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고령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내는 교통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회사원 이동현(55·가명)씨는 최근 인생 중 가장 아찔한 경험을 했다고 고개를 저었다. "얼마 전 회식 후 택시를 탔는데, 택시운전사가 고령의 할아버지였어요. 잘 가시는가 싶더니, 얼마 안 가서 갑자기 정신을 놓으시더라고요. 차는 계속 주행 중이었고, 놀랄 틈도 없이 가드레일을 박아버렸어요."

고령의 택시운전사는 그 자리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 상태였다고 이 씨는 말했다. "사고 후 할아버지는 119에 실려 가셨고, 경찰조사를 받다 보니 운전 중에 할아버지는 이미 심장마비로 사망한 상태였다고 들었어요. 그때만 생각하면 아찔하죠. 가드레일을 박아서 다행이지 마주 오는 차량이라도 있었더라면 저도 위험했죠. 그때 이후로 트라우마가 생겨서 어르신이 운행하는 택시는 안 타요."

지난달 19일 낮 12시 29분경 영덕군 병곡면 한 국도의 휴게소에서는 7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보행자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50대 남성의 양쪽 다리가 절단되는 등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70대 운전자가 브레이크와 엑셀을 착각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소식이 꾸준히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고령운전자는 면허증을 반납해야 한다는 등 해결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아이디 kwon*** "진짜 문제다. 개인택시 하시는 분들 고령자들 많아 타기가 겁난다.", sis*** "70세 이상은 강제로 면허 반납해야 한다.", euge*** "65세부터 1년에 한 번씩 돌발 적성검사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디 seoa*** "고령화 때문에 일을 계속해야 하는 분들도 있고, 수도권 외곽만 가더라도 고령자는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mast*** "오히려 정말로 차가 필요한 사람들은 고령자라고 생각한다.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17.5%로 초고령화사회(고령인구 비율 20% 이상)를 앞두고 있다. 또한 경찰청 자료를 보면 면허를 소지하고 있는 만 65세 이상 고령자는 2017년 279만7409명에서 2022년(9월 기준) 430만4696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령 운전자 사고도 덩달아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9월 사이 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 건수는 2만4538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1만9536건보다 증가한 수치다.

고령자의 경우 노화에 따른 신체적으로 변화가 일어난다. 시력과 청력, 뇌 기능이 감소해 상황인지능력이나 상황판단력도 크게 떨어진다. 하지만 고령운전자의 경우 대부분 수십 년간의 운전경험을 가지고 있어 신체적 변화나 인지능력 저하를 인정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상태에서 운전을 할 경우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교통전문가들은 고령 운전자들을 위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입 모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대책은 없다.

현재 우리나라는 고령자 운전면허증 자진반납 제도를 시행 중일 뿐이다. 이는 2018년 부산광역시에서 교통안전 증진 조례(65세 이상)를 시작으로 서울특별시 강남구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에 관한 조례 등 지자체별로 시행하고 있다. 

이는 고령 운전자가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할 경우 인센티브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지자체별로 인센티브 지급 액수, 혜택 내용이 모두 다르고, 면허를 통해 생계를 이어가는 고령자도 적지 않아 일부에서는 면허를 자진 반납하기에는 대책이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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