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선 기자
정윤선 기자

배달앱 업체가 프로모션을 종료하면서 배달비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그 몫은 고스란히 업주와 소비자 몫으로 돌아간다. 

3300원이던 수도권 기본 배달 대행료가 5000원 수준까지 올랐다. 일부 지역의 경우 악천후나 배달이 몰리는 시간, 배달 거리 등에 따라 할증이 적용되는 경우 최소 7000원에서 많게는 9500원 등 1만원까지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몰이에 나섰던 배달앱 업체가 등을 돌리면서 나온 결과물이다. 결국 시장 지배력을 앞세워 일방적으로 요금을 올리는 식의 방식이 비난받는 이유가 됐다. 

기자 역시 일주일에 적어도 3번가량은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다. '커피값 아껴서 건물주 되기'라는 말이 이제는 '배달비 아껴서 건물주 되기'로 바뀌어도 될 만큼 한 달 월급 통장에서 배달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특히 배달음식은 혼자사는 1인 가구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과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배달음식 수요가 급증하면서 배달앱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현재 소비자가 부담하고 있는 배달비 책정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 점주들이 배달비의 일정 부분을 부담하고 나머지 소비자들이 일부 내는 구조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달대행업체나 플랫폼이 공개하지 않을 경우 어떤 방식으로 책정됐는지 알 수 없다. 한마디로 주무르는 게 값이 될 경우가 있다는 소리다. 

결국 정부가 나섰다. 정부가 2월부터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별로 배달비를 조사해 공개하는 이른바 '배달비 공시제도'를 시작한다. 배달앱별 수수료, 거리·배달방식별 수수료에 대한 정보를 한 사이트에서 모두 비교가 가능하도록 공시하겠다는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월 3%를 넘어서는 등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서민의 체감률이 높은 배달비에 대한 물가관리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약발이 먹힐지는 미지수다. 

일단 업계 반응이 시큰둥하다. 업계에선 단순히 배달비를 공시하는 것으론 눈에 띄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본질적 원인인 배달 기사 부족과 단건 배달 경쟁 심화로 인한 배달비 인상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배달비가 비싸다고 느끼는 것이므로 라이더 수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이는 배달비 인상의 본질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배달비 인상의 문제는 '라이더 부족'이다. 플랫폼 별 '한 집 배달' 경쟁이 격화되고 코로나19 등으로 배달수요가 급증하면서 발생한 라이더 부족을 해결하지 않으면 공시제도(배달비 공시제)는 의도한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부디 정부의 이번 공시제도가 의도한 것처럼 좀 더 면밀하고 신중하게 배달비 문제에 접근해서 소비자와 업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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