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노던 테리토리 준주의 주도 다윈에 있는 민딜 비치./사진 = 호주관광청
호주 노던 테리토리 준주의 주도 다윈에 있는 민딜 비치./사진 = 호주관광청
우리의 일상은 코로나19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여행업에 종사하고 있는 필자도 코로나로 인해 삶이 달라졌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마저 등장하며 '위드 코로나'를 위협한다. 그럼에도 필자는 어두운 터널은 끝이 나기 마련이고 인간의 호기심은 사라지지 않기에 직접 경험과 추억의 상징인 여행 욕구는 계속되리라 믿는다. 이에 필자는 코로나 종식 후 여행을 미리 그려본다. 코로나19 이후 여행산업은 ‘안전’과 ‘안정’에 포커스가 맞춰질 전망이다. 따라서 같은 여행지를 가더라도 이전과는 다른 여행이 될 것이다.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단체버스를 타고 관광하는 일은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또 코로나 방역 통제가 우수한 국가로 여행객이 몰릴 것이 다분하다. 그 첫째로 지구 남반구 최대 국가이자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호주로 떠나 보자. -편집자 주

‘다윈’. 가장 먼저 학창 시절 진화론의 생물학자 이름을 떠올릴 것이다. 실제로 호주 북쪽의 도시 '다윈'은 찰스 다윈 방문을 기념해 명명됐다. 이곳은 호주 노던 테리토리 준주의 주도다. 호주에서도 북쪽에 위치해 동남아시아와 가장 가까운 지역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는 일본의 폭격을 받은 아픈 역사를 지닌 곳이기도 하다. 기후적으로도 동남아와 비슷한 사바나 기후를 가지고 있으며, 우기에는 일 년 강우량의 90% 이상의 비가 내린다. 또 건기에는 호주에서 가장 더운 곳 중 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어찌 보면 여행과는 다소 거리가 먼 지역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호주에서 가장 독특한 곳이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 모험과 역사가 있는 곳이라 할만하다. 이번 주는 생소하지만 그만큼 매력 있고 특별한 도시 다윈으로 떠나보자.

다윈 시내에 있는 크로커사우르스코브에서 Cage of Death 체험을 하는 모습. 악어를 바로 앞에 두고 아이컨텍을 할 수 있다./사진 = 이창민
다윈 시내에 있는 크로커사우르스코브에서 Cage of Death 체험을 하는 모습. 악어를 바로 앞에 두고 아이컨텍을 할 수 있다./사진 = 이창민

필자가 다윈에서 여행할 때 생각한 키워드는 ‘악어’ 그리고 영화 ‘오스트레일리아’다. 악어는 도착 첫날부터 떠나는 날까지 만나게 된다. 악어고기부터 시작해 야생 악어를 가장 가까이 그리고 많이 보는 잊지 못할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영화 ‘오스트레일리아’는 호주 원주민들이 과거 백호주의와 동화정책으로 겪게 된 가슴 아픈 과거를 다룬다. 현재 호주에서 원주민이 가장 많은 곳이 노던 테리토리 지역(실제로 다른 도시에서는 호주 원주민을 만나기 쉽지 않다)이다. 그래서 영화의 주 촬영지가 다윈이다. 

다윈 시내는 공항에서 8㎞ 정도 떨어져 있다. 국제선과 국내선 공항이 같이 있지만, 매우 한산한 편이며 비행시간에 맞추어 셔틀버스도 운행돼 이동은 편리하다. 시내는 작은 편이라 반나절이면 여유 있게 관광을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데로 다윈은 악어로 유명한 지역이라 시내에도 악어를 테마로 한 테마파크가 있다. 새끼 악어를 직접 안거나 만져 볼 수 있고, 투명 원통에 들어가 바로 앞에서 악어를 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불과 10cm 앞에서 대형 악어가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은 다윈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경험을 어디서 또 해 보겠는가?

호주 다윈 시내에서는 눈을 즐겁게 하는 다양한 그라피티를 볼 수 있다./사진 = 호주관광청
호주 다윈 시내에서는 눈을 즐겁게 하는 다양한 그라피티를 볼 수 있다./사진 = 호주관광청

작은 시내를 걷다 보면 벽에 다양한 그라피티를 볼 수 있는데, 눈이 즐거울 만큼 특별함을 더해 주며 어디서 찍어도 멋진 여행 사진이 된다. 노던 테리토리 박물관과 아트갤러리를 방문하면 원주민의 문화와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고, 호주 원주민 문화 체험도 가능하니 혼행족이라면 한번쯤 들려보도록 하자. 

