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코노미뉴스]가 만난 전문가들의 사진./사진=1코노미뉴스
2023년 [1코노미뉴스]가 만난 전문가들의 사진./사진=1코노미뉴스
올해는 1인 가구 수 증가에 비해, 정책적 관심도는 다소 부족했다. 750만가구가 넘는 1인 가구는 여전히 정책 사각지대에 머물렀고, 상당수의 1인 가구가 경제적 빈곤, 고립·우울증, 심리·정신적 압박 등에 시달렸다. 앞서 발표된 정부와 지자체의 1인 가구 정책은 여전히 시범사업 수준으로 체감도가 낮다. 전문가들은 실태조사와 시범사업 추진 등 정책적 첫 발을 뗀데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인구·사회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1코노미뉴스]는 전문가들과 1인 가구 지원 일선에 서 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연말기획 1코노미뉴스가 만난 사람들>을 통해 정리해 봤다. - 편집자 주 

▷1인 가구 정책 시행과 관련하여 겪는 애로사항이 있다면?

강민욱 대구시 남구 의원: 대구에서는 1인 가구에 대한 인식의 정도가 수도권에 비해 많이 약합니다. 그리고 1인 가구로 지내는 분들의 목소리도 약합니다. 1인 가구와 관련한 사회적 문제 인식이 보다 많아지고 활발한 논의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고찬양 강서구 의원: 정책 집행의 근거와 규범이 되는 입안은 더욱 세밀화, 정교화되고 있습니다. 입안 전 다면적이고 광범위한 정보수집 절차가 수반되어야 하며, 수집된 정보는 전문적인 진단과 분석을 통해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 과거에는 특정 계층만 특정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정보 접근성은 권력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정보 홍수를 넘어 폭탄의 시대입니다. 정보 접근 능력보다는 필요에 따라 정보를 적정하게 추출하고 자료화하는 능력이 꼭 필요한 시대입니다. 입안도 마찬가지입니다. 추상적이고 모호한 조문보다 실생활에 누구에게나 꼭 필요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정책 정보에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술적 기반을 점검하고 홍보하는 일도 매우 중요합니다. 기초의회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 두었다고 해도, 구민들이 그 정책의 소용을 모른다면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2023년 [1코노미뉴스]가 만난 전문가들의 사진./사진=1코노미뉴스
2023년 [1코노미뉴스]가 만난 전문가들의 사진./사진=1코노미뉴스

구성자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본부장: 지역의 자살 예방센터나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력들이 평균으로 했을 때 기관당 2명 정도밖에 안 됩니다. 이러한 인력은 자살 예방 업무를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예산 같은 경우에도 복지부에서 올해 예산이 대략 488억원 정도로 구성됐습니다.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있고, 질병이 아닌 원인으로 사망하는 사람들로 나뉘는데, 후자의 경우 1번이 자살이 해당합니다. 교통사고 사망자 같은 경우와 비교해 보면 연간 3000명 정도 채 안 됩니다. 이는 자살 사망자 수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습니다. 세부내용을 더 봐야 알 수 있겠지만, 교통안전공단의 한 해 예산은 4500억원이 가능합니다. 현재 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23년 [1코노미뉴스]가 만난 전문가들의 사진./사진=1코노미뉴스
2023년 [1코노미뉴스]가 만난 전문가들의 사진./사진=1코노미뉴스

