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을 앞두고 경영권 논쟁이 벌어지고 있어 유한양행(좌)·한미약품그룹 두 회사의 주총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 = 각 사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이번 주부터 올해 정기 주주총회(주총)에 돌입한다. 올해는 '경영권'과 '대표 재선임'이 핵심 키워드다.

1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한미약품그룹, GC녹십자, 종근당 등은 이달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가장 이목을 끄는 곳은 유한양행과 한미약품그룹이다. 두 기업은 이번 주총의 결과에 따라 회사 경영의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어 주총의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이란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오는 15일 예정된 정기 주총에 '회장·부회장 직위 신설'과 함께 조욱제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회사는 당장 회장·부회장을 선임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주인 없는 기업'으로 유명한 유한양행에 회장직이 신설되는 것에 대한 내부 반발이 상당한 모습이다. 여기에 조 대표에 대한 채용 비리 의혹까지 제기돼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일부 직원들은 회장직 신설이 이정희 유한양행 이사회 의장 등 특정인의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며 의심하고 있다.

아직 주총 날짜를 공지하지 않은 한미약품그룹은 OCI그룹과의 통합을 놓고 경영권 갈등이 불거져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된다.

앞서 한미약품그룹은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부인인 송영숙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사장 등 모녀의 주도로 OCI그룹과의 통합 계획을 발표했다.

통합 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자신들을 포함한 6명을 한미사이언스 이사 후보로 추전하는 주주제안을 보냈다.

발행주식 총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제안한 안건은 주총에 자동으로 상정된다. 이들이 이사회에 포함될지는 주총에서 표결로 가려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장차남 연합의 지분은 28.4%로 모친인 송 회장보다 3.5%포인트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특히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12%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그룹 외 기업들의 주총 핵심 키워드는 대표이사 등 주요 경영진의 재선임 추진이다.

GC녹십자는 오는 28일에 예정된 주총에 오너 3세인 허은철 대표이사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허 대표는 그룹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이끌어냈다. 이와 함께 정재욱 녹십자 R&D 부문장과 신웅 녹십자 QM실장이 사내이사 신규선임 후보에 올랐다.

종근당도 오는 28일에 예정된 주총에 김영주 대표이사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2015년 3월 대표이사로 선임돼 9년간 종근당을 이끌고 있는 김 대표는 이번 주총을 통해 4연임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근당은 김 대표의 재임 기간 실적이 대폭 성장했다. 2019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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