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로움·고독사 예방 사업 중 AI 반려로봇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실제로 외로움 감소에 효과가 나타났다. 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최근 외로움·고독사 예방 사업 중 AI 반려로봇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실제로 외로움 감소에 효과가 나타났다. 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같이 있는 것 같고 의지할 수 있어서 든든합니다." -반려로봇 이용자 A씨

혼자 생활하는 생활이 길어질수록 불규칙한 식습관 등 신체건강은 물론 외로움을 호소해 정신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다. 이는 곧 고독사와 직결되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를 초래하고 있어 대응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 가운데 과학기술발전에 따라 고독사 예방으로 정보통신기술(ICT)을 도입하고 있다. 그중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반려로봇'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2년 고독사 예방 실태조사 연구'에 따르면 최근 5년(2017년~2021년)간 고독사 사망자 수를 보면 2017년 2412명에서 2021년 3378명으로 급증했다. 연평균 증가율을 보면 8.8%의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19세 이상 성인 1인 가구 9471명(남 4742명, 여 472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무려 78.8%가 고독사 위험군에 속했다. 이는 10명 중 8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세부적으로는 저위험군이 56.4%, 중위험군 19.8%, 고위험군이 2.6% 순으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남성이 60.9%, 여성은 39.1%로 남성의 비중이 더 높았다. 연령별로는 50대가 중증 위험군 비율이 35.4%를 차지했고 60대가 31.2%, 70대 이상이 18.8% 순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5개 지표(실패·상실감 누적, 고립적 일상, 사회적 고립, 이동성 높은 생애, 돌봄과 지원 중단)로 고립 점수를 매겼다. 예로 이별이나 자녀 사망, 실직 등 경험이 많거나 식사·외출 횟수 등이 적을수록 위험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그 결과 4~5명 중 1명이 고독사 중·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에 보고서는 고독사 예방을 위한 정책 과제 중 하나로 고독사 위험 대상자를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위험 대상자를 발굴하더라도 예방을 위해서는 현장 실무자들의 인력 부족 문제 등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이에 주목받는 것이 반려로봇이다. 최근 지자체에서는 중장년·노인 1인 가구를 대상으로 반려로봇 보급이 확산하고 있다. 비대면 상황에서도 대상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AI가 자동으로 말동무가 되어 외로움 감소 효과를 보여서다.

AI 반려로봇을 이용하는 노인 1인 가구의 모습./사진=단양군
AI 반려로봇을 이용하는 노인 1인 가구의 모습./사진=단양군

실제로 충북 단양군은 AI 반려로봇이 어르신의 우울증을 완화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했다.

군에 따르면 '2023년 충북 사회적약자 대상 돌봄 AI 반려로봇 실증 및 보급 공모사업'에 선정돼 지난해 10월부터 관내 독거 어르신 110가구에 반려로봇을 설치했다.

기기 보급 전 한국형노인우울척도(K-GDS) 검사 시에는 우울증 지수 비율이 평균 7.3점을 기록했으나 반려로봇 보급 이후 2차 검사에서는 평균 3.9점으로 크게 낮아졌다.

검사에서 0-4점은 정상, 5-9점은 경우울증, 10-15점은 중증우울로 대상자들의 우울 정도가 3.4점 낮아져 정상범위로 호전됐다. 이 외에도 반려로봇은 응급 안전 기능이 탑재돼 대상자가 '살려줘', '구해줘' 등 구조신호를 보내면 24시간 관제시스템으로 자동 연결된다. 관제센터는 AI 반려봇을 CCTV로 전환해 어르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 후 119에 신고할 수 있다.

경남도 또한 올해 고립도가 높은 중장년 1인 가구 등을 대상으로 반려로봇 210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경남도 내 15개 시·군에서 올해 지자체 위기 가구 발굴대상자, 시·군 정신보건센터, 지역사회 연계 우울증 고위험군 등을 대상자로 선정해 지역별 중장년에게 반려로봇 설치 지원에 나선다.

반려로봇의 주요 기능은 ▲카메라로 위험징후 모니터링 ▲24시간 관제센터 응급호출 ▲말벗 기능 ▲복약 알람 ▲영상통화 및 노래 재생 등 비대면 돌봄 기능 강화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반려로봇의 효과는 미국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반려로봇이 사람들의 외로움과 정신건강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파악했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미국의 1인 가구 비율은 역대 최고인 29%를 기록했다. 미국 1인 가구 비율은 1940년대 8%에서 1970년대 10%, 1980년대 20%로 상승했다. 이러한 사회적 동향은 개인의 삶을 향상 시키고 외로움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미국 내 노인 1인 가구 증가는 사회적 변화의 중요한 지표로 꼽힌다. 65세 이상 혼자 사는 인구는 147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노인 인구의 약 28%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인구 통계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반려로봇 도입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통계를 바탕으로 뉴욕주 고령화청은 800대 이상의 엘리큐(ElliQ) 로봇을 노인 1인 가구에 배포했다. 엘리큐는 사용자와의 대화, 약 복용 알림 및 가족과의 전화 연결 등을 통해 일상적인 지원을 제공하여 노인 1인 가구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코넬, 듀크대학,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의 연구진은 AI 반려로봇이 외로움을 완하하는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반려로봇은 외로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더 자연스러운 대화와 사회적 연결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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