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에 반대하며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병원 현장을 떠나고 있다. 이에따른 '의료대란'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건강관리에 취약한 1인 가구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 모습./사진=1코노미뉴스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에 반대하며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병원 현장을 떠나고 있다. 이에따른 '의료대란'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건강관리에 취약한 1인 가구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 모습./사진=1코노미뉴스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에 반대하며 필수의료의 핵심인 전공의들이 병원 현장을 떠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대란'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건강관리에 취약한 1인 가구의 불안도 가중되는 모양새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명 국내 '빅5' 병원인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등 병원 전공의들이 이날 오전 6시부로 병원 떠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은 전날부터 전공의 612명 가운데 600여명이 사직서를 이미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외에도 분당서울대병원 110여명과 아주대병원 130여명 등 지방 주요 상급 종합병원 전문의 3000여명도 집단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가 잇따라 현장을 이탈하면서 병원들은 의료 공백을 대비하며 스케줄 조정에 나서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16일 전공의 이탈을 대비해 진료과별 수술 스케줄 조정을 논의해 달라고 공지했다. 또 삼성서울병원 하루 200~220건의 수술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19일 20건의 수술이 연기되기도 했다. 이날은 약 70건의 수술이 지연될 예정이다.

대부분의 병원은 가용할 수 있는 인력을 동원해 응급환자, 위중한 수술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또 혼란이 가중되지 않도록 수술과 입원을 어떻게 조정할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전날 전국 221개 전체 수련병원의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했지만,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따라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의 몫이 됐다. 특히 건강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1인 가구의 우려스러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소속 한 보건위원회 전문위원은 "의료 공백으로 인해 정기적인 건강 검진이나 의료 상담을 받기가 어려워 질 경우 만성질환 관리나 예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고령 1인 가구의 경우는 이를 대비한 방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노인 1인 가구 권교학(70·가명)씨는 당뇨로 10년째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꾸준히 진료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소식을 듣고 권 씨는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권 씨는 "2020년에도 의료파업으로 고생한 적이 있다"며 "6개월마다 병원에 방문해 약을 받아야 하는데, 그게 다음 달이다. 병원에서는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만 해서 걱정이 앞선다"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1인 가구 박도원(58·가명)씨 역시 2년 전 대학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고 꾸준히 진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전공의 이탈 소식에 박 씨는 "한 번 병원 가는 것도 동행자와 함께 갈만큼 어려운데, 애초에 병원에서 진료를 거부해버리면 진료받던 환자들만 피해 보는 꼴이지 않느냐"라고 토로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0일 의사 집단행동 관련 상황과 '피해신고·지원센터' 피해신고 현황 및 비상진료대책 이행상황을 점검했다. 동시에 전공의 집단행동 현실화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날 0시 기준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34건이 접수되어 상담을 실시했다. 이중 수술 취소 25건, 진료 예약 취소 4건, 진료 거절 3건, 입원 지연 2건 등이다. 복지부는 환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필요한 경우 법률지원도 실시할 예정이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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