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렬 교수 영산대 부동산학과/주택ㆍ도시연구소장
서정렬 교수 영산대 부동산학과/주택ㆍ도시연구소장

1인 가구가 2022년 현재 34.5%로 우리나라 가구 구성에 있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는 것은 1인 가구가 선호하는 추세나 경향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추세와 경향으로서의 트렌드가 최근 만들어지고 있다. 바로 '월세화'와 '나마카세'가 그것이다. 전혀 다른 성격의 단어가 1인 가구와 연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작금의 1인 가구가 선택하거나 선호할 가능성이 높은 '이슈(issue)'나 '아이템(item)'일 수 있기 때문이다. 

1인 가구가 만드는 트렌드의 하나로 먼저 '월세화'다. 월세화는 MZ세대의 전세사기 피해로 인한 전세의 월세화에 기인한다. 사회문제된 무자본갭투자 등으로 인한 '전세사기'피해자의 약 70%가 청년세대인 MZ세대라는 근거는 많은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져 있다. 전세사기로 피해본 MZ세대가 많듯 '전세'로서의 임차세대로 남아야 하는 많은 예비 임차 MZ세대 또는 

1인 청년세대가 전세사기 문제가 사회이슈로 대두되면서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선택으로서의 경향성을 방증하듯 최근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에서 소형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근 모 부동산정보업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2024년 1월 서울에서 이뤄진 아파트 월세 거래는 모두 8221건이었는데 이 거래 건수 가운데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63.8%(5241건)로 집계됐다는 것이다. 소형 아파트 중심의 이러한 월세 거래건수는 1월 기준으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고 분석했다. 

실거래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월세 거래는 주택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아파트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된다. 중소형(전용면적 60㎡ 초과~85㎡이하)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2,188건으로 전체의 26.6%를 차지한 반면 전용면적이 85㎡를 넘는 거래는 792건(9.7%)에 그쳤기 때문이다. 서울시 실거래 아파트 월세 계약에서 소형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2018년 1월 51.4%로 이미 거래의 절반 수준을 넘어섰고 2023년과 2024년 1월에는 2년 연속으로 60%를 넘어 섰다. 이러한 이유는 결국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과 무관하지 않으며 전세사기 등의 여파로 월세 거래가 소형 아파트에 집중된 결과로 분석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서울의 1인 가구 수는 1월 기준 198만9800여 가구에 달해 전체 가구(447만1000여 가구)의 44.5%에 달했기 때문으로 미루어 짐작될 수 있다. 

1인 가구가 만드는 두 번째 트렌드는 '나마카세'선호다. '나마카세'는 MZ세대가 최근 열광하는 '오마카세'의 새로운 버전이다. '오마카세'가 '주방장에게 주문할 음식을 일임하는 것'을 의미하듯 '내(나)가 스스로 만드는 음식'이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신조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MZ 젊은 세대가 경험하는 것을 중시하듯 음식도 스스로 만들어 먹거나 혼자 먹기로서의 '혼밥'이나 '홈밥'을 즐기는 것을 두고 오마카세가 아닌 나마카세를 경험하라는 의미히기도 하다. 편의점 브랜드인 모 업체는 자사 편의점에 최근 1인 가구를 타켓팅한 새로운 상품을 선보였다. 그 상품은 초밥세트다. 1인 가구를 위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1인용 초밥 오마카세 세트 '나마카세(나에게 맡기는 오마카세) 초밥키트'를 출시한 것이다. 이 상품을 기획한 의도를 업체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이 소비행태에 있어 양극화 현상을 보임에 따라 극가성비 상품과 더불어 소비자들이 편의점에서 찾을 수 있는 작은 사치형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에 주목했다고 밝힌 것이다.

최근 주방장에게 음식 구성을 일임하는 '오마카세(맡김 차림)'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외식시장의 인기를 견인하고 헬시플레저(즐겁게 하는 건강관리) 트렌드에 따라 초밥이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현실을 상품 개발에 반영한 것이다. 2023년 초밥 상품 매출이 전년대비 30%까지 증가한 현상 등을 반영해 이번에 이색 차별화 상품인 나마카세 초밥키트를 기획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편의점에서는 다소 고가일 수 있는 나마카세 형태로 만들어 먹는 가정간편식품(HMR, Home Meal Replacement)을 기획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뉴노멀 트렌드로 자리 잡은 1인 가구 혼밥, 홈쿡, 홈술 문화에 맞춰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DIY(Do It Yourself) 세트를 기획했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젊은 세대들을 위한 맛과 재미를 얻을 수 있는 상품을 통해 편의점 세력권으로서의 편세권 확대를 위한 일종의 펀슈머(Fun+Consumer) 마케팅 차원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결국 1인 가구가 트렌드를 만든다. 트렌드는 추세와 방향을 의미한다. 1인 가구가 트렌드로서의 추세와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이러한 1인 가구의 '선택'은 또 다른 추세와 방향으로서의 트렌드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1인 시대, 1일분 생활자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또 다른 이슈라는 점에서 작금의 '전세의 월세화'와 혼자 만들어 먹는 '나마카세'를 살펴보는 것이고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1코노미뉴스=서정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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