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1인 가구 급증…"로망 아닌 건강한 혼삶 지원해야" 

 

사진=1코노미뉴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1코노미뉴스/디자인=안지호 기자
다사다난했던 2021년이다. 장기화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든 국민이 힘든 시기를 보냈다. 특히 1인 가구에게는 녹록지 않은 한 해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1인 가구 수는 664만3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1.7%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8%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1인 가구가 빠르게 늘고, 정책 요구가 거세지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발걸음 역시 빨라졌다. [1코노미뉴스]는 지난 한 해, 각 분야 1인 가구 전문가를 만나 소통하고 다방면의 정책을 함께 고민했다. [1코노미뉴스]는 연말 기획으로 그간의 정책 이야기를 세대별로 정리해 봤다. -편집자 주 

[1코노미뉴스]는 신축년에도 수많은 전문가를 만나 1인 가구의 삶에 대한 고민과 필요한 정책 방향을 들었다. 이들은 1인 가구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고민했다. 각자의 삶을 영위하는 데 차별받지 않고 소외된 이들이 사회와 함께할 수 있도록 도울 방법을 찾고자 했다. 실제로 법안을 발의하거나 관련 정책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맞춤형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인 가구가 워낙 다양해 포괄적인 정책보다는 핀셋형으로 구분해 체감도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들은 1인 가구를 크게 세대별로 나눴다. 청년, 중장년, 고령이다. 세대별로 보면 공통적인 정책 요구, 겪는 어려움, 라이프 스타일 등이 유사해서다. 

먼저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정책과 방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리해봤다. 

▷1인 가구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35.9%로 가장 많다. 청년 1인 가구 수가 유독 급격히 증가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서은숙 부산진구청장 : 청년 1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단순하게 보면 이들이 결혼을 포기하면서 미혼, 독신으로 남아서입니다. 1인 가구의 삶을 사는 청년이 겪는 외로움을 방치하면 우울감으로 인한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에게 건강한 일상생활과 사회관계망 형성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 동대문구 역시 1인 가구 증가 추세를 보면 최근 20·30대 청년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이 확인됩니다. 본래 동대문구는 노인 가구가 많아 독거노인 위주의 정책을 시행해 왔습니다. 학업·취업 문제로 동대문구로 유입된 청년 1인 가구의 삶에 관심을 갖고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이들에게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김미영 아산시의원 :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고 지역불균형 발전에 따라 도시로 향하는 젊은층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청년 1인 가구 증가는 무엇이다 특정하기 힘든 사회적 현상입니다. 그렇기에 청년들이 자리를 잡고 안정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진선 동대문구건강가정센터 통합서비스1팀장 : 각종 미디어를 통해 혼자 사는 삶에 대한 조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혼자 사는 삶에 대한 막연한 로망을 쫓는 청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청년 1인 가구 중에는 건강한 혼삶보다 단순하게 멋져 보여서 (혼삶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인 가구로 살면서 안정적으로 정서적인 결핍이 없이 살아야 하는데 단순한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 1인 가구의 삶을 선택한다면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어 우려가 큽니다. 

사진=1코노미뉴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1코노미뉴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청년 1인 가구를 위해 현재 시행되는 정책이 있나요?

서은숙 부산진구청장 : 부산진구는 현재 청년 1인 가구의 건강한 일상생활과 사회관계망 형성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부산진구건강가족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건강한 일상생활 교육 및 상담, 여성청년 1인 가구 네트워크 대회, 삶의 질을 높이는 여가체험, 함께 나눔봉사 등 1인 가구 여성청년 네트워크 지원 사업, ‘Y세대의 유쾌한 솔로생활’ 커뮤니티 사업 등을 시행 중입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 청년 1인 가구가 체감할 수 있는 실생활 맞춤형 프로그램을 추진 중입니다. 대표적으로 식생활·신체·정신건강을 위한 '나눔의 미덕', '동일이의 건강을 부탁해' 등의 프로그램을 시행 중입니다. 또 청년 1인 가구-원가족 관계회복 프로젝트로 가족과 관계를 이어가면서 정서적 유대감이 끊어지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김미영 아산시의원 : 아산시는 청년 정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취업연계 및 청년공유공간 제공, 창업에 관련한 정책들로 청년과 직접 소통하고 정책을 직접 제안하는 정책 마켓을 운영 중입니다. 물론 이조차도 사실상 청년 활동가로 활동하는 청년들의 목소리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한계점입니다. 이에 지역에서 먹고 자고 일하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다양한 커뮤니티 구성원과 소통을 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청년이 정책이 본인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 않고 '별나라 이야기'인 것처럼 대해 의견 청취의 어려움이 있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선보여 나갈 계획입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 : 금천구에는 청년 커뮤니티 '청춘삘딩'이 있습니다. 청년들이 관계를 확장하고, 정서적 지지 기반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청년 1인 가구에 대한 지원도 이뤄집니다. 혼자 사는 청년들이 식생활의 어려움과 외로움을 해결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소셜다이닝'은 청년들 사이에서도 인기입니다. 이외에도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문화동아리, 1인 미디어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소모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청년 1인 가구가 건강한 혼삶을 이어가기 위해 어떤 정책 지원이 필요할까요? 

김지명 신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 1인 가구의 영양섭취와 질병과 연관성 및 영양개선방안 마련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1인 가구의 건강한 식생활을 확산시키기 위해 우리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그리고 노력이 필요합니다. 1인 가구의 불균형한 영양관리에 대해 사회 전체가 공감하고, 1인 가구 대상 식생활교육 및 식사지원, 식생활개선 캠페인 등이 이뤄져야 합니다. 

체계순 대전시의원 : 이제는 이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정책을 뛰어넘어, 생활·문화 등을 포함한 종합 생활커뮤니티 형성을 지원해야 합니다. 

김미영 아산시의원 : 1인 가구 실태조사가 주소지를 지자체에 두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되고 있어 직장 때문에 타지에서 머무는 청년은 배제되고 있습니다. 실태조사부터 재점검이 필요합니다. 또 취업, 창업 때문에 아산시에 유입된 청년이 잠시가 아닌 제2의 고향으로 노후를 살아가고 싶어지도록 마을 통합돌봄 정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 생애에 거친 모든 세대가 살기 좋은 아산이 될 수 있는 첫걸음이라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잘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서은숙 부산진구청장 : 1인 가구를 위한 일자리, 돌봄, 주택지원, 안전, 사회관계망 형성 등을 정책방향으로 설정하고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부산의 어느 곳에서도 실행하지 않았던 1인 가구 지원을 시작해 좋은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 : 앞으로 지원 대상별 분석을 통한 정책 수요 파악 및 중점사업 선정·관리를 할 계획입니다. 서울시가 안전·질병·빈곤·외로움·주거 등 5대 고충 해소란 방향성을 제시한 만큼 금천구도 적합한 맞춤형 지원 방향을 계획 중입니다. 실현가능한 1인 가구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해, 기존 금천구의 제도를 보완하고, 1인 가구의 의견에 귀 기울여 서로 돌보는 건강한 공동체 조성 및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방침입니다. 

정장선 평택시장 : 평택시 1인 가구 실태 조사결과 청년층은 여가활동과 자산 관리 프로그램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인 가구의 다양성을 고려하고 그들의 니즈를 반영한 정책과 권역별 지역특성을 맞는 종합적인 정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1인 가구 증가는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큰 사회현상이기 때문에 가구 구조 변화에 대해 선제적이고 통합적인 지원정책이 필요합니다. 1인 가구의 생활환경과 생애주기별 특성 및 수요를 반영한 평택시만의 맞춤형 정책 지원에 나서겠습니다.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