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과 신용대출 이용률이 높은 1인 가구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1코노미뉴스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이용률이 높은 1인 가구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1코노미뉴스

한국은행이 6연속 기준금리(3.5%) 동결을 결정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심각하고 원/달러 환율 상승과 가계부채 급등 등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상이 요구된다. 하지만 수출·소비 부진 등 경기불안감이 크고, 무엇보다 대출 부실화로 위험성이 커지면서 인상 부담감이 높다. 

전문가들도 18일 한국은행의 동결 결정 이후 당분간 금리 인하는 힘들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주요국의 통화 긴축 기조 장기화, 지정학적리스크 증대 등으로 물가 및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고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 또한 애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가계부채의 증가 흐름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결정에 금리 인하 기대감을 품고 있는 1인 가구 세입자의 속은 타들어만 간다. 

기준금리는 동결했지만,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코픽스는 상승 전환해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4.53~7.116%로 올라섰다. 신용대출 금리도 4.59~6.59% 수준이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4.04~6.805%다. 

상단 기준으로 주담대는 7%, 신용대출은 6% 중반, 전세대출은 6% 후반을 기록했다. 

기준금리만 동결했지, 은행권이 금융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이용률이 높은 1인 가구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전세 가구의 이자 비용은 월평균 21만4319원으로 금리가 치솟기 전인 2021년 동기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소득 대비 이자 비중도 전세가구는 4.6%에 달한다. 

전세 가구의 45%가 39세 이하 청년층인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부담이 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여기에 전세로 이동이 부담되는 상황에 월세가격까지 빠르게 올라 1인 가구 세입자는 진퇴양난에 처했다. 

20대 1인 가구 전 모(29) 씨는 "취업하고 한 2~3년 월급을 모아서 전세로 넘어갈 계획이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대학가 원룸으로 돌아와 있다"며 "월세 살면 돈을 모을 수가 없으니, 대출을 받아서라도 전세로 가라고 한다. 그런데 전세 이자가 치솟아서 월세가 더 저렴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월세를 계속 사자니 매달 생활비가 쪼들린다. 미래를 생각하면 답답한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40대 1인 가구 박 모(40) 씨는 "연중 기준금리 동결 소식이 들리는데 전세 이자는 계속 오르고 있다. 고정금리로 갈아타기는 했는데, 여전히 부담되는 건 마찬가지다. 전세 이자에 관리비까지 내면 월세처럼 나온다"며 "이제 청년도 아니고 그저 전셋값이나 집값이 떨어지기만 바라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금일 한국은행은 대내외 여건 악화에 따른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저를 제외한 금융통화위원 6명 중 5명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며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졌고 물가 목표 수렴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커져 지난 8월 회의 때보다 긴축강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금통위원 5명 중 1명은 가계부채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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