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살률이 심각한 가운데, 구성자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본부장은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주변의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사진=1코노미뉴스
국내 자살률이 심각한 가운데, 구성자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본부장은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주변의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사진=1코노미뉴스

한국의 자살률이 심각하다. 2020년 기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24.1%를 기록하는 등 압도적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이 겪는 사회적고립, 외로움, 우울증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5개년(2016~2020) 전국 자살사망 분석결과보고서'에 따르면 5년간 가구형태별 자살사망 비율을 보면 1인 가구는 2016년 29.9%에서 매년 증가해 2020년 34.7%로 집계됐다.

이처럼 자살 예방 정책 시행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1코노미뉴스]는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서 정책지원본부를 담당하고 있는 구성자 본부장을 직접 만나 현 자살예방 정책시행 등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생명존중재단의 설립배경과 역할을 설명하자면?

-한국생명존중재단은 자살예방 사업 정책을 효율적 시행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종전 위탁으로 운영되어 오던 중앙자살예방센터(2012년)와 심리부검센터(2014년)를 통합하여 2021년 4월에 생명존중희망재단으로 출범한 자살예방 중추기관이다. 재단은 자살 예방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들을 맡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자살 예방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홍보, 자살고위험군(자살시도자, 유족) 관리사업, 근거기반 자살예방정책 자료 구축, 중앙 및 지역사회 자살예방 정책지원 등 사업을 수행 중이다.

자살 시도자나 자살 유족들은 자살 위험성이 높다. 이들은 고위험군으로 분류가 되는데, 그들에 대한 관리, 지원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이들은 자살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유족들이 어떻게 해야되는지 과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가정에서 돌아가시는 경우에는 임시 주거 서비스, 청소, 법률, 행정 처리 등 '원스톱 서비스' 제공을 지원하고 있다. 또, 학교나 직장 같은 조직 구성원의 자살로 인한 충격 때문에 혼란스러운 상태에 대한 직접적인 교육과 상담지원을 통해 그들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지역에서 자살 예방 사업에 대한 근거 기반 정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통계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자살예방은 정부 주도로만 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재단에서는 민간과 협력하여 자살 예방 사업을 진행 중이다.

▶ 국내 자살률이 여전히 심각하다. 자살 예방을 위해 재단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재단에서 자살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분은?

-재단에서 하고 있는 모든 업무들이 사실 자살 예방을 위해서 다 중요하지만, 또 다른 중요점은 '어떤 상황에서도 생명은 소중한 것이고, 또 어떤 위기에 처했더라도 자살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라는 인식을 심어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와관련 올해 자살예방법에 대한 교육이 지난 7월에 의무화로 개정이 됐고, 공포가 되어 1년 뒤인 내년 7월에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재단은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다음에 강사 양성, 시스템 구축 등에 대한 업무들을 올해 하반기에 시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최근 들어 온라인상에서 자살 유발 정보들이 많이 유통되고 있다. 이럴 경우에는 모방 자살의 위험이 매우 높고, 학문적으로도 위험률이 높다는 것이 입증이 되어있다. 현재 '지켜줌인'이라는 자원봉사자들을 활용해 온라인상에 자살 유발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에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삭제 요청을 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다만 자원봉사자들로 하는 부분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24시간 모니터링을 실시하면서 긴급 구조, 신고를 통한 차단하는 역할까지 할 수 있도록 자살 유발 정보 모니터링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구성자 본부장은 현재 자살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경재적인 사회, 개인주의 성향, 1인 가구 증가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사진=1코노미뉴스
구성자 본부장은 현재 자살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경재적인 사회, 개인주의 성향, 1인 가구 증가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사진=1코노미뉴스

▶국내 자살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개인의 문제도 있겠지만, 사회적인 문제들이 많다. 요즘 세대 같은 경우에는 경쟁적인 사회, 개인주의 성향, 1인 가구의 증가 요인이 크다. 자살 위험성은 주변에서 지지하고 격려를 해주는 사람들이 있을 때 위험성이 크게 감소될 수 있다. 하지만 1인 가구의 경우 그런 지지 체계가 없어 문제가 된다. 또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심각성이 더해졌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1인 가구의 자살률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정부에서는 '정신건강혁신 방안'을 발표 등 자살 예방을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인데, 핵심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이와 관련하여 앞서 말했던 정부의 제5차 자살 예방 기본 계획을 찾아본 결과 경제적인 위기로 인해 자살률이 높다는 점이 큰 요인 중 하나다. 이에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처럼 경제적인 지원을 하는 기관이나 가족센터의 1인 가구를 지원할 수 있는 기관, 또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기관, 고독사 고위험군 등 관련 기관과 자살예방센터 간 연계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기관들간 연계를 통해 대상자를 지원할 때 자살 고위험군인지 판단하고 고위험군이라면 자살 예방센터로 연계강화로 위험군 발굴과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자살 예방 센터에서도 다른 루트를 통해서 유입된 대상자들 중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기관과 상호 연계하는 내용이 기본계획에 들어있다. 현재 복지부차원에서 고독사 예방 및 관리 시범사업(2022년 9개 시도)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말씀하신 것처럼 정신건강복지센터, 자살예방센터 등 기관이 세분화되어 있다. 해당 기관들의 역할 차이점이 있는지?

