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허덕이는 청년들 사이에서 알뜰한 소비를 목적으로하는 '현금챌린지'가 유행이다. 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고물가에 허덕이는 청년들 사이에서 알뜰한 소비를 목적으로하는 '현금챌린지'가 유행이다. 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청년 1인 가구 사이에서 무지출챌린지, 거지방에 이어 '현금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현금챌린지는 날짜별, 용도별 현금만 사용하는 도전이다. 고물가에 허덕이는 청년층 사이에서 무분별한 소비를 아낄 수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물가에 더 민감한 청년 1인 가구에게도 번지고 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현금챌린지를 실천하고 공유하는 게시글이 확산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현금챌린지 게시글만 3만3000여건에 달한다.

최근 현금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는 1인 가구 직장인 권우리(34·가명)씨는 알뜰소비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는 재정 흐름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현금챌린지 이후 정해진 소비만 할 수 있어 계획적인 소비가 가능하다. 또, 이전보다 절약한 것을 눈으로 볼 때 뿌듯함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평소 배달음식을 즐겼던 문종호(36·가명)씨 역시 현금챌린지로 소비습관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휴대폰으로 결제할 때는 배달료 4000원이 큰 돈인지 몰랐다가 이를 현금으로 직접 체감해 보니 확실히 다르다"며 "현금챌린지에 동참하면서 충동구매를 줄일 수 있었다. 현재 매달 적어도 10만원 이상은 절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현금챌린지의 또 다른 재미 중 하나로 현금을 요일별로 분류하는 현금 바인더 꾸미기도 꼽힌다. 현금 바인더는 현금을 넣고 특이사항을 적을 수 있는 다이어리 형식이다. 

김나영(25·가명)씨는 자신이 꾸민 현금바인더를 SNS에 공유하고 있다. 그는 "현금챌린지로 소비습관도 좋아졌을 뿐 아니라 이를 공유하는것도 하나의 취미로도 작용하고 있다"면서 "SNS에 올린 게시글이 호응이 좋으면 기분도 좋아진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청년층의 소비 절약 형태는 고물가의 영향이 크다.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4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3.3% 올랐다. 지난 6~7월 2%대를 기록했던 물가상승률이 8월(3.4%)을 시작으로 4개월째 3%대에 머물고 있다. 다만 고점이었던 10월(3.8%)대비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소비에 부담을 느낀 1인 가구는 지출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387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0% 증가했다. 그러나 도시근로자 1인 가구는 225만7000원으로 1.3% 증가에 그쳤다.

품목별 소비를 보면 1인 가구의 교육비는 23.1%, 의료·신발도 11.0% 줄었다. 또한 통신요금 5.0%, 교통비 9.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청년 1인 가구는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직장인 김인호(33·가명)씨는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계속 오른다. 경제적인 부담을 오로지 혼자서 다 안아야하는 청년 1인 가구는 저절로 절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도"아끼는 소비습관 당연히 중요하고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끼기만 하면 뭐하겠나. 돈이 모이질 않는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또 다른 직장인 박민경(30·가명)씨는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봐줬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박 씨는 "청년층 사이에서 무지출이나 거지방, 최근에는 현금챌린지가 왜 유행하겠느냐"며 "이런 것에 기를 쓰는 청년들을 사회적으로 풍자하는 모습도 많이 봤다. 단순히 웃어넘길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을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봐줬으면 한다"라고 꼬집었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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