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증 여파로 세입자의 '주거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전·월세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는데 이사할 곳을 찾지 못해서다. 입학, 편입, 이직 등으로 새로운 보금자리 마련이 필요한 1인 가구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부동산시장에서는 집주인·기존 세입자가 코로나19 전염을 우려해 '집 구경'을 꺼리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1코노미뉴스]가 일선 개업공인중개업소를 취재한 결과 2월 중순 이후 이같은 현상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최근에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전셋집 자체도 줄었다.

한 개업공인중개사는 "세입자에게 매물을 보여드리려고 10곳이 넘는 집을 준비해 갔는데 정작 미팅을 요청하니 집을 보여줄 수 없다는 곳이 절반을 넘었다"고 말했다.

이어 "집주인이 실거주 중인 매물의 경우 코로나19가 잦아진 후에 임대를 놓겠다며 매물을 거둬들인 곳도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중개사 역시 "임대인과 임차인의 위치가 바뀌었다. 코로나19를 우려한 임차인이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거나 집 구경을 거부하면서 거래를 방해해 임대인이 임차인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전·월세 거주 비중이 높은 1인 가구가 최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공급이 원활해야 적정 가격에 원하는 매물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를 못 할 경우 떠밀리듯 새로운 주거지를 결정해야 해서다.

여기에 이 상황을 이용해 전셋값을 올리려는 시도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0.90%를 기록했던 전국 전셋값은 올 들어(3월 2일 기준) 0.85% 올랐다. 코로나19 화간이 본격화된 2월 들어 상승폭이 커졌다.

월세도 오름세다. 1월 -0.05%에서 2월 -0.02%로 하락폭이 줄었다. 준월세는 1월 -0.01%에서 2월 0.01%로 상승 반전했다. 준전세는 1월 0.15%에서 2월 0.12%로 상승폭이 감소했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아파트 분양시장에는 새 풍속도가 생겨났다. 수억원대 아파트를 인터넷쇼핑으로 사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우수한 입지, 브랜드 인지도 등을 갖추면 '사이버 견본주택'만으로도 성공적인 분양이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된 결과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분양한 '매교역 푸르지오 SK 뷰'는 1074가구(일반분양) 모집에 15만6505명이 몰리며 치열한 청약 경쟁이 벌어졌다.

오는 3월 둘째 주 분양에 나서는 사업지 6곳 중 절반인 3곳도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대체한다. 인천 힐스테이트 부평, 인천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 부산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 등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견본을 직접 보고 충분히 상담을 받은 후에 청약을 결정하는 것이 옳지만,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감안하면 수만명이 몰리는 견본주택을 오픈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분양이 미뤄질 경우 건설사를 비롯해 해당 프로젝트에 관계된 수많은 이가 금전적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입지 등 상품이 확실하고 브랜드 신뢰도가 높은 건설사를 중심으로 사이버 견본주택 분양이 이뤄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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