-역할의 차이라기보다는 현재 전달 체계상에서 보면 자살예방을 시행 중인 것과 관련하여 예방센터에서만 시행 중일 것 같지만, 사실은 정신건강복지센터에 그 인프라가 전국적으로 꾸려진 상태다. 그게 255개 정도다. 그런데 독립형의 자살 예방센터 또는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도 별도의 부서형으로 구성된 자살 예방 업무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54개밖에 되질 않는다. 나머지는 정신건강 업무를 하고 있는 정신건강복지센터 안에 자살 예방 전담팀 또는 팀 없이 전담 인력 정도로만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부분이 애로사항이다. 뭐든 정책이든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조직, 예산, 인력 세가지가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전체적인 우리 자살률이 높은 것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조직적인 측면에서는 독립적인 자살 예방센터가 아직 20%도 안 된다. 결국은 정신건강복지센터 안에 있는 형태가 된다.

그래서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자살예방센터의 기능이 왜 다르냐고 했을 때 역할 면에서 차이가 있는 것은 광역 자살 예방 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기초 정신건강 자살 예방 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따라 조금씩 역할이 다르다. 기초는 말 그대로 대상자들하고 접점에 있는 기관이어서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보면 된다. 광역의 경우는 기초가 해당 업무들을 잘 시행할 수 있도록 지역에서의 자살 현황에 대한 분석이나 각종 콘텐츠 제작으로 기초센터에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에 재단에서는 자살 시도자나 유족들에게 사례관리를 위한 상담, 관련 기관과의 연계, 교육,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심리부검이나 사후 대응 이런 부분은 과거 재단에서만 시행했었는데, 광역 주도형으로 활성화하기 위해 계획하고 추진 중이다.

▶재단에서 자살예방 캠페인의 중점을 두고 있는 사항이 있다면?

-과거에는 자살이 개인의 문제처럼 치부했지만, 자살의 동기를 살펴보면 정신적인 어려움부터 경제적 어려움, 관계적인 어려움 등 다양한 요인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문제라는 인식을 가지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살은 주변에서 관심을 가지고 조금 더 살펴보고 또 전문기관이나 전문가에게 연결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이러한 메시지를 주기 위해 재단에서는 자살 예방 관련 캠페인을 시행중에 있다.

이러한 메시지를 담고자 2015년도에 '괜찮니'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지난해의 경우에는 자살을 하는 것도,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을 바꾸는 것도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사람을 더하면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사람을 더하세요'라는 핵심 슬로건을 개발하고 홍보한 바 있다. 올해의 경우에는 우리나라 자살의 심각성을 알리고 또 전문기관을 연계하면 자살 사망자 수를 낮출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아 '13,352+1393=0'을 진행했다. 숫자의 의미를 보면 13,352는 메시지를 만들 당시 최신 자살 통계가 2021년도 자살 사망자 수였고, 그 사람들에게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을 더하면 자살 사망자 수를 0으로 낮출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아 홍보했다. 또한 1393 자살 예방 전화는 내년부터 좀 더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109로 바꿔 운영할 예정이다.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주변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1인 가구의 경우에는 혼자 생활하는 부분이 많아 이러한 관심을 받기가 힘들 것 같다. 결국, 스스로가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 클텐데 이 부분에 대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결국 전문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본인이 판단했을 때도 자살 사고가 높고 했을 때 전문가나 전문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 자살 생각을 할 때는 우울감이나 우울증의 상태에 놓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집에만 있으려고 하는 부분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바깥으로 나오려는 노력을 해야하고, 또 본인이 우울감이나 자살 사고가 앞서 말한 것처럼 다양한 원인으로 오는 것들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기관에 방문하여 도움을 얻어야 한다. 또 주변에게 본인의 어려움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의견을 묻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자살은 주변에서 작은 관심만으로도 살펴봤으면 좋겠고, 자살 위험 시험 등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되어 있다. 스스로가 위험하다고 판단이 된다면 전문기관과 연계를 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력 같은 경우에는 지역의 자발 예방센터나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인력들이 평균으로 했을 때 기관당 2명 정도밖에 안 된다. 이러한 인력은 자살 예방 업무를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예산 같은 경우에도 복지부에서 올해 예산이 대략 488억원 정도 규모로 구성됐다.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있고, 질병이 아닌 원인으로 사망하는 사람들로 나뉘는데 후자의 경우 1번이 자살이 해당한다. 교통사고 사망자 같은 경우와 비교해 보면 연간 3000명 정도 채 안 돼서 자살 사망자 수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세부내용을 더 봐야 알 수 있겠지만, 교통안전공단의 한해 예산은 4500억원이 가능하다. 현재 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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