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단체연합회가 지난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청년자율예산' 삭감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 = 뉴스1
청년단체연합회가 지난 1일 서울시청 앞에서 '청년자율예산' 삭감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 = 뉴스1

올해 코로나19 상황을 핑계로 1인 가구 지원 사업이 잇달아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일부 지자체는 종합대책까지 발표하고도 사업 착수조차 안 했다. 심지어 내년에도 1인 가구 관련 예산을 삭감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돼 시민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지난 1일 33개 청년단체연합 '서울시 코로나19 청년예산 및 청년자율예산 삭감 규탄모임'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청년자율예산은 시민과의 약속입니다'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청년들은 서울시가 지난해 스스로 기획해 제안하고 예산편성까지 주도한 '청년자율예산'이 아무런 상의없이 일박적으로 18% 삭감됐다고 주장했다. 

청년 1인 가구가 받는 경제적 지원이 삭감된 것이다. 여기에 서울시는 중증장애인에 대한 지원 예산, 사회적 단절 경험이 예상되는 1인 가구 예산도 삭감하려 한다. 

청년단체는 "서울시가 청년전담부서 예산을 26% 삭감했지만, 전체 서울시 전체 예산 규모는 역대 최대인 40조원 이상을 편성했다"며 삭감된 예산의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실제로 서울시가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1인 가구 언급이 전혀 없다. 청년, 노인 복지 관련 예산 일부가 잡혀 있지만, 그간 1인 가구 맞춤형 지원을 강조해 온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뒷전으로 밀린 셈이다. 

한 1인 가구 지원센터 관계자는 "서울시는 첫 1인 가구 지원 기본계획을 2019년 발표했지만, 가시적 성과 없이 올해를 맞았다. 지난해 계획을 다듬어 올해 다시 종합 지원책을 내놨지만, 결국 일부 사업을 제외하면 답보 상태다"라고 지적했다. 

1인 가구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경기도 역시 마찬가지다. 연초 1인 가구 맞춤 지원을 강조하며 종합계획을 발표한 경기도는 올해 사업을 내년으로 미뤘다. 

경기도는 코로나19로 인한 예산 문제와 사업성 보완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히려 경기도 내 1인 가구가 다인가구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받아들이기 어려운 행태다. 

코로나19 여파로 청년 1인 가구가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었고 홀몸 어르신의 경우 사회복지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회적 고립에 따른 피해를 봤다. 

사업성 보완 역시 어불성설이다. 도 차원에서 내놓은 정책이 시행도 전에 각종 문제점이 불거졌다는 것은 그만큼 허술한 대책이었다는 반증이다. 

경기도는 1인 가구 비율이 2017년 전체 가구의 24%, 2018년 25%, 2019년 26%를 기록하며 매년 증가하고 있다. 또 1인 가구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15만가구를 넘어섰다. 

도는 1인 가구 실태조사를 내년 2월부터 9월까지 추진한 후 1인 가구 지원사업을 2022년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단 이 역시 도의회 정례회 예산심사를 통과했을 때다. 

이처럼 서울시, 경기도 등 수도권 주요 지자체에서조차 1인 가구 지원 사업이 뒷전으로 밀리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1인 가구 지원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0%를 넘어서면서 표심을 얻기 위한 선거용 정치 전략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냉소적 평가도 나온다. 

지난 3월 4일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외벽에 '잠시 멈춤' 캠페인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뉴스1
지난 3월 4일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외벽에 '잠시 멈춤' 캠페인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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