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 한가위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씨(41)씨는 올 추석에 고향을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 벌써 2년째 귀성길에 오르지 않고 있다. 박 씨는 "코로나19로 사회적거리두기를 하고 있어서 올해도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라며 "부모님은 섭섭해하시지만 오히려 안가는게 도와드리는 것 같아 전화로 안부 인사를 올리고 용돈을 보내드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연휴 기간동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로 맘먹었다. 

취업을 준비 중인 대학생 김모씨(29)도 이번 추석 귀성을 포기했다. 최근 고환율로 토플 시험 응시료가 30만원에 달하는 등 경제적 부담이 커진 탓이다. 김 씨는 "가뜩이나 경제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고정 지출이 올해 초와 비교하면 20~30만원 정도 커진 상황"이라며 "최대한 빨리 취업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귀성길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온 가족이 모여 웃음꽃이 펴야 하는 대명절 추석이지만, 코로나19의 꺾이지 않는 상황을 의식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귀향을 미루는 혼추족들이 늘고 있다.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 해제 후 맞는 첫 명절이지만 이번 추석에도 '나홀로 명절'을 보내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인 부담때문에 귀성을 포기한 사례가 눈에 뛴다. 한국갤럽이 지난 8월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0%는 명절 연휴에 1박 이상 집을 떠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고물가와 고금리 영향으로 위축된 경제심리는 연휴를 보내는 방법에서도 드러났다. 

직장인 주모씨(33)는 회사에서 받은 추석 선물을 중고거래 플랫폼에 판매했다. 주 씨는 "어차피 이번 명절은 연휴가 짧아서 혼자 보낼 생각이었다"라며 "사무실에서 선물 받은건 필요없는 물건이라 더 필요한 사람에게 되팔았다. 반나절도 안돼서 팔렸다"고 말했다. 

◇울 집 '댕댕이' 맡길 곳 없어 귀성길 포기 

서울 관악구에 사는 전모(28)씨는 반려동물을 맡길 곳을 찾지 못해 이번 귀성길은 포기했다. 전 씨는 "아는 동생한테 맡기고 내려갈 생각이었는데 사정이 생겨서 반려동물을 맡길 곳을 찾지 못했다"라며 "올해는 연휴 기간도 짧아서 차라리 나중에 내려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내 지자체 가운데 1인 가구를 위한 반려견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지만 반려인 중에선 이 같은 제도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서 서울 서초구 관내 반려동물센터에서는 접수비 5천원만 내면 최장 3일을 맡길 수 있다. 

서초구 반려동물센터 관계자는 "명절 앞뒤로 유기견이 늘어나는 상황인데 차라리 지역 반려동물 돌봄센터를 이용하면 유용할 것"이라며 "각 지역에 반려견 쉼터를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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