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짓고 있는 보석이./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화면 캡쳐
웃음 짓고 있는 보석이./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화면 캡쳐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도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반려동물 양육 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바로 준비되지 않은 채 양육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관리능력 이상의 과도한 마릿수의 동물을 키우면서 적절한 보살핌을 제공하지 못하고 방치하는 행위 또는 동물 수가 많지 않더라도 보살핌이 적절하지 못하여 동물에게 고통을 초래하는 행위를 '애니멀 호딩(Animal Hoarding)'이라고 한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애니멀 호딩에게 구출된 강아지 '보석'이의 사연을 전했다. 벌써 2021년에 구조된 강아지이지만, 아직까지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카라에 따르면 '보석'이는 보령의 어느 임대 아파트에서 구조됐다. 당시 카라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서울시 중성화 사업 진행 과정 중이었다. 

보석이가 구조되기 전 열악한 환경./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사진 캡쳐
보석이가 구조되기 전 열악한 환경./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사진 캡쳐

'보석'이의 보호자는 스스로에 대한 돌봄도 동물에 대한 돌봄도 어려운 상태에 놓인 취약계층이었다. 열악한 주거환경에 배변을 치우지도 못해 생긴 위생 문제는 이웃과의 갈등을 낳고 있었다. 이는 애니멀 호딩 위험군에 속했다.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보호자는 경제적 저소득층에 우울증까지 앓고 있었다. 자가 번식으로 증식한 10마리의 강아지들은 속수무책이었다. 개들은 정기 예방접종은 물론 전염병 위험에 노출된 채 아파도 병원에 한번 가지 못한 상태였다. 털과 발톱 등을 손질해 주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다.

2인이 살기에도 좁은 공간에서 중성화를 하지 않아 분리가 필요한 10마리의 개들을 돌봐야 했던 보호자는 배변 청소도 하지 못할 정도로 지쳤고, 주거환경의 열악함은 악화됐다. 개들의 짖는 소리와 악취로 인해 매일같이 이웃들은 항의해왔다.

먼저 카라 측은 중성화가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충남수의사회의 도움을 받아 지역 동물병원에서 10마리 전원 중성화를 마쳤다. 이어 보호자에게 2마리의 반려견은 잘 키우기로 약속을 받은 뒤 남은 8마리를 구조했다.

탈장 수술을 받은 후 보석이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사진 캡쳐
탈장 수술을 받은 후 보석이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사진 캡쳐

카라는 각각 보라, 보성, 보검, 보미, 보석, 보울, 사랑, 행복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특히 몸상태가 좋아보이지 않았던 보석이의 경우 정밀검진 결과 탈장 진단을 받고 수술에 들어갔다. 탈장 부위는 크고 심각했다. 수술을 받기 전까지 그동안 얼마나 큰 아픔을 참아왔을지 짐작이 간다며 카라 관계자는 안타까워했다.

카라는 취약 가구의 애니멀 호딩 문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카라 관계자는 "보령 취약 가구는 사람과 동물의 복지 모두가 위협받고 있었다. 이러한 애니멀 호딩 위험군에 중성화 등 즉각적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결국 해당 가구뿐만 아니라 사회에 더 큰 위험과 부담을 가중 시킨다"고 설명했다.

이어 "취약 가구 애니멀 호딩 위험군에 대한 정책은 전무하다. 취약 가구 동물보호 사각지대 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으며 보건복지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모두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라 관계자는 또 "이러한 취약 가구 동물 관련 문제가 터질 때마다 민간단체에 도움이 요충되고 있지만, 민간단체의 지원은 지극히 한정적이며 정책적 대안이 없이 반복되는 문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다름없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지원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반려동물이라고 해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제도적으로 포섭하여 사례관리를 지속하며 모니터링 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공놀이 하는 보석이./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사진 캡쳐
공놀이 하는 보석이./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사진 캡쳐

한편, 보석이는 수술 후 현재는 회복하여 현재 카라 활동가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활발한 성격의 보석이는 공놀이를 좋아하고, 사람들에게 안기는 것을 좋아한다. 이제 보석이는 자신을 소중하게 돌봐줄 새가족을 만나는 일만 남았다.

보석이의 견종은 수컷 요크셔테리어로 나이는 10살 10개월로 추정된다. 중성화 수술을 마친 상태다. 활발하고 친화도가 높다. 발랄한 보석이의 입양을 원한다면 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보석이 프로필./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사진 캡쳐
보석이 프로필./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사진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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