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 맞은 소비자 급증…불만 폭주 전년 대비 5배 ↑

23일 알리익스프레스 앱(APP)에는 불법 및 부적절한 상품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 사진 = 알리익스프레스 앱 캡쳐
23일 알리익스프레스 앱(APP)에는 불법 및 부적절한 상품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 사진 = 알리익스프레스 앱 캡쳐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익스프레스의 무분별한 영업 행위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고객센터도 늘리고 한국 인력도 채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소비자 피해가 겉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알리익스프레스의 부실한 모니터링 시스템이 문제로 꼽혀왔는데도 불법 및 부적절한 상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어 한국 소비자를 기만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와 앱 등을 살펴본 결과 '욱일' 또는 '떠오르는 태양' 등으로 검색하면 여전히 욱일 문양의 상품이 표출되며 '한복'을 검색하면 한국 전통 한복과 중국의 '한푸'가 동시에 노출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일자 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가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체 검열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달라진 게 없는 모습이다.

의료기사법에 따라 전자상거래 또는 통신 판매가 금지된 '도수 안경'도 여전히 팔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 이커머스 시장 침투를 본격화한 알리익스프레스는 불법 광고에 이어 불법 상품을 판매하는가 하면, 엉뚱한 제품을 배달하거나 환불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어 시장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1372소비자상담센터 및 한국소비자연맹에 접수된 알리익스프레스 소비자불만 접수 사항 표./ 사진 = 한국소비자연맹

지난해 한국소비자연맹에 접수된 알리 관련 소비자 불만 건수는 465건으로 전년(93건) 대비 5배로 증가했다. 특히 오배송과 상품 누락을 포함한 계약불이행이 226건(49%)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이어 계약해지 이후 환불 거부 등이 143건(31%), 가품이나 제품 불량·파손과 같은 품질 불만이 82건(18%)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물건을 구매한 40대 박모 씨는 "저렴하게 충전기를 구매했다가 화재가 날 뻔했다. 콘센트에서 불꽃이 튀는 걸 보고 서둘러서 충전기를 뽑았기에 다행이었다. 만약 그대로 외출했으면 어떻게 됐을지 누가 아냐. 화가 나서 항의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없었고, 몇천원 환불만 받았다. 다시는 알리에서 구매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구매자 전모 씨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이달에 설 연휴 할인을 크게 한다고 해서 10개정도 물건을 대량 구매했다. 10일쯤 기다려 받은 제품은 처참했다. 배송봉지는 뜯겨져 있었고, 10개 중에 도착한 물건은 8개뿐이었다. 심지어 그마저도 받침대가 없거나, 파손된 상태였다"며 "천원 단위 제품은 앱을 통해 쉽게 환불이 됐지만, 만원 단위 제품은 판매자가 거절해 추가로 증거를 제출하라고 했다. 근데 받지도 못한 제품에 대해 무슨 사진을 제출하냐. 한국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문제는 해외 이커머스 사업자의 불법 영업 행위를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이커머스와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에서도 중국 이커머스 업체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커지는 만큼 알리익스프레스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상품들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며 적절지 못한 상품 적발 시 즉지 조치를 취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키워드 검색, 우회 검색어 등 자사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문제 상품들을 더욱 철저히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시장과 업계를 존중한다"며 "본격적으로 현지화를 해나가는 단계에서 개선해야 할 점들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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