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잊지 말아요" 생전 추모 공간 만들기 

사진=보건복지부, 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보건복지부, 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요즘 내가 가고 나면, 지나온 삶이 다 사라지고, 아무도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게 두렵다. 어딘가에 내 삶의 자취를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자식들, 지인들이 나를 기억할 수 있게."

70대 1인 가구 장모씨는 웰다잉을 준비하고 있다. 노인복지관에서 처음 유언장 쓰기 수업에 참여한 후, 스스로 사후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껴서다. 장씨는 웰다잉문화 수업 강사에게 이러한 생각을 전했고, 강사는 온라인 추모공간을 이용해 볼 것을 추천했다. 

고령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온라인 추모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겪으면서 고독사에 대한 공포가 더 커진 것 역시 한몫했다. 

온라인 추모 서비스는 비대면으로 고인을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새로운 추모 문화로 떠오르면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가벼운 웹페이지 수준부터 3D 공간을 제공하는 곳까지 다양하다.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생존해 있는 가족이나 지인이 만들기도 하지만 생전에 스스로 추모 공간을 만든 후 원하는 이들에게만 공개할 수 있다. 이에 웰다잉 문화의 하나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체로 온라인 추모 공간에는 유언과 사후 희망 사항, 지나온 삶의 자취 등이 담긴다. 

단순한 추모 공간을 넘어서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있고, 죽음을 준비함으로써 남은 삶을 더 충실히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효과도 있다. 

80대 1인 가구 최모씨는 "남은 가족들,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준다면 좋겠다. 내가 지나온 삶이 대단하지는 않지만, 누군가는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며 "온라인 추모 공간은 모른다. 컴퓨터도 못 하지만, 누군가 도와준다면 꼭 이용해 보고 싶다"고 전했다. 

이처럼 수요가 확실한 만큼 상조업계도 온라인 추모 서비스 확대를 예상하고 있다. 

보람상조는 2023년 상조업계 트렌드로 ▲1인 가구 증가(Single-person households increasing) ▲SNS를 통한 고객 소통 강화(Talk to consumer) ▲온라인 추모 증가(Online memorial space) ▲온라인몰 리워드 프로그램 강화(Reward payment) ▲추모품의 다양화(Memorial jewellery) 등 5가지를 제시했다. 

1인 가구 증가로 장례문화가 달라지면서 유품정리 서비스 성행과 함께 온라인 추모 서비스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추모 서비스는 지금은 직접 고인을 찾아가 보기 어려운 사람들이 비대면으로 추모의 마음을 전하는 공간 개념"이라며 "앞으로 웰다잉 문화가 확산하고 온라인 환경에 익숙해진 고령층이 늘어나면 스스로 추모 공간을 만드려는 수요가 늘어나 시장 역시 커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온라인 추모 공간 꾸미기 예시./사진 = 복지부 

한편 복지부는 올 설 연휴 국내외 어디서든 고인을 추모할 수 있는 온라인 추모 서비스를 운영한다. 3차원 형태의 추모관 적용, SNS를 통한 초청 기능, 추모 사진과 영상 공유, 추모글 남기기 기능 등을 제공한다. 

추모관은 e하늘장사정보시스템(sky.15774129.go.kr)에서 무료로 개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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