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리테일 익명 채팅방 1천여명 참여, 특럭시위 등 단체행동 조짐

CU 편의점 전경./ 사진 = BGF리테일
CU 편의점 전경./ 사진 = BGF리테일

민승배 BGF리테일 대표가 키를 잡은 CU가 지난해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직원 성과급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분노한 일부 직원들이 사측에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는 트럭 시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민 대표는 2023년 실적 발표에 앞서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실적이 전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며 성과급 규모를 감소했다고 안내했다. 지난해 BGF리테일 직원들의 성과급은 전년 대비 30% 가량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BGF리테일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8조1948억원, 영업이익 2532억원, 당기순이익 195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7.6%, 0.3%, 1.2% 증가한 수치다.

이에 분노한 BGF리테일 직원들은 지난달 19일 '조직문화개선방'이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비공개 익명 채팅방을 만들었다. 해당 대화방에는 현재 1186명이 참가하고 있다.

이들은 익명 모금으로 트럭과 스피커를 이용해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시위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배당금 규모를 유지한 것도 직원들의 불만을 샀다. BGF리테일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주당 4100원을 현금 배당하기로 의결했다. 1주당 배당액은 ▲2021년 2400원 ▲2022년 3000원 ▲2023년 4100원으로 올랐다.

이렇게 되면 BGF리테일 지분 53.39%를 보유한 지주사 BGF와 홍석조 BGF 회장 등 특수관계인들은 213억원 가량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

게다가 지주사인 BGF는 올해 1주당 배당금을 지난해보다 10원(9.1%) 올린 120원으로 결정했다. BGF 지분 69.62%를 보유한 홍 회장 등 특수관계인은 총 80억원을 배당받을 전망이다.

오너일가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BGF리테일 관계자는 "성과급은 경영계획에 따른 목표 달성률을 기반으로 지급하는데 올해 성과급의 경우 경영목표 미달 등으로 전년 대비 소폭 낮아졌다"며 "성과급 관련 기준이 개개인별로 달라 통계를 낼 수 없지만 업계 최고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당금 관련해서는 "BGF리테일은 배당금이 동일하고 지주사는 10원의 변동이 있지만 배당성향 자체는 낮아졌다"고 했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BGF리테일 직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BGF리테일 직원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요즘에도 이런 양아치 회사가 있네요"란 제목으로 "BGF리테일 노조 설립을 응원한다"는 글이 올리기도 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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