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사회적 고립에 취약한 중장년 1인 가구 사이 건강트렌드로 '커뮤니티 형성'이 꼽히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정신건강, 사회적 고립에 취약한 중장년 1인 가구 사이 건강트렌드로 '커뮤니티 형성'이 꼽히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지만, 국민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이다. 높은 경제 수준에도 행복도가 낮다 보니 삶의 질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수 750만, 노인인구 1000만 시대다. 이들 개개인이 체감할 수 있는 삶의 질 변화만으로도 국가 행복도는 극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1인 가구, 노인층 역시도 '웰빙 라이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1코노미뉴스]는 이달 기획기사로 신체·정신적 건강관리의 중요성과 세대별 건강 트렌드를 다루고자 한다. -편집자 주

40대에 접어들며 우리 몸은 성호르몬 감소 등 신체 변화와 함께 잘못된 식습관 등으로 다양한 질병이 나타난다. 특히 홀로 거주하는 중장년 1인 가구의 경우 정신건강 악화와 이에 따른 사회적 고립에 빠지기 쉬운 만큼, 전환기를 잘 맞이할 필요가 있다.

실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2년 고독사 예방 실태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중·고위험 연령대는 ▲50대 24.6% ▲60대 23.4% ▲40대 16.2%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실감, 일상생활의 고립 정도 등을 평가해 점수를 매긴 조사 결과로, 세부적으로는 ▲실패·상실감 누적 ▲고립적 일상 ▲사회적 고립 ▲이동성 높은 생애 ▲돌봄과 지원 중단 등에 따라 위험도가 평가됐다.

또 서울시의 '1인 가구 실태조사' 결과도 같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성별로는 남성(13.3%)이, 세대별로는 중장년(14.4%)이 1인 가구가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동시에 겪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중장년 1인 가구의 건강 트렌드는 기본적으로 '커뮤니티 형성'에 방점이 찍혀있다. 여러 크고 작은 모임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사회적 지지망 확충으로 연결해 중장년 시기에 접어들며 맞이한 신체적·정신적 위기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이다.

강남구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 'STAY.G'의 '행복 밥상' 프로그램. / 사진 = STAY.G
강남구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 'STAY.G'의 '행복 밥상' 프로그램. / 사진 = STAY.G

이 중에서도 '소셜 다이닝'은 대부분의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가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중장년 1인 가구의 수요가 높은 편이다. 별다른 준비가 필요하지 않고, 함께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행위 자체가 외로움 예방에 상당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러한 소셜 다이닝이 '건강한 식생활 정착'을 또다른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정신적 건강과 함께 신체적 건강도 함께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년 1인 가구의 만족도도 상당한 편이다.

강남구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 'STAY.G' 관계자는 "등락이 있긴 하지만 초과 지원이 있는 경우도 있고 정원은 항상 꽉 차서 진행되는 편"이라며 "이를 통해 추후에도 관계가 이어질 수 있도록 저희가 모임을 주도하기도 하면서 지속적으로 사회적 지지망을 확립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관련 커뮤니티들은 참석자들 간의 관계 형성을 위해 회차별 연속 참석이 가능한 지원자를 우선 선발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식사를 함께 하는 것을 넘어 지역사회 내 관계망 조성, 더 나아가 사회관계망 및 지지망 형성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STAY.G의 소셜 다이닝 프로그램 '행복한 밥상'에 참여한 A씨는 "매 회기 마다 식사가 아닌 영혼을 나눈거라 생각한다"며 "모임은 오늘 종결이 되지만 센터 안에서 다시 만남을 이어가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참여자 B씨도 "외출 자체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정말 큰 다짐을 하고 첫 방문을 하게 됐다"며 "회기를 거듭할수록 기다려지는 프로그램이었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자들과 함께 웃으며 행복하게 식사를 하면서 조금씩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참여자 C씨는 "참여자들과 함께 만들고 먹고 정리하면서 내 안에 꼭꼭 숨어 있던 용기와 자신감을 일깨워 주는 시간이 됐다"며 "다시 한번 긍정의 힘으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게 됐다"고 활동 후기를 남겼다.

 스포츠 동호회 등 보다 활동적인 모임을 추구하는 중장년 1인 가구도 증가하고 있다. /사진 = 1코노미뉴스, 픽사베이
 스포츠 동호회 등 보다 활동적인 모임을 추구하는 중장년 1인 가구도 증가하고 있다. /사진 = 1코노미뉴스, 픽사베이

스포츠 동호회 등 보다 활동적인 모임을 추구하는 중장년 1인 가구도 증가하고 있다. 스포츠 동호회는 일반적인 친목 모임 대비 엄격한 '룰'이 존재하고, 같은 유니폼을 맞춰 입는 등 소속감 제공 측면에서 중장년 1인 가구의 수요가 높은 편이다. 단, 그 방점은 마찬가지로 '커뮤니티 형성'에 찍혀 있다.

중장년층에서 가장 선호하는 운동 중 하나는 자전거다. 자전거 동호회의 경우 먼 거리를 함께 이동하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식사와 대화가 이어지는 만큼, 정서적 측면에서도 중장년 1인 가구에 도움이 된다. 또 자전거 동호회의 특성상 지역 단위로 모임이 운영되다 보니 지역사회 관계망 조성도 용이한 구조다.

의정부 소재 자전거 동호회 소속 강동훈(43, 가명) 씨는 "홀로 나이를 먹어 가면서 어느 순간 삶의 의욕이 꺾인 시점이 있었는데, 동호회에 가입해 야외 활동을 시작하면서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다"며 "일주일 내내 울리지 않던 핸드폰이 지금은 단체 대화방 알림 때문에 오히려 시끄럽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같은 동호회 소속 정 훈(49, 가명) 씨도 "내 안부를 묻는 누군가가 생겼다는게 가장 즐거운 일"이라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로의 속사정이나 처한 환경을 알게 됐고, 도움을 주거나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 같다"고 말했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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