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픽사베이/디자인=안지호 기자

#. 얼마 전 집 근처 인왕산 등산에 홀로 오르던 김선복(60)씨는 깜짝 놀랐다. 풀숲에 숨어있던 독사가 김 씨의 등산스틱을 공격한 것. 탐방로를 벗어나 등산에 오르던 김 씨는 곧바로 뒤돌아 나왔다. 김 씨는 "숲에 숨어있는 뱀을 발견하지 못해 등산스틱이 없었다면 다리에 물렸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을철은 야외활동이 크게 증가하는 만큼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 대표적으로 독성을 지닌 생물이나, 야생동물, 진드기 등 다양하다. 이는 자칫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 가을철 독사, 벌 등 독성 생물 주의

지난달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뱀 물림, 벌 쏘임 사고로 청구된 건강보험료가 총 204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뱀 물림으로 청구된 건강보험료는 158억으로 2017년에는 28억원, 2018년 31억원, 2019년 30억원, 2020년 32억원, 2021년 35억원이었다. 이어 벌 쏘임으로 청구된 건강보험료는 46억원으로 2017년 9억원, 2018년 9억원, 2019년 10억원, 2020년 8억원, 2021년 10억원으로 확인됐다.

건강보험료 청구액은 뱀 물림이 벌 쏘임에 비해 3.4배 정도 높았지만, 진료받은 환자 수는 벌 쏘임 환자 수가 뱀 물림 환자 수에 비해 5.8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뱀 물림 사고로 진료는 받은 환자 수는 최근 5년 간 총 1만5170명으로 ▲2017년 3161명 ▲2018년 3143명 ▲2019년 2819명 ▲2021년 3161명이다. 지역별로는 ▲경북 2660명 ▲경기 2057명 ▲전남 2001명 ▲충남 1632명 ▲강원 1531명 순이다.

벌 쏘임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최근 5년간 총 8만9480명으로 ▲2017년 2만362명 ▲2018년 1만8345명 ▲2019년 2만158명 ▲2020년 1만4275명 ▲2021년 1만6340명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 1만4172명 ▲충남 1만295명 ▲경북 1만67명 ▲강원 9889명 ▲경남 9670명 순이다.

특히 뱀 물림, 벌 쏘임에 따른 피해도 심각했다. 뱀 물림과 벌 쏘임 사고로 이송된 환자의 3명 중 1명이 이상은 의식장애·호흡정지·심정지 등 중증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5년간 뱀 물림으로 이송된 중증 환자 수는 전체 환자 3541명 중 1573명으로 약 44.4%에 달했으며, 벌 쏘임으로 이송된 중증 환자는 1만1898명으로 전체 환자 3만1792명 중 37.4%로 나타났다.

뱀 물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잡초나 풀이 많은 곳을 피하고, 긴 막대기로 헤집으며 뱀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뱀에 물렸다면 신속히 119에 신고하고, 물린 부위를 최대한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또한 물린 쪽이 심장 아래에 있도록 해야한다. 물린 부위에서 심장 쪽으로 5~7cm 떨어진 부위를 3~5cm폭의 천으로 묶는다. 이때 손목이나 발목 맥박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천을 조였다가 조금씩 풀어주면서 맥박이 강하게 만져지는 순간 천을 고정한다. 이때 독을 빼낸다며 물린 부위를 입으로 흡입하는 경우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이어 벌 쏘임 방지를 위해 통이 좁은 긴소매 옷을 입는 것이 좋으며, 단조로운 색상을 입어야 한다. 또한 향수나 스킨로션과 같은 향기가 나는 화장품 사용을 자제한다. 만약 벌에 쏘였을 경우 응급처치가 매우 중요하다. 이때 '아나필락시스'가 일어나게 되면 15분 안에 사망할 수도 있다. 특히 알레르기를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벌침을 제거할 때는 손으로 제거하지 말고, 신용카드 등으로 해당 부위를 긁어 제거하는 것이 좋다. 벌에 쏘인 후 증상이 없더라도 알레르기나 천식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병원에 반드시 방문해야 한다.

◇야생동물 귀엽다고 절대로 만지면 안 된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가을 성수기를 맞아 야생동물 감염병 피해 예방을 위해 지난 1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지리산 등 전국 21개 국립공원에서 '야생동물 거리두기' 운동(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2021년 기준 국립공원 탐방객은 약 3500만명으로 조사됐다. 특히 단풍철인 10월~11월의 탐방객 수는 연간 탐방객 수의 23.5%를 차지했다.

이때 다람쥐와 같은 설치류나 야생진드기 등을 통해 인수공통감염병(신증후군출혈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쯔쯔가무시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야생동물 거리두기는 ▲산행 중 마주친 다람쥐 등 야생동물과의 접촉 금지 ▲야생멧돼지(서식지 포함) ▲진드기 등과 접촉 가능성이 높은 샛길 금지 ▲반려동물 감염병 예방을 위한 동반산행 금지 ▲진드기, 모기 기피제 사용하기가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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