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에 있는 진양제약 본사 전경./ 사진 = 진양제약 홈페이지
서울 서초구에 있는 진양제약 본사 전경./ 사진 = 진양제약 홈페이지

최윤환 회장의 경영복귀 후 진양제약에서 과감한 오너일가 연봉 인상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환경이 악화한 상황에서도 최 회장과 아들인 최재준 사장 보수가 급등하면서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다.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 배불리기에만 급급하고 주가 부양 의지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일 진양제약은 오후 2시 40분 기준 1주당 5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과 비교하면 1.36% 상승한 수치지만, 지난 6일 52주 신저가(5700원)를 찍은 후 줄곳 6000원의 벽을 넘지 못한 셈이다.

제약바이오업계가 세대교체를 통한 경영권 굳히기에 나선 가운데 진양제약은 반대로 창업주가 복귀해 이목을 끌었다. 오너 2세 최재준 사장이 단독대표로 회사를 이끈 지 12년 만에 부친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며 강력한 리더십을 펼치려는 모습이다.

문제는 최 회장의 복직 이후 경영진 연봉이 대폭 늘어났다는 점이다. 반대로 지난해 회사의 이익은 급격히 악화돼 책임경영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최 회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8억9200만원을, 최 사장은 7억700만원을 받았다. 최 회장의 보수는 전년(5억8500만원) 대비 52.47% 오른 수준이다. 같은 해 최 사장의 보수가 5억원 미만이었음을 감안하면 최소 41.4% 이상 늘어났다.

배당수익을 더하면 오너 일가의 주머니는 더욱 두둑해진다. 진양제약은 지난해 12월 '현금·현물배당결정' 공시를 통해 배당금 총액으로 약 16억원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보통주 1주 기준 150원이 배당된다.

진양제약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최대주주 외 특수관계인 6인이 29.97%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최 사장이 24.47%를, 부친인 최 회장이 0.49%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특수관계인 한수자(2.00%), 이혜림(0.75%), 최중호(1.04%), 최연서(0.61%), 최민서(0.61%) 등이다.

즉 최 사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6명이 현금 배당금으로만 5억4000만원을 받게 된다.

그런데 진양제약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8.43% 줄어든 90억8500만원에 그쳤다. 여기에는 지급수수료가 확대된 데 따라 판관비가 크게 늘어난 부분이 영향을 미쳤다. 이 회사의 지난해 지급수수료는 243억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7.24% 급증했다. 이에 따라 판관비 규모도 483억7400만원으로 40.16% 늘었다.

판관비 항목 중에서 이목을 끄는 부분은 또 있다. 회수가 어렵다고 판된되는 매출채권을 손실로 처리한 금액인 대손상각비는 2022년 5000만원에서 지난해 14억6900만원까지 늘어났다.

뚜렷한 반등의 흐름이 포착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진양제약의 자사주 매입 정책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나온다. 십수 년간 '주주가치 제고' 명목으로 자사주 매입을 꾸준히 이어왔으나, 단 한 번도 자사주 소각 등 후속 작업을 하지 않아서다.

진양제약은 2006년부터 자사주 매입 행보를 보여왔는데, 2006년 말 10만2384주였던 자사주는 지난해 말 122만4391로 약 12배 정도 늘어났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1201만6877주) 대비 10.18%에 달하는 규모다.

최근 정부가 자사주 소각을 늘린 기업에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음에도 진양제약은 소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진양제약 관계자는 "예전과 영업 형태가 달라지다 보니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마케팅을 늘린 것이 지급수수료에 영향을 주어 영업이익이 매출 대비 떨어진 것"이라며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하반기, (경영진)보수 관련 근로계약은 상반기이다 보니 시기상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부 동향(밸류업 프로그램)은 알고 있으나 아직까지 자사주 소각 관련 별다른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한 소액주주는 "몇십년째 자사주 신탁 말고 직접 매입하고 소각 좀 해야지, 배당은 개인 주주들을 위한 배당금이 아니라 대주주 용돈 벌이용 배당같다. 자사주 매입, 배당, 주가관리 이 모두가 대주주 철옹성 경영권을 위한 도구로 활용되는 게 아닐까 한다. 더 큰 문제는 아무리 중소기업이라지만 일반주주와 개인투자자를 위한 회사 홍보, 업무실적 공시, 회사비전 제시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즉, 회사 자체가 주가 부양 의지가 없다는 것이 모든 것을 대변한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다른 소액주주도 "자사주를 제법 보유하고 있는 것 같은데 가만히 들고만 있지 말고 자사주 소각이라든지 조치를 좀 해야 하는 게 아니냐", "진양제약 회장이 진인척 경영을 세습하지 않고 전문 경영인이 이끌어간다면 지금 주가에 10배 이상 간다고 믿는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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