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1인 가구 증가 요인 중 하나는 청년층의 결혼 기피다. '비혼주의'는 아니지만, 당장 결혼은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요즘 청년층의 인식이다. 이렇다 보니 혼인 건수가 감소하고 혼자 사는 인구는 늘고 있다. 

청년들에게 결혼과 출산은 이미 '필수'에서 '선택'으로 전환됐다. 저출산 국면 타개를 위해 청년층의 인식 변화를 이해하고 정책·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의 인구동향을 보면 올 1~7월 혼인 건수는 총 10만805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지난 5월 반짝 증가를 제외하면 매월 마이너스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8.2%까지 혼인 건수가 줄었다. 

결혼 적령기인 청년층이 혼인을 기피하는 이유는 경제 불황과 결혼관 변화가 꼽힌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청년의 연애, 결혼, 그리고 성 인식'에 대해 온라인 설문조사(7월 18~21일, 만 19~34세 비혼 청년 1047명 대상)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5.5%는 연애를 하고 있지 않았다. 이 중 70.4%는 자발적으로 연애를 하지 않았다.

또 솔로인 청년 중 48.3%는 현재 상태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불만족은 단 15.0%에 불과했다. 

결혼 의향에 대해서는 49%가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결혼을 꺼리는 이유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49.9%), 혼자가 행복해서(38.2%), 결혼 상대가 없어서(28.5%) 순이었다. 

이 조사에서 가장 큰 의미는 미혼 청년 2명 중 1명은 결혼을 넘어 연애까지 꺼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를 보면 청년 남성의 경우 경제·심리적 부담감이 연애와 결혼을 막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개최한 2022년 1차 저출산인식조사 토론회에 참석한 손원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생은 "결혼과 출산은 멀고 부담스러운 일일 뿐이다. 다가오는 현실의 압박에 항상 고민을 느낀다"고 전했다. 

여성의 경우 연애·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가 더 크다.

방수진 숭실대학교 일반대학원생은 "제 또래 여성들의 생각은 '그냥 싫어요'로 설명된다"며 "경제적 부담은 핵심이 아니다. 여성청년에게 연애와 결혼은 점차 손해로 인식되고 있다. 연애나 결혼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비연애·비혼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포그래픽 = 인구보건복지협회
인포그래픽 = 인구보건복지협회

결혼에 대한 청년층의 경제적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당장 결혼비용만 해도 부담스러운 액수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에 따르면 신혼부부가 결혼에 필요한 총 비용은 2억8739만원이다. ▲주택 2억4019만원 ▲혼수 1471만원 ▲예식홀 971만원 ▲예단 789만원 ▲예물 717만원 ▲신혼여행 379만원 ▲웨딩패키지(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307만원 ▲이바지 86만원으로 구성됐다.

청년층이 스스로 마련하기 힘든 금액이다.

여기에 '혼자 사는 삶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아졌다.

듀오에 따르면 '한국 2030 미혼남녀의 행복도' 조사 결과 10점 만점에 5.85점이 나왔다. UN이 발표한 한국의 행복 지수 평균(5.935점)과 비슷한 수준이다. 

혼자 사는 삶에 대한 만족도는 높아지는 추세다. 미혼이 행복을 느끼는 횟수는 주간 약 3.6회로 지난해 조사(3회)보다 소폭 증가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올해도 인구 데드크로스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까지 자연증가(출생아 수 - 사망자 수)는 -7만1219명이다. 

월별로 보면 지난 3월 사망자 수가 급증하면서 -2만1562명까지 하락했다가 7월 -5588명까지 자연감소 폭이 줄었다. 

시도별로 보면 경기, 울산, 세종을 제외한 전 시도에서 자연감소가 이뤄지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비혼 넘어 '비연애' 인구 정책 앞서 MZ세대 '마음' 읽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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