라며 "앞으로 1인 가구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구체적인 자료를 내놓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아직 1인 가구만을 연구하는 팀은 꾸려지지 않은 상태다. 1인 가구 증가 속도에 발맞춰 올해 관련 행사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동행(同行)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시 1인 가구지원센터에 전기차량 및 전기차 충전소 설치를 지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인 가구의 안정적 생활과 자립을 위한 맞춤형 복지서비스 제공을 하기 위해 서울시 1인 가구지원센터에 차량을 전달했다"라며 "앞으로 1인 가구와 관련된 행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1인 가구가 건강하게 생활하고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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