해 질 녘이 다가오면 민딜 비치(Mindil beach)로 향하자. 민딜 비치는 사실 호주에서도 유명한 역대급 선셋 포인트다. 또 유명한 야시장이 열리기도 한다. 건기 시즌 목요일과 일요일에 마켓이 열리며 60여 가지 이상의 현지 음식과 다양한 기념품을 구경 할 수 있다. 여기에 라이브 공연도 감상할 수 있어 눈과 귀, 입이 모두 즐거운 장소다. 개인적으로 호주 야시장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악어고기와 굴은 꼭 먹어보자.

다윈 근교에서 즐길 수 있는 점핑 크로커다일 크루즈 체험./사진 = 이창민 
다윈 근교에서 즐길 수 있는 점핑 크로커다일 크루즈 체험./사진 = 이창민 

다윈 근교로 떠나보자. 가장 먼저 점핑 크로커다일(Jumping Crocodile) 크루즈를 추천한다. 배를 타고  야생악어를 먹이로 유인한 뒤 악어가 먹는 모습을 보는 투어다. 몇백 킬로가 되는 악어가 꼬리 힘으로 수직으로 강 위를 뛰어오르며 먹이를 낚아채는데, 강의 여유로운 모습과는 달리 강 밑에는 무시무시한 악어가 있다고 생각하니 신기하면서도 으스스한 기분이 든다.

다윈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코스는 카카두 국립공원 투어다. 호주 최대이자 세계에서도 3번째로 큰 국립공원이다. 제주도의 10배 정도 되는 넓이의 면적, 세 차례에 걸쳐 유네스코 복합유산으로 등록됐으며 람사르 협약에 의해 습지로 지정된 것 만으로도 이곳의 웅장함을 예상 할 수 있다. 

캌두 국립공원에서는 크루즈를 타고 습지 및 다양한 야생 동식물을 관광 할 수 있다./사진 = 호주관광청
카카두 국립공원에서는 크루즈를 타고 습지 및 다양한 야생 동식물을 관광 할 수 있다./사진 = 호주관광청

카카두 국립공원은 크게 7개의 지역으로 나뉘는 데 그중에는 호주 원주민만 들어갈 수 있는 곳도 있다. 약 2만년 전에도 이곳에 거주한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동굴벽화와 암각화도 만날 수 있다. 또 만여 종 이상의 동식물이 있다고 하니 생태계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도 크루즈를 타고 야생 악어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데 무섭다기보다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외에도 13개의 계곡을 가지고 있는 캐서린에서 카누체험과 트래킹을 하며 자연을 온몸으로 즐길 수 있다. 리치필드 국립공원에서는 들판에 가득한 흰개미 탑(magnetic termite  mounds) 군락과 사방이 절벽으로 둘러싸인 플로렌스 폭포(Florence Falls)에서 수영과 함께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다음은 다윈을 찾는 혼행족을 위한 추천일정 이다.

민딜 비치 야시장에서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경험 할 수 있다./사진 = 호주관광청
민딜 비치 야시장에서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경험 할 수 있다./사진 = 호주관광청

1일차 : 다윈 시내 관광

- 크로커 사우르스 코브(Crocosaurscove)에서 색다른 악어체험 해보기

- 민딜 비치(Mindil beach) 선셋과 야시장 구경하기

- 선셋 크루즈 타고 악어고기 먹어보기

카카두 국립공원에서 2만년전 인류 역사가 담긴 암각화를 감상할 수 있다./사진 = 호주관광청

2일차 : 카카두 국립공원

- 호주 원주민 체험하기

- 2만년전의 인류의 역사 암각화 감상하기

대자연의 협곡을 감상하며 자연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캐서린./사진 = 이창민
대자연의 협곡을 감상하며 자연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캐서린./사진 = 이창민

3일차 : 다윈 외곽지역

- 캐서린 : 캐서린 강에서 카누체험 하기

- 리치필드 국립공원 : 자연 그대로인 폭포를 감상하며 휴식하기

◇여행플러스

시차 : 한국시간+30분.

항공편 : 직항없음. 싱가포르 또는 국내 브리즈번 경유 추천.

비자 : 관광비자의 경우 입국 전 사전 ETA(전자비자) 승인 필요.

[필자소개]

이창민 대표는 우연히 떠난 호주 워킹홀리데이에서 현지 가이드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15년째 천직으로 여행업에 종사하며 여행칼럼니스트를 겸하고 있다. '여행은 똑같을 수 없다'는 모토로 현재 맞춤 여행 전문 여행사(하이스트여행)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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