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의 한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시츄견 '톤즈'./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사진 캡쳐
충남 보령의 한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시츄견 '톤즈'./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사진 캡쳐

충남 보령에서 불법 번식장에 갇힌 개들이 구조됐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동료 단체인 코리안독스, KK9 Rescue와 함께 지난 7월 26일 보령의 한 불법 번식장에 대한 제보를 받고 현장을 찾았다.

제보 영상 내용에 따르면 비닐하우스 내부 뜬장에서 평생 새끼만 낳도록 갇힌 개들이 300여 마리가 넘었다. 바닥에는 배설물이 쌓이고 열악한 환경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충남 보령의 한 불법 번식장의 모습. 제보자가 카라 측에 제보한 영상이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캡쳐
충남 보령의 한 불법 번식장의 모습. 제보자가 카라 측에 제보한 영상이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캡쳐

경매장 관련자가 운영하는 이곳에서 태어난 새끼 강아지들은 전국 펫숍으로 팔려나갔다. 카라 측은 이러한 불법 번식장은 물론 경매장의 심각한 불법성을 알리기 위해 현장 상황을 라이브 방송으로 공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동물단체들이 현장을 방문했을 때는 이미 개들이 사라지고 없었다. 전날까지 있었던 개들이 자취를 감췄다. 현장에서 만난 업자는 개들을 키운 적 없다며 부인했다.

카라 활동가들은 포기하지 않고 추적을 통해 인근 또 다른 무허가 번식장을 찾아냈고, 사라진 개들 일부를 발견했다. 업자가 빼돌린 개들을 포함해 총 312마리의 개들에 대한 소유권 포기가 진행됐다.

충남 보령의 한 불법 번식장. 동물권행동 카라 측이 현장을 방문했을 때는 이미 업자가 개들을 빼돌린 후였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충남 보령의 한 불법 번식장. 동물권행동 카라 측이 현장을 방문했을 때는 이미 업자가 개들을 빼돌린 후였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그 과정에서 번식장 주위에서는 동물의 백골이 수십 개가 발견돼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수풀 여기저기에 아무렇게 널린 상태였다. 이를 두고 현장 확인에 나온 보령시 동물보호 담당 공무원은 오히려 동물학대에 정황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활동가들이 백골에 대해 지속적인 부검 의뢰 요청 끝에 마지못해 수습해 갈 뿐이었다.

남은 개들을 숨겼던 번식업자는 당일이 지나도록 다른 남아있는 개들의 행방을 알리지 않았다. 활동가들은 하룻밤을 지새우고 다음 날 오후까지 업자를 설득한 끝에 남은 개들의 위치를 알 수 있었다.

활동가들은 서둘러 분산 구조 방안을 찾고 구조 활동에 나섰다. 3일간의 구조활동 끝에 총 478마리의 개들을 구조해 냈다. 모든 구조견의 소유권 포기와 동시에 아픈 개들, 갓 태어난 새끼들과 수유 중인 모견은 집중 관리와 치료를 시작했다.

구조 활동 중인 카라 활동가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구조 활동 중인 카라 활동가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구조견들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제대로 걷지 못하는 개, 만삭인 개, 피부병이 심한 개 등 성한 개체가 거의 없었다.

카라는 185마리의 보호를 책임지게 됐다. 약 일주일이 지난 8월 2일 구조견들의 건강 검진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탈장이나 안구 치료가 필요한 개들이 많았다. 구조 직후 상태가 심각한 구조견은 이미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다음 날인 3일 2차 검진이 시작됐다. 여기에는 이빨이 없는 노령견, 피부병으로 상처투성이가 된 개 등 구조견들은 각자 고통을 안고 있었다. 아울러 일부 개들의 귀에서는 문신으로 새겨진 번호가 발견되기도 했다. 번식용이라는 표시였다. 문신이 있는 개들은 모두 슬개골 탈구, 심장 잡음이 있는 등 건강에 이상이 발견돼 치료받고 있다.

건강검진을 받고 있는 구조견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인스타그램 사진 캡쳐
건강검진을 받고 있는 구조견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인스타그램 사진 캡쳐

약 한 달이 지난 현재 건강을 회복한 일부 구조견들은 입양 준비를 마치고 새로운 가족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열악하고 끔찍했던 뜬장에서 벗어나 이제는 따뜻한 공간에서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고, 사랑을 받으며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5살로 추정되는 수컷 시츄견 '톤즈'는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었음에도 친화도가 높고 활발하다. 이 밖에도 타동물과친화도가 높고, 배변훈련이 되어있다. 다만, 중성화 수술은 되어있지 않다.

톤즈를 포함하여 많은 구조견이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구조견 입양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에서 입양하기를 참고하면 된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구조견 '톤즈'의 구조 당시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구조견 '톤즈'의 구조 당시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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