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의 상품을 구매하고 39만원 쿠폰을 받으라는 문구를 보고 상품을 구매했더니 일정 금액 이상을 소비해야 쿠폰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이었다. 테무 앱 화면 캡쳐/ 사진 = 조가영 기자
2개의 상품을 구매하고 39만원 쿠폰을 받으라는 문구를 보고 상품을 구매했더니 일정 금액 이상을 소비해야 쿠폰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이었다. 테무 앱 화면 캡쳐/ 사진 = 조가영 기자

중국 직구 쇼핑 앱 테무(Temu)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신규 회원에게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크레딧과 무료 사은품을 제공하는 일명 '테무깡'으로 소비자를 기만한다는 것이다. 

5일 기자도 테무 앱에 들어가봤다. 회원을 가입하고 앱에 접속핮, '앱 신규 고객 전용' 혜택이라며 최대 26만원의 쿠폰을 주는 룰렛 돌리기 광고가 떠 클릭했다. 2만원, 5만원, 10만원, 26만원의 쿠폰 중 26만원짜리 쿠폰에서 돌림판이 멈추면서 쉽게 '잭팟'이 터졌다.

하지만 광고의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상품을 구매해 일정 금액 이상을 소비해야 했다. 예를 들어 32만5000원 이상 구매하면 26만원의 쿠폰 중 10만4000원을 사용할 수 있다. 16만9000원 이상을 쓰면 5만2000원을, 13만원 이상을 쓰면 3만9000원을, 7만8000원 이상을 쓰면 2만6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렇게 받을 수 있는 할인금액을 모두 합치면 총 26만원이 된다.

카카오톡으로 한 번 공유하니 문구대로 2만9000원이 깎였다. 하지만 마지막 단계에서는 다른 사용자가 초대를 수락해만 금액이 계속해서 깎인다. 테무 앱 화면 캡쳐./ 사진 = 조가영 기자
카카오톡으로 한 번 공유하니 문구대로 2만9000원이 깎였다. 하지만 마지막 단계에서는 다른 사용자가 초대를 수락해만 금액이 계속해서 깎인다. 테무 앱 화면 캡쳐./ 사진 = 조가영 기자

친구 초대 시 무료 사은품을 주는 이벤트에도 도전했다. 반신반의하며 원하는 사은품 5개를 신중하게 골랐다. 고른 사은품의 총 가격은 20만8556원. 카카오톡으로 초대 링크를 공유하고 다른 사용자가 초대를 수락하면 이 금액이 점점 깎여 0원이 되는 방식이다. 카카오톡 방 5곳에 링크를 공유하자 순식간에 20만원이 100원까지 줄어들었다.

마지막 단계를 남겨두고 '친구가 초대 수락했을 경우 최대 100원 절약'이라는 문구가 떴다. 100원을 깎으려면 친구에게 테무 앱을 깔도록 초청해야 한다. 1명을 초대하면 다 채워지겠구나 싶었다. 아니었다. 1명이 초대를 수락하자 남은 금액이 십원 단위(100원→50원)로 줄었다.

더 많은 초대 수락을 받기 위해 '테무 추천 전용방'이라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활용해봤다. 오픈채팅방에서 2시간 가량 활동했지만 실제 초대 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280명 정도 모인 방에서 '무료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초대를 수락해달라는 알림'만 줄줄이 이어졌다. 심지어 휴대폰을 여러 대 가지고 있다며 신규 앱 가입자를 1만원에 판매하려는 사용자도 볼 수 있었다.

280여명이 속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서로 초대를 수락해 테무 앱 코인을 얻기 위한 행위가 이뤄진다./ 사진 = 조가영 기자
280여명이 속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서로 초대를 수락해 테무 앱 코인을 얻기 위한 행위가 이뤄진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십원 단위 이후에는 일원 단위로 줄어든다. 블로그 등 SNS 후기를 살펴보니 이 과정에서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게다가 24시간 내 초대라는 조건이 달려 있어 성공률도 높지 않다. 여기에 제품 가격에 따라 초대 인원도 달라진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초대는 끝이 보이지 않았고 기자도 여기서 포기했다.

이번엔 테무 앱에서 직접 물건을 구매해봤다. '2개의 상품을 구매하면 39만원 쿠폰을 준다'는 문구를 보고 쇼핑에 나서보니, '일정 금액 이상' 소비해야만 쿠폰 사용이 가능했다. 사실상 소비자 현혹에 가까운 상술이다. 

이러한 테무의 운영 방식에 소비자들은 '다단계 사기가 아니냐', '사행성을 조작한다', '공짜인 척 하더니 소비자를 우롱한다'는 등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테무에 속은 사례가 빈번하게 올라온다.

크레딧과 사은품을 획득하는 과정이 사행성 게임을 연상시키는 룰렛 방식으로 이뤄지는 데다 다른 사용자를 신규 회원으로 가입시키도록 유도하고서는 혜택 받기는 까다롭게 해 소비자가 포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짝퉁과 저품질, 배송 지연과 오배송, 상품 누락 등 온갖 문제도 넘친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제기된다. 테무 앱을 이용할 때 개인정보가 중국 현지 판매자에게 넘어가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다.

국내법을 무시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최근까지 테무는 '광고' 임을 표기하지 않고 광고성 문자나 이메일, 앱 푸시 등을 상습적으로 보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0조' 위반이다.

문제는 이러한 중국계 온라인쇼핑몰이 국내법을 어겨도 제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은 "해외사업자의 경우 국내법을 위반해도 이를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소비자 피해예방이나 피해처리를 위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근거를 신속하게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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