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리캔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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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룟값, 간식값이 전체적으로 올랐어요. 사료는 어쩔 수 없더라도 간식값은 아끼고자 직접 만들어서 주고 있어요. 물가 상승으로 유기동물이 늘어날까 걱정이네요."

전 세계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으로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가운데, 펫시장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반려동물 관련 사료 및 용품 등 전체적인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펫플레이션(펫+인플레이션)'이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특히 일부에서는 이로 인한 동물 유기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모든 기업의 사룟값이 올랐다. 반려동물사료 시장점유율 1위 기업 로얄캐닌은 지난달부터 반려동물 사료, 간식 등 일부 제품 가격을 10% 안팎으로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또한 네슬레퓨리나는 오는 29일부터 일부 상품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알렸다. 네추럴발란스코리아도 내년부터 전 품목의 가격을 20~30%가량 인상한다고 안내했다. 하림펫푸드는 지난 7월 일부 사료 품목 가격을 최소 8.4%~최대 18%까지 인상했다.

동물사룟값 인상을 두고 관련업계는 사료에 들어가는 채소, 곡물 등 원재료 가격 인상과 물류비 상승 등 전반적인 원가 상승을 감당하기 어려워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입 모았다.

8년째 반려견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 직장인 유재선(37·가명) 씨는 최근 반려동물 물품이 연달아 오르면서 걱정이 많아졌다.

유 씨는 "반려견 사룟값, 간식값이 모두 오르면서 부담이 커졌다.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을 접하긴 했지만 직접 구입하려고 보니 체감이 너무 크다"면서 "간식값이라도 아끼고자 요즘은 간식을 직접 만들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 씨는 또 "안 그래도 유기동물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체적인 물가 상승으로 반려인들이 부담을 느껴 유기동물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1인 가구 김경욱(28.가명)씨도 물가 상승으로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장기간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 외로움을 달래고자 1년 전 반려견을 입양했는데, 가격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월세, 생활비에 반려견 용품, 동물병원비까지 생각하면 생활하기가 더욱 빠듯하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크게 늘어남과 동시에 펫플레이션 여파가 겹치면서 유기동물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KB경영연구소가 조사한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604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0가구 중 3가구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셈이다. 이는 코로나19, 1인 가구 증가, 출산율 저하 등이 원인으로 추측된다. 

문제는 유기동물 또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물가 상승까지 고려한다면 유기동물 수는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농림축산식품부의 '2021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발표에 따르면 반려동물 마리당 월평균 양육 비용은(병원비 포함) 반려견은 14만9700원, 반려묘는 12만5700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반려인을 대상으로 반려동물의 양육을 포기하거나 파양하는 것을 고려한 경험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26.1%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육 포기 또는 파양 고려 이유로는 '물건훼손·짖음 등의 문제'가 27.8%로 가장 많았지만 '예상보다 지출이 많다'는 의견이 22.2%로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양육 부담이 커질수록 유기동물 수 또한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농림축산식품부 '2021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
자료=농림축산식품부 '2021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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