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재의 멘탈 레시피] 선택, 그리고 삶의 의미 있는 목표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미국 공립고등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딸과 함께 다녀왔다. 미국 홈스테이 자원봉사 가정에서 무상으로 집을 제공하고 학생들을 돌봐주는 제도여서 가격도 저렴하고 학창시절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다.

딸은 미국 공립고등학교 교환학생을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나는 갔으면 했다. 옆에서 펌프질도 많이 했다.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가면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되고, 또 한국 학생들이 거의 없는 학교로 가니까 미국 친구들이 엄청 관심도 많이 가져주고, 공부 외에 다양한 미국 문화도 체험할 수 있다고 부추겼다. 아빠도 대학생일 때 교환 학생으로 대만에 1년 동안 교환학생으로 갔었는데 아빠 인생 최고의 추억 중 하나였다고 흥분하며 말하기도 했다.

​3주 정도 시간을 달라고 해서 기다려주었다. 온전하게 딸이 결정하도록 충분히 시간을 주었다. 스스로 결정해야 미국에서 힘든 일이 있더라도 자기가 한 결정이기 때문에 더 책임감을 가지고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한국에서 계속 공부하더라도 결국 자신이 한 선택이기에 지금 생활에 더 충실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미국에 안 가기로 최종 선택을 했다는 딸에게 결정하느라 고생했다며 겉으로는 담담하게 말했으나 생각해 보니 내 목소리에는 아쉬움과 실망이 진하게 섞여있었다. 한편으로는 자신이 원하지 않고 또 편하게 생각하지 않는 삶의 길을 거절할 수도 있다는 경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나 스스로를 위로했었다.

리더십으로 유명한 하이케 부러치 교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서 “관리자의 90%가 핵심 목표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핵심목표가 아닌 일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 이유는 자신의 삶에 의미 있는 도전과 선택권이 자신에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직 10%만이 조직의 목표를 자기 인생의 의미 있는 목표로 받아들이고, 그 목표를 위해 외부환경에 자신의 선택권을 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을 위해 외부환경을 조정하고 활용해서 탁월한 성과를 낸다고 한다. 

자신만의 결정을 한 딸에게 말했다.

“넌 미국에 안 가기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공부하기로 결정한거야.”

이미 포기한 것보다는 자신이 선택한 것에 더 집중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선택은 이루어졌다. 이제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이 자신의 삶에 의미 있는 목표가 되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아직은 의미 있는 목표가 아닌 것 같아 걱정이다. 

나성재 CTP Company 대표, (사)한국코치협회 코치
나성재 CTP Company 대표, (사)한국코치협회 코치

[필자 소개]

나성재 코치는 알리바바, 모토로라솔루션 등 다국적 IT기업에서 다년간 근무하였고, 한국코치협회 코치이자, 현 CTP(Coaching To Purpose Company)의 대표이기도 하다. 또한 NLP 마스터로 로버트 딜츠와 스테판 길리건의 공동 저서인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 번역서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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