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킨라빈스 점포 전경. 사진과 기사는 무관./ 사진 = 1코노미뉴스
배스킨라빈스 점포 전경. 사진과 기사는 무관./ 사진 = 1코노미뉴스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가 배스킨라빈스 가맹점주에게 주력 제품 밀어내기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가맹점 동의 없이 통신사 할인 행사 동의율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12일 배스킨라빈스 가맹점주 A씨에 따르면 비알코리아는 매달 말 '예상 매출액'을 맞추기 위해 가맹점의 동의 없이 아이스크림과 케이크를 일방적으로 발주하는 이른바 '밀어내기'를 자행하고 있다.

밀어내기는 '이달의 맛'으로 불리는 신상품 아이스크림과 케이크를 발주하지 않은 점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프랜차이즈업 특성상 각 점포에서는 동일한 메뉴와 품질을 제공해야 한다.

문제는 본사가 정한 '예상 출하량'을 채우지 못했을 경우다. 이 경우 본사는 신상품을 발주한 점포에게도 추가로 상품을 밀어넣었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가맹점과 상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A씨는 "본사가 마음대로 발주를 넣을 수 있는 시스템이고 신메뉴를 발주하지 않은 점포는 일괄적으로 주문을 넣어버린다. 문제는 출하량을 잘못 계산했을 때다. 예상 출하량을 계산해서 선 제조해 놓고, 고객 반응이 좋지 않아 출하량을 못 넘기면 가맹점에 재고 떨이를 해 버리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월말 재고 떨이 때는 어떠한 할인이나 프로모션 없이 그냥 정상가에 상품을 밀어넣는다. 매출이 잘 안 나오는 매장에 밀어넣기를 하면 사실상 한 턱(아이스크림 한 통)을 소진하는 데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 유통기한 1년이 지나면 폐기해야 하고 반품도 받아주지 않으니 가맹점 입장에서는 막연해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실제 한 소규모 매장의 경우 떠안은 재고를 보관할 수 있는 냉동고가 부족해 다른 매장이 이를 대신 떠안은 사례도 있었다고 A씨는 설명했다.

A씨는 "매출 규모에 따라 아이스크림 저장고를 많게는 6~7개까지 가지고 있는 분들도 계시지만, 매출이 적은 매장은 반의 반도 안 되는 저장고를 가지고 있다. 사실상 잘 나가는 메뉴만 가져다 놓아도 저장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신메뉴 두 텁만 추가로 받아도 점주 입장에서는 부담이다"고 말했다.

또 "신상품 재고 떨이를 실적에 반영해 슈퍼바이저들끼리 무리한 경쟁을 붙이는 시스템을 만든 본사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개로 비알코리아 본사가 예비 창업주에게 예상 매출을 부풀려, '몸집 불리기'에 나선다는 제보도 나왔다. 가맹계약을 위한 상담에서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변동된 물가분을 반영하지 않은 채 예상 매출액을 알려준단 것이다.

A씨는 "코로나 이후로 월세, 전기세, 공과금 등 모든 것이 올랐고 월세가 1000만원이 넘어가는 곳도 있는데 본사는 이런 것들에 대한 계산을 전혀 하지 않고 옛날 방식 그대로 설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 사업자로서 일을 하기에는 어려워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선택하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본부에서 자료를 들이밀면서 예상 매출이 나온다고 하면 믿을 수밖에 없다. 돌이켜 보면 이미 늦은 상황이고 실제로 부동산에도 매물이 굉장히 많이 나와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비알코리아는 도세호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경영난을 겪고 있다. 비알코리아는 도 대표 취임 첫해인 2021년 역대 최대 실적인 매출 7916억원, 영업이익 792억원을 기록한 이후 가파른 내리막을 보이고 있다. 2022년 영업이익이 339억원으로 57.2%나 급감했고 지난해는 사상 첫 적자를 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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