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자서도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웰빙'에 대한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자서도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웰빙'에 대한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지만, 국민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이다. 높은 경제 수준에도 행복도가 낮다 보니 삶의 질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수 750만, 노인인구 1000만 시대다. 이들 개개인이 체감할 수 있는 삶의 질 변화만으로도 국가 행복도는 극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1인 가구, 노인층 역시도 '웰빙 라이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1코노미뉴스]는 이달 기획기사로 신체·정신적 건강관리의 중요성과 세대별 건강 트렌드를 다루고자 한다. -편집자 주

'웰빙(well-being)'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삶의 유형을 말한다. 이는 개인 삶의 만족도 또는 행복으로 직결되면서 한 때 웰빙관련 산업이 크게 유행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웰빙에 대한 요구는 다시 확산하고 있다. 건강한 신체에 대한 갈망, 여행, 타인과의 만남 등에 대한 우선순위가 높아져서다. 특히 1인 가구 사이에서 웰빙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보이지만, '현실의 벽'에 막혀 실현되지 못하는 경향이 짙다. 

이러한 괴리감은 결국 삶의 만족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인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 중 6.5점에 그쳤다.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OECD 회원국 38개국 중 35위다. OECD 평균은 6.69점이다. 지난 20일 '국제 행복의 날'을 맞아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서도 우리나라는 6.058점으로 52위를 기록했다. 

통계청의 '2023 한국의 사회지표'에서도 주관적 웰빙을 보면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 비중'은 74.1%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하락했다. 

◇삶 만족도 낮은 1인 가구, '웰빙 라이프' 지원해야

삶의 만족도가 낮은 이들은 웰빙을 실현하지 못하는 이들이다.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노후 대비를 하지 못한 노인들이 많다. 지표를 보면 월 소득이 300만원 이하로 가면 삶의 만족도가 60%대로 급락한다. 100만원 미만은 54.6%에 불과하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부터 68.7%로 떨어진다. 

우리나라 국민 삶의 질을 높이려면 '혼자 사는 삶을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1인 가구와 고령인구 증가 추세만 봐도 이는 시급히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1인 가구수는 2017년 561만9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28.6%였다. 이후 2019년 614만8000가구로 30%를 넘어섰고 불과 2년만인 2021년 716만6000가구(33.4%)를 기록하며 100만명가량 늘었다. 2022년에는 750만2000가구(34.5%)였다. 

1인 가구수는 계속 증가해 2030년 825만5000가구(35.6%), 2040년 905만5000가구(37.9%)로 정점을 기록하고 2050년 905만4000가구(39.6%)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인인구도 마찬가지다. 2040년이 되면 65세 이상 고령 가구가 1029만가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가 동시에 늘면서 독거노인 수 역시 급증할 전망이다. 2040년 노인 가구의 39%는 독거노인일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1인 가구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인식변화와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삶의 만족도가 높은 사람이 많은 사회가 전체적으로 안정되고 경제적 생산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쳐서다. 

무엇보다 1인 가구는 여러 이유로 생겨나 다양한 집단으로 구성되는 만큼 삶의 질이 떨어지면 사회적 포용과 평등이 저해될 수 있다. 

이에 1인 가구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웰빙 프로그램 활성화가 관심을 모은다. 

주요 트렌드로는 개개인 맞춤형 건강관리다. 1인 가구 사이에서는 자신에게 맞는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을 추구하는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 

미니멀리즘도 인기다. 소유물의 간소화와 자연에 가까운 활동으로 심신의 평화를 추구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이후 확산한 홈 피트니스 인기도 이어지고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다른 사람의 시선도 신경 쓸 필요 없이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다. 

한층 건강해진 커뮤니티도 이목을 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소셜 미디어, 앱 등을 통해 모인 이들이 오프라인에서 조깅 그룹 등 자조 모임을 형성하고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전문가들은 건강하고 행복한 혼삶(혼자사는 삶)을 위해서는 개별적인 책임감과 자기주도적인 건강 관리가 필수라고 본다. 1인 가구의 경우 복지 수요가 뚜렷해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안수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의 행복과 삶의 질 개선은 사회서비스 정책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다. 일상적 돌봄,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와 국가 책임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서정렬 영산대 교수는 "1인 가구 유형 분석을 통한 행복도 제고에 나설 필요가 있다. 1인 가구의 이질성을 충분히 고려한 정책으로 대상의 참여도를 높여야 실질적인 행복도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1인 가구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나와 상관없는, 다른 사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사회적 문제다. 기존 가족체계가 무너진 만큼 지역사회와 국가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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