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 서울 지하 1층 대행사장에 마련된 미스터트롯2 '웰컴 투 마이 홈' 팝업 행사장 전경(좌)과 롯데월드타워 야외 잔디광장 월드파크에 설치된 '위시 라이팅'./ 사진 = 각 사
더현대 서울 지하 1층 대행사장에 마련된 미스터트롯2 '웰컴 투 마이 홈' 팝업 행사장 전경(좌)과 롯데월드타워 야외 잔디광장 월드파크에 설치된 '위시 라이팅'./ 사진 = 각 사

이제 혼자 설 연휴를 보내는 '혼설족'은 단순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게 됐다. 특히 올해는 설 연휴 기간이 다른 때보다 짧아 귀성길에 나서는 대신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긴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혼자 보내는 명절을 선택하겠다는 이들이 늘면서 혼설족을 겨냥한 설 마케팅도 점점 다양화·고도화되고 있다.

실제로 롯데멤버스가 지난달 17~18일 리서치 플랫폼 '라임'을 통해 20대 이상 남여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번 연휴에 '집에서 쉬겠다'는 응답이 51.2%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추석 때는 고향 방문이 1위(46.0%), 집에서 쉬겠다는 답변이 2위(30.0%)였다.

당일치기 나들이(14.1%)나 지인·친구 모임(11.4%), 호캉스(5.2%) 등 짧은 일정으로 소화할 수 있는 활동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설 명절을 누구와 보낼지에 대해서도 '가족·친척과 모두 모여 보낼 예정(37.4%)'이라는 응답보다 '동거 가족끼리만 보낼 예정(42.5%)'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5명 중 1명은 '혼자 보낼 예정(20.2%)'이라고 답했다.

다같이 모여 즐기는 명절 문화가 바뀌면서 유통업계도 혼설족 고객을 잡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투호 던지기, 미술 체험…백화점업계, 다채로운 체험 내놔

백화점들은 설 연휴동안 이색 마케팅으로 혼설족 모시기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다양한 전시 행사와 고객 체험형 콘텐츠를 마련했다. 판교점에서는 미국의 떠오르는 아티스트 '아담 핸들러'의 작품을 전시·판매한다. 더현대 서울은 하찮은 동물 캐릭터들로 만든 상품을 판매하는 '하찮은 세 친구 캐릭터' 팝업스토어를 선보인다. 아울러 고객 체험형 콘텐츠로는 현대아울렛 가든파이브점에서는 독립된 개인 부스에서 자유롭게 노래할 수 있는 '코인 노래방'을 설치해 고객들이 점 내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아쿠아리움·미술관·아이스링크 등 다양한 이색 콘텐츠를 선보이며 명절 연휴를 알차게 즐기고 싶은 고객을 겨냥해 각 점포별 이색 스폿을 소개한다. 대구신세계·대전신세계에 위치한 아쿠아리움은 다양한 수중 공연과 수달 먹이 주기 체험 등으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대전신세계에 위치한 '성수미술관'은 고객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곳으로 인기가 많다. 또 경남 지역에 사는 고객들은 센텀시티 내 아이스링크를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는 세계적인 와인 명가 프랑스 로칠드 가문의 샴페인하우스 '로칠드 하모니'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이곳에서 그랑크뤼와 프리미에 크뤼 포도밭의 포도를 90% 이상 블렌딩해 최소 4년에서 10년 이상의 숙성을 거친 것으로 알려진 샴페인 '바롱 드 로칠드'를 만나볼 수 있다. 롯데월드몰에서는 공기놀이, 투호 던지기 등 한국 전통놀이 체험과 나에게 맞는 위스키를 찾는 심리 테스트존 등 다양한 경험을 즐길 수 있다. 인근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 야외 잔디광장 월드파크에서는 오는 12일까지 회전목마를 운영한다.

다만 백화점업계는 대체로 9~10일 또는 10~11일 이틀간 문을 닫기 때문에 오픈 날짜를 미리 확인하고 방문해야 한다.

◇집에서 볼만한 인기 VOD 뭘까…이통사, 볼거리·즐길거리 제공

통신업계도 고향에 가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집에서 볼만한 다양한 볼거리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즐길거리를 준비했다.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는 유저들이 아바타를 직접 제작한 가면과 의상으로 꾸며 참여하는 '가면 트롯대회'를 연다. 참가자들은 직접 꾸민 코스튬으로 창의성 점수를 받을 수 있으며 아바타 가면을 직접 제작한 경우 이프랜드에서 판매할 수 있다. 설 연휴 지루한 귀성·귀경길을 즐겁게 만들어 줄 '에이닷 뮤직 에이전트'도 있다. 단순 음악 재생이 아니라 친구에게 말하듯 자연스러운 대화로 나만의 AI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KT는 지니 TV에서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인 최신 영화와 설 연휴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영화들을 엄선해 '2024 푸른 용의 선물' 설 특집관을 꾸린다. '서울의 봄', '노량: 죽음의 바다', '인투 더 월드' 등의 최신 영화 10여편 중 1편 이상 구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200명을 추첨해 이마트 상품권 5만원 권을, 3편 이상 구매한 고객들에게는 TV 포인트 5000점을 전원 증정하는 이벤트를 연다.

LG유플러스도 IPTV 서비스 U+tv를 통해 '서울의 봄',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뽀로로 극장판 슈퍼스타 대모험' 등 극장에서만 시청 가능했던 최신 영화 VOD를 제공한다. VIP전용관을 통해 다양한 무료 VOD도 시청 가능하다. '비공식작전', '타겟' 등 국내 인기 영화를 비롯해 국내에서 독점 제공하는 일본 유료방송사 '와우와우(WOWWOW)'의 드라마 등을 무료로 볼 수 있다.

◇호텔서 공연보고 반려견 동반…이색 설캉스 상품 '눈길'

호텔들도 설캉스(설+호캉스)를 원하는 고객 잡기에 여념이 없다. 다만, 코로나19 펜데믹 기간과 비교해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패키지 상품이 다소 줄었다.

서울신라호텔은 공연과 호캉스를 접목한 '컬쳐 설캉스' 패키지를 내놨다. 이번 설 연휴에는 캔들라이트 콘서트를 업그레이드해 선보인다. 영빈관에서 진행되는 '골든 홀리데이 콘서트'는 음악 연주, 플라멩코 공연 등 볼거리와 공연 전에 즐기는 세미 뷔페 구성 등을 대폭 확대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는 반려동물과 함께 신년 펫캉스를 떠날 수 있는 '메모러블 모먼츠 포 2024 뉴 이어' 패키지를 판매한다. 펫 침대와 식기 등이 세팅된 펫 전용 객실에서의 1박은 물론 반려동물 전문 스튜디오인 '어나더심펫'과 협업해 반려견 프로필 촬영권을 특전으로 제공한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펜데믹이 종식되고 가족이나 친구 등 여럿이서 모이는 트렌드들이 생겨나다 보니 이전보다는 1인 가구를 타겟으로 한 상품이 줄어든 것 같다"며 "최근 추세는 명절이나 크리스마스 등 특정 연휴에 나오는 패키지는 1인 패키지가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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