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뉴스1, 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공공임대로)이사하고 삶의 여유가 생겼다. 가끔 친구들도 초대하고, 아파트라 불안감도 덜하다. 솔직히 청약해도 수도권에 아파트 살 돈도 없고, 청년들한테 가장 필요한 건 임대주택 아닐까 생각한다." -직장인 정희영(32. 가명)씨

"한 2년 정도 서울 근교 공공임대 나오는 거 다 지원했다. 청년 1인 가구는 당첨 확률이 정말 낮은 것 같다. 서울 오피스텔 원룸보다 넓고 가격도 저렴하다. 출퇴근이야 조금 멀어졌지만, 너무 만족스럽다. 여기서 열심히 돈 모아서 내 집을 사는 게 목표다." -직장인 성대운(37. 가명)씨

공공임대주택 입주민의 주거 만족도 관련 조사가 나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도시주택공사(SH)가 각각 거주 실태조사를 발표했는데 모두 높은 수준의 만족도를 보였다. 

1인 가구 급증에 맞춰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 '주거 사다리'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24일 LH에 따르면 정부 공공임대주택 입주민의 경우 10명 중 8명이 공공임대주택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6명은 공공임대주택 입주 후 행복감이 상승했고, 86.0%는 입주 후 '이사 걱정 없고 오래 살 수 있는 안정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만 65세 이상 고령자 입주민 중 70.5%는 '국가나 사회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주거비와 관련해서는 82.6%가 보증금이나 월세 부담이 줄었고, 주거비 부담 완화로 경제 상황이 개선됐다고 답했다. 

청년층의 경우 74.6%가 공공임대주택의 주거 사다리 역할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더 나은 집을 마련하기 위한 징검다리로 인식하고 있었다. 

SH공사 조사도 비슷하다. SH공사 입주민은 10명 중 9명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특히 아파트형 공공주택 거주자의 만족도가 높았다. 다가구 매입임대주택의 경우 주택상태와 주거환경 모두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낮았다. 

공공임대주택을 주거 사다리로 활용하는 경향은 LH와 동일하게 나타났다. 대부분 기존 주택보다 면적은 좁더라도 장기 거주, 부담 가능한 임대료 등을 고려해 공공주택을 선택했고, 자산을 형성해 더 넓고 좋은 주택으로 이사를 계획하고 있었다. 

여기에 공공주택의 저렴한 임대료가 입주민의 자산 축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근거도 확인됐다. 입주민 3집 중 1집은 저축을 하고 있었다. 저축액은 월평균 40만원 수준이다.

다만 주택 면적에 대한 불만이 드러났다. 입주민의 직전 거주지 평균 주택 면적은 47.5㎡인데 공공주택의 평균 면적은 41.3㎡로 나타났다. 이사 시 원하는 주택 면적은 76.4㎡로 조사됐다.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입주민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입주 경쟁도 치열하다. 기존 입주자는 이사를 가지 않고, 신규 공급은 수요 대비 부족하기만 해서다.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1인 가구라 그런지 공공임대 당첨이 쉽지 않다. 청년도 고령자도 아닌 애매한 연령, 직장인이라 소득도 있어서 그런가 싶다"며 "먹고살기 힘든 건 마찬가지인데 중간에 끼어서 역차별받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쪽방·고시원 등 비주택 거주자도 공공임대주택 이주를 희망한다. 수도권의 가구의 경우 이주희망 비율이 70% 이상이다. 

1인 가구도 공공임대주택을 원한다. 하지만 공공임대 입주 비율은 극히 낮다. 지난해 국토연구원이 조사한 '1인 가구 연령대별 주거취약성 보완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임대 입주 비율은 청년 1인 가구 1.6%, 중장년 1인 가구 2.1%, 고령 1인 가구 2.9%로 집계됐다. 주거비 부담이 큰 청년의 경우 중장년, 고령층보다도 공공임대 입주 비율이 낮다. 

공공임대 공급 자체가 부족해, 1인 가구 입주 문턱이 높아서다. 

LH가 그간 건설·매입·전세임대주택 등으로 공급한 공공임대주택은 132만2000가구다. 올해는 9만9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하반기 분양 예정지는 ▲6월 양주회천(900가구), 양주옥정(1200가구), 시흥장현(400가구), 평택고덕(200가구), 의왕고천(300가구), 과천지식(1000가구), 화성동탄(700가구), 오산세교(600가구), 수원당수(100가구), 평택소사벌(400가구), 성남대장(100가구), 청주수곡(100가구), 아산탕정(1100가구), 정읍수성(100가구), 영암학산(100가구), 영광단주(300가구), 대구침산(100가구), 밀양부북(300가구), 고성남외(100가구), 진주평거(100가구), 삼도이동(100가구) ▲7월 인천검단(300가구), 고성남외(100가구), 남해창선(100가구) ▲8월 부산문현(100가구), 산청신안(100가구) ▲9월 양주회천(700가구), 부천원종(200가구), 인천가정(800가구), 화성비봉(900가구), 과천지식(200가구), 화성동탄(1400가구), 의왕초평(300가구), 화천신읍(100가구), 홍천갈마곡(100가구), 강원고성(100가구), 옥천삼양(200가구), 청주산단(600가구), 천안신부(700가구), 완주삼례(300가구), 대구죽전(100가구), 양산사송(600가구) ▲10월 성남대장(200가구), 군산오룡(200가구) ▲11월 충북옥천(100가구) ▲12월 인천신문(100가구), 인천석정(100가구), 행정중심(400가구), 부천원종(100가구), 평택고덕(500가구), 과천지식(100가구), 수원당수(1300가구), 부산연산(100가구), 철원철원(100가구), 부여동남(200가구), 홍성오관(100가구), 광주선운(100가구), 경북의성(100가구), 경북도청(100가구), 양산사송(200가구), 진주가좌(200가구), 창원명곡(300가구), 사귀포대정(100가구)다. 

한편 2020년 기준 국내 1인 가구 수는 664만3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1.7%를 차지했다. 1인 가구 연령대별 비중은 20대 19.1%, 30대 16.8%, 40대 13.6%, 50대 15.6%, 60대 15.6%, 70대 11.0%, 90세 이상 7.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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