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본사 전경(좌)과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 = 각 사
OCI 본사 전경(좌)과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 = 각 사

임종윤 한미약품 미래전략 사장이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동맹에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경영권 내홍이 예고되면서 한미약품 주가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흔들림 없이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분위기 정리에 나섰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금일 1주당 33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전일 대비 4.25%(1만5000원) 내려앉은 상태다.

같은날 OCI홀딩스도 전일 대비 4.04%(4400원) 감소한 10만4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OCI가 태양광 폴리실리콘으로 번 돈을 한미약품 신약개발에 쓰게 되는 구조 때문이라는 게 증권가 해석이다.

사건의 시작은 한미약품그룹이 소재·에너지 전문 OCI그룹과 통합을 결의했지만,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반발하면서부터다.

이번 통합 결정은 임 사장의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겸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와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주도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임 사장이 이견을 제기한 것이다.

임 사장은 지난 13일 개인회사인 코리그룹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에 대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가처분신청을 비롯한 법적 대응까지도 고려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송영숙 회장이 11.66%, 장남 임종윤 사장이 9.91%, 장녀 임주현 실장이 10.20%,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10.56% 보유하고 있다.

임 사장이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다면 차남 임종훈 사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신 회장은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개인 주주 중 최대 지분(11.52%)을 보유했다. 임 사장이 이 두 사람과 연대하면 31.99%에 달한다.

통합이 완료되면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이 10.4% 지분으로 OCI홀딩스 최대 주주가 된다.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3%를 차지해 최대 주주가 된다.

한미약품그룹은 "통합 무산 가능성은 없으며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14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이라며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아울러 금일(15일) 그룹 통합 이슈에 대한 명확한 설명자료를 사내망에 게시하며 임직원 동요 잠재우기에 나섰다.

설명자료에는 "한미사이언스 이하 모든 관계사는 통합 이후에도 현재와 동일하게 송명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의 리더십을 토대로 변함없이 운영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통합에 따른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할 계획이 없다"며 "임직원 처우와 복지 등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면밀히 살피고 있다. 다만, 급격한 처우 변화는 회사에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방향에서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는 사실과 의견이 뒤섞여 불필요한 시장의 오해가 발생하는 경향이 있어 이번 팩트체크 게시글을 올리게 됐다"며 "한국 산업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통합과 상생의 모델을 제시한 이번 통합 결정이 조속히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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