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을 국내에 본격화하면서 1인 가구의 반감이 커질 전망이다. 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픽사베이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을 국내에 본격화하면서 1인 가구의 반감이 커질 전망이다. 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픽사베이

#. 경기도 고양시에 홀로 거주하고 있는 안주현(36·가명) 씨는 서울에 따로 살고 있는 가족들과 그동안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해 왔다. 1인 가구 특성상 홀로 보내는 시간이 많은 탓에 영상 시청은 안 씨에게 유일한 낙이었다. 하지만 곧 넷플릭스는 가구별 계정 공유 제한 소식을 알렸다. 가구가 다를 경우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는 것. 이에 안 씨는 "1인 가구만 역차별 아니냐"는 불만을 쏟아냈다. 안 씨는 "그동안 버젓이 계정 공유를 서비스의 한 부분으로 제공해 오더니, 이제는 추가 요금을 내라는 것은 너무 상술이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 대학생 정민기(25·가명)씨는 그동안 친구 3명과 비용을 나누면서 넷플릭스 아이디를 공유해 왔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제한에 대한 소식을 접한 정 씨는 해지할 예정이다. 정 씨는 "추가 요금을 내면서까지 콘텐츠가 알찬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추가 요금을 내더라도 혼자 내는 요금보다는 저렴한 편이지만, 소식을 접하고 이용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다"라고 말했다.

#. 직장인 김소라(34·가명)씨는 OTT 계정을 공유해 주는 매칭 플랫폼을 이용해 넷플릭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해당 플랫폼은 소액의 수수료만 내면 다른 이용자와 함께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넷플릭스 공유 제한 소식에 김 씨는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를 단속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어서 크게 놀랍진 않지만, 이제는 앞으로 이용할 것 같진 않다. 다른 OTT를 찾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글로벌 OTT기업 넷플릭스가 해외에 이어 국내에도 계정 공유 유료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에 1인 가구의 반감이 커질 전망이다.

2일 넷플릭스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계정은 '한 가구 내에 함께 거주하는 사람들끼리 공유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공지를 올렸다. 가구 구성원이 아닐 경우 본인의 계정을 생성하여 시청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는 추가 회원당 수수료 5000원을 더 내고 계정을 등록해야 한다.

추가 회원을 등록할 수 있는 멤버십은 스탠다드(월 1만3500원)와 프리미엄(월 1만7000원)이다. 각각 최대 1명과 2명의 추가 회원을 등록할 수 있다. 즉, 프리미엄에 2명의 추가 회원을 등록하면 총 2만7000원을 내야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이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각국 통계자료를 보면 2021년 스웨덴 1인 가구 비중은 40.7%, 덴마크 45.6%를 기록했다. 독일은 2020년 기준 40.6%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미국 역시 36.2%로 집계됐다.

특히 한국의 1인 가구 수는 ▲2019년 30.2% ▲2020년 31.7% ▲2021년 33.4%로 급증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이번 계정공유 제한은 이미 예정된 사실이다. 올해 초 넷플릭스는 해당 정책을 알려 온 바 있다. 앞서 소식이 접해지면서 동영상 콘텐츠 소비에 큰 부분을 차지했던 1인 가구의 반감이 커져 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해 6월 발표한 'OTT무료 및 유료 이용자 비교 분석' 보고서를 보면 OTT이용자 중 1인 가구는 전체의 15.9%를 차지했다. 이는 2세대 가구(59.7%)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높았다.

아울러 기존 넷플릭스 계정공유 금지 정책 도입과 관련하여 실제로 이용자들은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넷플릭스 계정공유 제한 강화 정책에 대한 이용자 인식'을 보면 넷플릭스 이용자(20~5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72.7%가 계정공유 금지 정책에 대한 '부정적' 이라고 응답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79.6%)가 가장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 뒤로 20대(74.0%), 40대(68.8%), 50대(68.4%)가 뒤를 이었다.

한편, 이번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금지를 발단으로 OTT 플랫폼의 계정 공유 금지가 확산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디즈니플러스 역시 계정 공유 금지 약관을 추진한다. 이르면 내년 초부터 단속 될 전망이다. 국내 OTT의 경우 아직 계정 공유 금지에 대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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