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리캔버스, BGF 리테일/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미리캔버스, BGF 리테일/디자인=안지호 기자

#. 서울에서 홀로 거주하는 이진호(37·가명)씨는 최근 급격히 몸 상태가 악회된 것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건강검진 결과 이 씨는 잦은 음주로 인해 간과 위가 많이 상했고, 알코올 의존증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 씨는 3년 넘게 매일 퇴근 후 소주 반병을 저녁 식사와 함께 마시며 혼술을 즐겨왔다. 주말에는 지인들과 만나 만취가 되도록 술을 마셨다. 거의 3년 내내 매일 술을 마신 셈이다. 병원에서는 이 씨에게 음주를 자제하고 심리적 치료를 받을 것을 권했다.

#. 김선창(31·가명)씨는 최근 스스로 알코올치료 병원을 찾아갔다. 한번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기억이 끊길 정도로 술을 마셔온 김 씨는 생명까지 위협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말했다. 김 씨는 "술을 한번 마시기 시작하면 끊기가 어렵고, 기억을 잃을 때까지 마시게 된다"면서 "술을 마시지 않게 되면 부쩍 예민해지고, 손이 떨리거나, 불안해하는 증상도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근 유통가에서는 '주류' 판매 경쟁이 치열하다. 맥주, 소주는 물론 와인, 위스키까지 수요가 늘면서 판매량이 증가해서다. 그런데 그 중심에는 1인 가구가 있다. 유통가에서는 '홈술', '혼술' 수요가 이러한 주류 판매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중장년층은 물론 청년층에서도 집에서 홀로 술을 마시는 문화가 확산한 결과다. 

문제는 1인 가구의 건강 악화, 특히 알코올 의존증 확대다.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음주량을 자제해 주는 사람이 없어 과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잦은 음주가 습관화되기 쉽다. 이에 전문가들은 1인 가구를 위협하는 새로운 요인으로 '알코올 의존증'을 꼽는다. 

술은 1군 발암물질로, 우리 몸의 뇌, 신장, 간, 피부, 호흡기, 소화기 등 전신에 광범위하게 작용하여 세포와 신경에 영향을 끼친다. 또한 잦은 음주로 기억능력이 감소하고, 감정조절이 어렵게 된다. 아울러 혼술을 즐기는 경우에도 음주습관화, 음주량 증가, 술 마시는 빈도가 증가해 알코올 중독 상태에 빠질 수 있다. 

1인 가구가 겪는 경제상황, 신체건강, 정신건강 취약에 따라 알코올에 의존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알코올 의존증(중독)은 습관적인 알코올 복용으로 뇌신경이 심하게 손상되어 알코올에 대한 탐닉 욕구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병증이다. 알코올 의존성이 높아지면 체중 증가, 우울감 증가, 기억력 감퇴, 폭력적인 행동 등 신체적 정신적 질환과 직결된다.

알코올 의존증은 연령을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9월까지 알코올질환으로 입원한 20·30대 환자는 103명이었지만, 2022년 153명으로 늘었다.

또한 2019년 1월 1일부터 집계된 남성 환자 3652명 가운데 60대 이상 환자가 1315명으로 조사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1인 가구일수록 알코올 의존증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경고한다.

김지명 신한대학교 교수는 "혼자 사는 1인 가구일수록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식습관이 오래 이어질 경우 삶의 질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면서 "혼술이 습관처럼 굳어진 사람은 '알코올 사용장애'로까지 이어지기 쉬워 전문가 도움을 통해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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