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천교로부터 도보 10분 거리 일대가 물에 잠겼다./ 사진 = 조가영 기자
미호천교로부터 도보 10분 거리 일대가 물에 잠겼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오송 지하차도 참변이 미호천교 교량 가설공사로 인한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지 주민들은 철골 가교 끝의 제방이 터지면서 지하차도가 침수됐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다리 공사가 아니었다면 이번 참변은 없었을 것이라며 시공사인 금호건설(대표이사 서재환)과 발주처인 행복청을 성토하고 있다. 미호천 확장 공사로 임시제방둑을 허술하게 쌓았다가 둑이 무너지면서 사고가 났다는 주장에 힘이 실려서다.

오송읍 주민 A씨는 "제방둑이 있어 몇십년을 안전하게 살았다. 이사할 당시에도 여기는 둑이 커서 수해피해가 없다던 부동산 말을 듣고 왔다. 그런데 새벽에 임시로 만든 둑이 터져 마을이 물에 잠기고 급히 몸만 빠져나왔다. 그후 집안은 전쟁터처럼 변해있었다. 너무 화가나고 분하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주민 B씨도 "그 임시다리를 다닐 때마다 흔들림이 심해서 위험해보였다. 오송 주민들은 다 안다. 옛날부터 공사하는 걸 봤는데 볼 때마다 완공이 안돼서 공사 중인 게 맞나 싶었다. 그리고 이미 전부터 교각에 뭐가 잔뜩 껴있어서 큰 비 오면 사고 한 번 나겠다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다리에 이물질이 낀건 관리자가 관리를 못한 탓이다"고 덧붙였다.

주민 C씨는 "다리가 10년 넘게 그러고 공사 중이다. 볼때마다 불안했고 지금 있는 가교도 위험하다. (임시둑은)포대로 그냥 모래를 덮어놨다. 이건 명백한 인재다. 주변이 물에 잠겼는데 메스컴에 안 나오더라. 복구해야 하는데 손길이 없다. 정부에서 쉬쉬하는 게 아니냐. 일대 마을은 한두달 가게 문을 못 열 상황이다"고 호소했다.

이어 "주변에 외국인 노동자들도 많고 비닐하우스에서 사는데 재난문자 제대로 온 것도 없어 피해가 크다. 우리나라 원망한다더라. 보상도 다 못 받는다던데 정부는 사고를 축소하기 바쁘다. 시골 파출소는 경찰차도 한대씩만 있다는 것도 문제다"고 덧붙였다.

오송읍 주민들은 미호천교 인근 가게들이 한두달은 장사를 하지 못할 것이라며 걱정을 쏟아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오송읍 주민들은 미호천교 인근 가게들이 한두달은 장사를 하지 못할 것이라며 걱정을 쏟아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주민 D씨는 집중호우를 앞두고 금호건설 관계자 등이 임시둑을 급하게 다시 축조했다고 주장하며 이때 견고성이 떨어진 것을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D씨는 "기존에 높고 튼튼한 제방을 무너뜨리고 장마철을 앞두고도 복구하지 않아서 이런 재앙이 일어난 거다.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에 급하게 조치한답시고 허술한 임시둑 모래성을 높게 쌓았다. 그 둑이 무너지면서 물이 오송 및 강내일대로 밀려왔다"고 전했다.

미호천교 일대 주민들은 미호강 상류에서 흘러온 이물질이 가설교의 철골 구조물에 걸렸고 그 때문에 와류가 임시로 만든 제방을 갉아먹었다고 보고 있다.

오송읍민 재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방을 확장하면서 확장 뚝을 사전에 쌓고 배수로를 정비해야 하는 기본을 무시한 대가라고 꾸짖으며 지자체와 금호건설 등에 대해 대책 마련을 요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금호건설 관계자는 "발주처인 행복청이 허가를 내준대로 공사를 한 것 뿐"이라며 더 이상 취재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선을 그었다. 

한편 검찰은 금일 충북 청주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관련 기관과 건설사 등 10여 곳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여기에는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오송~청주(2구간) 도로확장' 구간 미호강교 임시 제방(둑) 공사 시공사인 금호건설과 발주처인 행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포함됐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미호천교를 사이에 두고 오송읍과 강내면 일대가 물에 잠겼다./ 사진 = 조가영 기자
미호천교를 사이에 두고 오송읍과 강내면 일대가 물에 잠겼다./ 사진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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