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 전격 해임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우)이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OCI와의 통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왼족은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사진 = 조가영 기자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우)이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OCI와의 통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왼족은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사진 = 조가영 기자

"266억원을 돌려받으면 제 상속세의 상당부분은 해결된다. (형제 측이)남은 상속세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지 궁금하다. 상속세는 연대책임이기 때문에 그들이 계획을 제시하지 않는 한 우리는 방어하는 것이 최선이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25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도 참석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임 사장은 상속세 문제와 관련해 오빠와 동생은 상속세 잔여분 납부에 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안과 자금의 출처를 밝혀 주기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대여금 반환 청구소송도 제기했다. 임 사장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지금까지 무담보로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한 대여금 266억원을 즉시 상환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형제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1조원 투자 유치 계획을 언급한 데 대해 임 사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자금으로 어떤 투자를, 그 금액으로 어떤 일을 추진하는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입장이 엇갈린 점에 대해서는 "그런 결정을 내리신 데 있어 나름 고심을 하셨을 것이라 믿고 있지만, 앞으로 남은 이틀 저희 입장을 좀 더 확실하게 설명드리고 설득할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하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23일 신 회장이 형제 측 지지 의사를 밝히고 OCI와의 통합에도 반대를 명확히 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임종윤 측 지분 20.47%, 임주현 측 지분 21.86%인 상황에서 최근 신동국 회장(12.15%)이 임종윤 사장을 지지하면서 표대결에 박빙 승부가 예상된다. 남은 주요 지분은 국민연금(7.66%), 소액주주(20.5%)다.

임 사장은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통해 회사의 오버행 이슈를 해결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이 마무리되면 앞으로 3년간 한미사이언스의 주요 대주주 주식을 처분 없이 예탁하고,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한미사이언스의 자사주를 취득 및 소각하는 등 적극적인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소액주주 설득에 대해서는 "주주환원에 대해서 지금까지는 신약개발에 많이 투자를 해야 해서 소극적이었지만, 앞으로는 자사주 매입 또는 자사주 소각을 공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고 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도 이에 동의하며 "신약 개발을 위해 다양하게 고민하던 중 한미그룹 측과 이야기하게 됐고, 대화를 나누면서 사업 방향이 일치됐다"고 말했다. 임 사장의 보호예수 주장에 대해서는 "지분을 팔려고 한미에 투자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자진해서 예탁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송영숙 회장이 임종윤·종훈 사장 해임을 결정한 사안과 관련해서는 "내부적인 혼란을 없앨 수 있는 일을 하나씩 이행한 것"이라며 "CMO 사업에서 1조라는 금액은 사실 크지 않다. 어떠한 조건으로 투자를 받았는지, 자금의 출처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해주신다면 막연히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은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OCI 지주회사)의 지분을 맞교환했다.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3%를 가지고, 반대로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OCI홀딩스의 10.4%를 갖는 것이 골자다. 통합이 발표된 이후 임 회장은 가처분 신청 등을 제기하며 반대 목소리를 키웠고, 이날 이들 형제가 해임되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왼쪽부터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한미-OCI그룹 통합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왼쪽부터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한미-OCI그룹 통합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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