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전부 필요한 조사였는데 왜 오해가 됐는지 모르겠어요. 취약 계층을 상대로 에어컨을 묻는 게 뭐가 이상한 건가요" 전주시 1인 가구 담당자의 말이다.

최근 전주시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촘촘한 지원을 하기 위해 대대적인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잡음이 일어났다. 

설문지를 받은 일부 시민들 가운데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왔기 때문이다. 

설문지는 '1인 가구가 된 이유가 사별 혹은 이혼·별거인지','주거 형태가 자가 또는 전세, 혹은 월세인지','평소 우울증을 느끼는지',' 정신과 약을 복용하는지','냉방을 에어컨으로 하는지','기름이나 연탄 혹은 전기장판으로 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다. 

이를 받은 일부 시민들은 '개인정보에 대해 너무 깊숙하게 물어보는 것 아니냐', '에어컨과 고독사가 무슨 관련 있나'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전주시 1인 가구 담당자는 "1인 가구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개인 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최소한의 질문을 하고 있다. 불편한 부분은 개인의 선택에 따라 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1인 가구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이뤄진 설문 조사이기 때문에 난방 시설은 필수라고 본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여러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질문이었다"고 강조했다. 

1인 가구가 증가하자 지자체마다 전수 조사에 착수했지만 뜻하지 않게 개인정보 논란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앞서 인천광역시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1인 가구 실태조사에 착수 한 바 있다.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10개 군·구 3500가구의 청년, 중·장년, 노년, 남성·여성 1인 가구 대상으로 생활 및 가치관, 주거, 안전, 건강, 경제, 문화여가, 사회적 관계망, 정책수요 등 생활 전반적인 분야에 대해 대면·비대면 방식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실태조사 뿐만 아니라 국내외 1인 가구 정책 및 법제도 환경 분석, 1인 가구 현황 및 장래추계 등 다양한 빅데이터 및 분석결과를 활용해 안전, 복지, 주거, 문화 등 분야에 대한 사각지대를 도출하고 타 시도 1인 가구 정책 사례를 조사 병행해 의미있는 정책활용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약 61.7%는 혼자 사는 것에 만족하고 있으며,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만족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이끌었던 인천시 데이터 포털 분석과에 강병욱 담당은 "통계청과 건강보험공단, 행정안전부 등의 여러 기관의 도움을 받아 1인 가구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면서 "일반 통계가 아니라 1인 가구라는 특징을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신경 써야 했기 때문에 조사는 제한적이었다. 사전에 동의를 구하고 통계 수치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경기도 안성시는 1인 가구 증가로 오는 31일까지 전수조사에 착수했는데 평이한 질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설문지 질의서에는 '1인 가구로 생활하는 경우 가장 큰 어려운 점은?','1인 가구로 생활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다면','시 1인 가구 지원 사업에 대해 알고 있는가' 등의 질문이다. 

1인 가구 지원 관련 생애주기·성별·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을 위한 1인 가구 중장기 정책방향과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설문조사라는 게 시 측 설명이다. 

안성시 1인 가구 현황은 전체가구 대비 34.9%(2022년 안성시 사회조사)이며 1인 가구 중 20대 비율이 수원, 용인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1인 가구의 기본현황을 파악하고 시민이 원하는 사업을 발굴해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 설문조사에 대해 보다 사회적 합의에 따른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재훈 서울대학교 교수는 "1인 가구에 대한 실태조사는 필수"라면서 "다만 민감한 부분에 대한 것도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성돼 누구에게나 필요한 부분이라는 점이 인식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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