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배당을 없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올해 SPC삼립으로부터 가져가는 배당금이 소액주주들의 몫에 비해 월등히 높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주요 주주보다 일반투자자에게 더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차등배당 기업이 속속 나오는 상황에서 SPC삼립은 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PC삼립은 이날 제5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으로 1주당 현금배당 1700원을 결정했다. SPC삼립은 8년째 이어오던 차등배당정책을 2022년부터 포기하고 있다.
SPC삼립은 올해 총 137억7900만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하는데, 허 회장 일가로 107억원가량의 배당금이 돌아가게 된다. 이는 전체배당금의 78%로 소액주주들이 총 24억5800만원의 배당금을 받는 것과 대비된다.
SPC삼립의 최대주주인 파리크라상(40.66%)은 59억6400만원을 배당금으로 받는다. 허 회장(4.64%)은 6800만원, 장남 허진수(16.31%) 씨와 차남 허희수(11.94%) 씨는 각각 23억9285만원, 17억5215만원을 수령한다.
허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한 파리크라상을 통해서는 약 37억7600만원의 배당금을 챙긴다. 파리크라상은 허영인 회장 63.31%, 그의 장남 허진수 씨가 20.33%, 차남 허희수 씨가 12.82%, 아내 이미향 씨가 3.5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SPC삼립이 주주환원을 펼치기도 모자란 상황에 주가를 하락시킨 장본인 허 회장에게 이익을 몰아주면서 고배당 논란이 제기된다.
반면 국내 상장사들은 주주친화정책 중 하나로 차등배당에 나서고 있다. 앞서 교보증권, 교촌에프앤비, 한양증권, 한국알콜, 파세코 등 20여 곳이 차등배당을 하겠다고 공시했다.
시장에서는 '사법 리스크'로 도마에 오른 허 회장이 SPC삼립으로부터 매년 막대한 배당금을 가져가는 것에만 신경 쓰고 회사는 나몰라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일(29일) SPC삼립의 주가는 1주당 5만76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2022년 3월 9만8100원을 찍은 것과 비교하면 2년 만에 40% 이상 내려앉은 수준이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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