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올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화제가 됐던 글이 있다. '비혼이니까 축의금 안 내겠다는 친구 때문에 고민'이라는 사연이다. 

누리꾼들은 축의금 문화와 달라진 결혼관에 대해 공감하면서 갑론을박을 펼쳤다. 그러면서 비혼주의자가 받는 역차별 역시 주목받았다. 돌려받지 못할 결혼식·돌잔치 축의금과 임직원 결혼 축하금 및 휴가 혜택 등이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비혼주의가 얼마나 확산됐는지 간접적으로 드러나 화제였다. 상당수의 누리꾼이 비혼주의라 받는 사회적 역차별에 대해 공감해서다. 

비혼주의자가 가진 불만, 그중에서도 사내 복지 부분에 대해 주목한 기업들이 있다. 

지난 23일 통신업계에는 LG유플러스가 내년 1월1일부터 비혼을 선택한 직원에게 기본급 100%와 유급휴가 5일을 제공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조건은 근속 기간 5년 이상, 만 38세 이상 직원이며 비혼 지원금 지급 후에는 2년간 필수로 근무해야 한다. 비혼 지원금 지급 후 결혼을 하게 될 경우 추가 결혼 지원은 받을 수 없다. 

통신3사 중 사내 복지로 비혼 지원을 만든 첫 사례다. 

비혼 직원 복지는 유통업계에서 먼저 이뤄졌다. 올해 롯데백화점은 미혼자 경조 제도를 도입했는데 만 40세 이상 미혼 직원에게 경조금과 휴가 등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이에 앞서 러쉬코리아는 2017년에 처음으로 비혼 임직원에게 결혼 지원과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는 복지 제도를 도입해 이목을 끈 바 있다.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이 2020년부터 미혼 직원에게 연 1회 10만원씩 '욜로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기혼 직원의 결혼기념일에 지급하는 축하금을 미혼 지원에게도 적용한 것이다. IBK기업은행은 결혼기념일 직원 축하 선물을 미혼 직원 생일에 동일하게 제공한다. 

직장인 1인 가구 이모(40)씨는 "미혼이라는 이유로 회상서 제공하는 결혼 지원, 장학금 등을 받지 못한다는 게 어떻게 보면 억울한 일이기도 하다"며 "자기주장이 강한 MZ세대들은 이러한 부분을 불합리하다고 느끼고 적극적으로 개선을 요구하고 있어, 우리 회사도 내부적으로 비혼자 지원 제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1인 가구 증가, 비혼주의 확산으로 기업들의 기존 가족중심 복지 체계가 바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결혼관, 가족관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어서다. 특히 자발적으로 '혼삶(혼자 사는 삶)'을 선택한 1인 가구가 늘고 있다. 

실제로 조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은 2021년 3.8건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혼인율은 매년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인구수 자체가 줄어든 것도 있지만, 청년층이 결혼을 꺼리는 비혼주의 영향이 크다. 

통계청 인구조사를 보면 조혼인율은 2015년 5.9건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6.0건 이하로 내려갔다. 이후 4년만인 2019년 4.7건으로 5.0선이 무너졌고, 불과 2년만인 2021년 3.8건으로 주저앉았다. 

올해도 조혼인율은 3건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3분기 기준 조혼인율은 3.5건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0.1건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9월까지 누적 혼인건수 자체는 13만8524건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1.4% 줄었다. 

김영재 평택대학교 교수는 "지난 8, 9월 연속으로 혼인건수가 늘어난 건 코로나19 엔데믹 영향으로 분석된다. 비혼주의, 혼라이프를 추구하는 청년층의 인식이 변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비혼주의 복지 제도가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직원의 니즈에 기업들이 대응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복지가 생길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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