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사진=미리캔버스
자료사진./사진=미리캔버스

#. 경기도 안성에 거주하는 강상진(38, 가명) 씨는 한 지역에서 10년 넘게 홀로 생활하고 있다. 지역구 내에 모르는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강 씨지만, 정작 1인 가구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는 "안성에 기업이 많아서 혼자 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 1인 가구라고 지원을 해준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개별적으로 알림 메시지를 준다던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앱 같은 게 있다면 모를까 지금처럼 개인이 일일이 찾아서 신청하는 형태면 앞으로도 이용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지적했다. 

1인 가구 수가 빠르게 늘면서 지원 서비스 역시 증가했지만, 여전히 '깜깜이' 정책이란 비난이 나온다. 1인 가구 지원을 주도하는 지자체의 홍보 의지와 예산 모두 부족해, 정작 수혜층인 1인 가구의 정책 체감도가 낮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 수는 750만2350가구로 전체 가구의 34.5%를 차지했다. 시도별로 보면 대전은 1인 가구 비율이 38.5%, 서울도 38.2%, 강원 37.2%에 달한다. 

이처럼 1인 가구가 늘면서 정부는 1인 가구에 대한 정책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지자체는 조례를 제정해 지원 정책을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건강가정기본법 제15조 제1항 및 제2항 제10호에는 1인 가구의 복지 증진을 위한 대책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나와 있다. 

1인 가구 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곳도 매년 늘고 있다. 다만 지자체별 자율 사항이라 수년전부터 조례를 제정하고 개정해 온 곳이 있는 반면, 올해 처음으로 제정한 곳도 있다. 심지어 지금까지 1인 가구 지원 조례조차 없는 지자체도 존재한다. 

이에 1인 가구 증가는 전국 모든 시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지원 규모 및 다양성은 천차만별이다. 서울시만 놓고 봐도 자치구별 예산 배분에 따라 최대 20배에 달하는 격차가 발생한다. 

1인 가구 지원 정책에 대한 1인 가구의 인지도가 낮은 이유다. 

특히 서울시를 제외하면 대부분 여성가족부의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나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서 직접 관심 있는 정책을 찾아야 한다. 기존 '가족 정책'을 지원한다는 인식이 강해 1인 가구 지원도 이곳에서 이뤄지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 1인 가구 정책을 한곳에 모아놓은 '포털'이나 '애플리케이션'이 거의 없다. 서울시만 서울1인가구 포털 '씽글벙글서울'을 운영 중이다. 그나마 경기도가 연내 1인 가구 전용 포털을 구축할 예정이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1인 가구 포털 사이트 '씽글벙글서울' 메인 화면 모습./사진=씽글벙글서울 화면 캡쳐
서울시가 운영하는 1인 가구 포털 사이트 '씽글벙글서울' 메인 화면 모습./사진=씽글벙글서울 화면 캡쳐

1인 가구 지원 서비스 자체는 다양해졌다. 과거 취미생활 지원 수준의 강연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자조모임 지원, 병원 동행 서비스, 전월세 안심동행, 고독사 예방 돌봄단, 여성 안심 홈세트 지원, 재무설계 교육, 공동부엌, 심리적 돌봄 서비스 등이 시행 중이다. 

체감도가 높고 호평을 받은 정책은 특정 지자체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1인 가구 정책에 대한 인지도는 바닥이다. 

실제로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박지원(34) 씨는 "1인 가구 지원 서비스가 있다는 걸 지금 처음 들었다. 퇴근 후에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한번 가볼 의향이 있다"며 "그런데 그런 건 어디서 봐야 하나요?"라고 물었다. 

또 다른 1인 가구 윤재우(35) 씨 역시 "요즘에는 정부 지원이 많아서 놓치면 손해라는 생각에 가끔 나한테 맞는 정책을 찾기도 한다"며 "그런데 1인 가구 지원도 있는 줄은 몰랐다. 앱이나 포털을 만들어서 접근성을 높여야 서비스 이용이 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자료사진./사진=1코노미뉴스
자료사진./사진=1코노미뉴스

전문가들도 1인 가구 지원 서비스가 늘고 있지만, 산발적인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정책 수요층에 맞춰 알아보기 편한 형태로 지원책을 제작·배포해 참여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민선 숲과나눔 1인 가구 연구원은 "정책의 성공에 중요한 것은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다. 1인 가구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정책은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아 홍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서울시가 한 1인 가구 포털은 의미 있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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