▷1인 가구가 늘면서 고독사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웰다잉'의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건강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강원남 행복한 죽음 웰다잉 연구소장: 고독사라는 이름을 너무 키우지 않았으면 합니다. 말 그대로 고독하게 죽은 죽음입니다. 살아온 모습 그대로 죽음까지 가게 되는 단계입니다. 좀 더 실상을 들여다봤으면 합니다. 왜 고독사하기까지가 중요한 거잖아요. 최근 청년 고독사 얘기가 많은데요. 이들의 공통된 점은 바로 이력서나 벼룩시장이 발견된다는 겁니다. 머릿속에 생각하는 고독사의 경우 술병이 널브러져 있고, 쪽방촌에 거주하는 등 삶을 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겁니다. 고독하게 죽은 죽음을 비하보다는 사회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고독사가 일어나기 전 단계가 중요합니다. 삶이 없었다면 죽음도 없었다. 일종의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고 세트입니다. 인생의 유한한 것이라고 볼 때 계속 두렵다고 피할 것인가, 아니면 유한한 인생이기 때문에 현재 삶에 좀 더 집중해서 더 의미 있게 살 것인가, 이건 우리의 선택의 문제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짐 캐리 주연의 영화 '트루먼쇼'의 마지막 장면처럼 삶의 마지막 순간 문을 닫고 퇴장하듯 모두에게 손을 흔들고 작별 인사를 하는 그런 죽음이 필요합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웰다잉에 집중해 왔습니다. 1인 가구 증가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영국에서는 외로움을 담당하는 장관이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이 부분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김형숙 순천향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죽음에 대해 두렵고, 슬프고,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삶의 마지막 순간을 생각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까지도 사회적으로 죽음을 터부시하는 분위기입니다. 의료현장에서조차 죽음에 대한 논의를 금기시하면서 죽음이 임박한 상황을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고 가족들이 의사결정을 대신하는 관행이 강했습니다. 자연히 연명의료결정이나 호스피스완화의료 관련 법과 제도도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최근 몇 년간에 웰다잉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2023년 [1코노미뉴스]가 만난 전문가들의 사진./사진=1코노미뉴스
2023년 [1코노미뉴스]가 만난 전문가들의 사진./사진=1코노미뉴스

▷1인 가구가 늘면서, 여러 사회문제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들을 위한 조언이 있을까요?

유창훈 목포시 의원: 1인 가구 조례안을 대표 발의하며 은둔형 외톨이 문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단순히 개인 성향이나 기질의 문제로 치부하고 개인과 그 가족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것이 아니라 사회 문제로 간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는 지자체에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하고 애로사항을 들으며 1인 가구가 고립되지 않도록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김태준 광진구 1인 가구 지원센터장: 여성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각종 범죄가 심각합니다. 광진구 1인 가구 지원센터는 예방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피해 회복 지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성폭력, 데이트 폭력, 디지털 성범죄 등 범죄 사고를 당했을 때 내가 피해를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보상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해 줄 변호사님들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순덕 완주군 의원: 1인 가구는 2010년대 이후 더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완주지역 1인 가구 역시 급증하는 추세인데, 이혼이나 별거·사별, 가족의 분화, 직장과 학교 문제에 따른 이동, 세대 독립 등이 주원인입니다. 1인 가구의 경우 경제적·정서적인 측면에서 다인 가구보다는 취약할 수 있고, 이러한 취약점이 곧 사회문제화될 수 있어 다인 가구보다 더 많은 관심과 세심한 배려와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윤치국 제천시 의원: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증가하지만 혼자가 아닌 사회와 함께 어려움을 해결해야 합니다.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여 1인 가구의 삶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고, 기초 자치구인 지자체가 다양한 지원 정책이 마련될 때 사회적 합의는 좀 더 빠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도달할 수 있습니다.

한미영 동대문구 가족센터장: 가족을 중심으로 한 기관을 설립하면서까지, 가족지원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개입을 실현한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시작했습니다. 서울시는 모든 자치구에 1인 가구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국내 1인 가구 지원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은 우리가 정말 잘 해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요한 성동구 1인 가구 지원센터장: 1인 가구가 선택한 삶을 더 존중할 수 있게, 스스로의 삶이 더 아름다워질 수 있게, 괜찮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돕고 싶습니다. 아직은 충분한 것들을 제안해 주지는 못하지만, 성동구 1인 가구가 알지 못하는 여러 다른 정책과 서비스들을 연결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1인 가구분들이 직접 필요한 것들을 반영하고, 참여하는 구조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1인 가구 분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호석 도봉구 의원: 경제적 이유, 가치관의 변화, 저출산 문제 등 가족가치가 약하되는 사회로 변하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1인 가구 및 실질적 1인 가구 구성원이 사회에서 존중받고 사회와 고립되지 않고 연결고리를 놓치지 않도록 1인 가구의 안전과 행복을 보호하기 위한 일에 함께하겠습니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