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 입양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더욱 신중을 고려해야 하는 부분도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언플래쉬
유기동물 입양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더욱 신중을 고려해야 하는 부분도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언플래쉬

최근 유기견 입양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섣부른 입양으로 인한 파양 역시 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유기견 입양 시 고려할 점을 충분히 숙지한 후 신중한 입양에 나설 것을 권하고 있다. 

◇유기견 매년 10만 마리…청년층에서 유기견 입양 확산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유기동물은 2019년 13만5791마리, 2020년 13만401마리, 2021년 11만 8273마리로 매년 10만 마리 이상이 유기되고 있다.

이에 최근 20~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유기견 입양 문화가 확산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의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를 보면 반려동물 입양 경로로 '친구·지인'이 33.6%로 가장 많았고, '애견센터·반려동물 복합매장'이 23.1%, '동물보호센터·유기동물 직접 구조' 19.9%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유기동물 입양은 가장 낮지만, 20~30대의 청년층에서 유기동물 입양은 2021년 대비 늘었다. 20대는 19.7%에서 23.4%로 3.7%p 증가했고, 30대는 19.0%에서 23.3%로 4.3%p 늘었다.

◇유기견 입양, 고려해야 하는 점은?

유기견을 입양하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하는 점이 많다.

유기견은 유기당한 트라우마로 인해 입양 후 적응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처음 낯선 환경에 놓여 짖거나, 불안해하는 등 다양한 행동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예기치 못한 건강 문제가 발견될 수 있다. 대부분 보호소에 있는 유기견들은 그 수가 너무 많아 각각 앓고 있는 병명을 체크하지 못할 수 있다. 막상 입양을 간 후 뒤늦게 질환이 발견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여기에는 동물병원 비용 등 경제적인 부분도 뒤따른다.

주기적으로 유기견 임시보호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유빈(37·가명)씨는 "안락사 위기에 놓인 유기견을 구조해 약 한달 동안 임시보호하고 입양처를 찾는다"면서 "최근에도 갈색 푸들견을 임시보호 후 어느 청년 여성에게 입양을 보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푸들견은 결국 일주일만에 다시 파양당했다. 입양자 A씨는 '생각보다 개가 너무 짖어서'라는 이유에서다. 다시 이 씨의 곁으로 돌아온 푸들견은 더욱 음츠러들었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씨는 "입양자에게 개가 많이 짖을 수 있다고 그렇게 신신당부를 했는데도 결국은 파양했다. 유기견은 입양할 때 고려해야 하는 점이 많다. 제발 쉽게 생각하고 입양하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지적했다. 

3년째 유기견을 키우고 있는 김가람(45·가명)씨는 "처음 유기견을 입양하고 동물병원에 갔더니 심장사상충이 발견됐다. 치료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며 "평균적으로 월마다 12~15만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여기에 주기적으로 동물병원을 방문하면 두 배 이상 발생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태형 펫닥 부대표는 반려견 입양에 대해 "반려견은 20년이라는 일생을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입양을 결정해야 한다. 보호자의 수발이 없으면 반려견은 먹는 것조차, 산책조차 홀로 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입양 전 진지하게 점검해야 할 마음가짐으로 ▲반려동물을 맞이할 환경적 준비, 마음의 각오 ▲환경이 바뀌더라도 동물을 책임지고 보살피겠다는 결심 ▲가족과의 합의 ▲반려동물을 위한 공부할 각오 ▲아플 때 적절한 치료 ▲경제적 부담을 짊어질 의사와 능력 ▲다른 동물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 등을 소개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유기견은 성격, 건강 상태에 따라 적응 기간이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 이를 인내하고 가족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