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에서도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전세계적으로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에서도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인구 고령화에 맞춰 정부가 내놓은 돌봄 정책 중 하나는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老老)케어(Care)'다.

노노케어는 건강한 노인이 독거노인, 거동불편 노인, 치매 노인 등 취약노인 가정을 방문해 안부 확인, 말벗 및 생활 안전점검 등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익활동이다. 노인일자리 해결과 동시에 노인 돌봄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어 고령화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노노케어는 해외에서 이미 자리잡고 있다.  

◇미국, 국가 노인 협의회·시니어 친구

미국은 노인 관련 복지시스템이 잘되어 있는 국가다. 65세 이상 인구 증가로 근로자의 연령대가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고, 은퇴 시기도 점차 늦춰지면서 미국 노동부는 구직 및 재취업 준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 중 국가 노인 협의회는 미국과 푸에르토리코 전역의 24개 SCSEP(근로자 중심 고용 및 훈련 프로그램)사무소를 관리하고 있다. 이곳은 가정에서 비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노인과 장애인에게 직접 간병인이 되도록 훈련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특히 비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고령 근로자를 모집하고 훈련하기 위해 진료 기관과 직접 협력하거나 간병인 교육 및 파견 기관인 PHI 직업훈련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의 특별 보조금으로 협의회는 300명의 고령 근로자를 의료 직업에 배치하고 훈련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3년간 수행해 오고 있다.

아울러 1973년부터 자원봉사법에 포함된 시니어친구 프로그램은 신체시험에 통과한 60세 이상 노인 봉사자에게 고정된 수입을 제공하고, 이용 노인을 대상으로 돌봄을 제공한다. 이에 이용자는 비싼 요양시설을 이용하지 않아도 집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재가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일본의 '노노개호(老老介護)'

노노개호(老老介護)는 노인이 노인을 돌본다는 의미다. 일본은 주로 늙은 부모를 늙은 자식이 간병하거나, 노인 부부, 형제 등이 서로를 돌보는 가족 중심 간병인 경우가 많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2022년 국민생활 기초 조사' 결과를 보면 노노개호 비율이 63.5%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의 노노개호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꼽히기도 한다. 간병에 지친 이들이 늘어나면서 정신적으로 한계에 다다르는 경우가 많아져서다. 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 살인을 저지르는 사건도 발생하고 있다. 이를 '개호자살', '개호살인'으로 불린다. 노노개호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도 매년 약 10만명에 달한다.

일본은 초고령화 사회에 따라 치매환자 비율도 높을 수 밖에 없다. 노노개호 중 치매에 걸린 노인이 다른 치매 환자를 돌보는 것을 뜻하는 '인인개호(認認介護)'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일본은 2000년부터 개호보험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한국의 장기요양보험과 유사한 제도로써 노인을 위한 전문보험이다. 노인보건제도에서 제공되던 방문간호, 재활, 요양병상 등 의료서비스를 개호보험제도에 도입했다. 또 개호로 직장을 그만두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휴가제도도 포함되어 있다. 

◇한국의 노노케어, "서비스 이용 관련 교육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노노케어 사업을 두고 노인복지 모델로써 충분한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돌봄 대상 노인에게는 정서적 교류로 우울감, 소외감 해소 등 심리·정서적으로 효과가 높다고 파악했다.

하지만 앞으로 노인돌봄 수요에 따라 노노케어 사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운영방안의 모색이 요구된다고도 지적했다.

김가원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상호돌봄의 가치, 노노케어 사업의 성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인구 고령화에 따라 향후 노인돌봄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이는 노노케어 참여자, 수혜자 수요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돌봄 제공자와 이용자 간 협력적인 돌봄관계 수립은 돌봄서비스의 질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지 집을 청소하고 노인을 돌봐주는 것만이 아니라, 욕구에 대한 이해가 중심이 되는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돌봄 이용자에 대한 돌봄 제공자 지지적 역할로서 서비스 선택에 대한 기회의 제공, 적절한 돌봄 정보 제공, 이용자들의 감정 수용 및 긍정적 피드백 제공을 해야한다"며"노노케어 돌봄서비스 역할 제고를 위한 직무교육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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