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김현아/디자인=안지호 기자
1인 가구 지원 정책이 쏟아지면서 '특혜'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혼자 산다는 이유로 지원을 해주는 것이 맞냐?' '혼자 살기 좋게 만들면 인구 부족은 어떻게 해결할 거냐?'는 불만의 목소리다. 그러나 이는  '혼삶'(혼자 사는 삶)에 대한 이해 부족이 원인이다. 1인 가구가 겪는 불편과 차별을 알지 못해서다. 이에 [1코노미뉴스]는 1인 가구 관련 사회 시스템이 잘 갖춰진 주요 선진국에서 해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그 첫 단계로 현지에서 혼삶을 영위하는 1인 가구와 인터뷰를 통해 혼삶을 시작한 이유와 어려움, 해외 시스템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1코노미뉴스: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릴게요.

▷김현아: 안녕하세요. 일본 도쿄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김현아입니다. 외국계 IT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도쿄에 온 지는 약 3년 되었습니다. 

▶1코노미뉴스: 해외 1인 가구 삶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혼자 거주하게 된 에피소드가 있나요? 1인 가구로 살게 된 계기 또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해요.

▷김현아: 대학 졸업 후 한국에서도 직장 생활을 몇 년 했는데요, 해외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기회가 되어 싱가포르로 넘어가게 되었고 싱가포르에서 5년 정도 일한 후, 일본에 있는 글로벌 회사로 이직하면서 도쿄로 오게 되었어요.

한국보다 해외에서의 직장 생활이 급여나 직무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지금으로써는 한국에 들어가서 살 생각이 없는데요. 1인 가구는 일부러 선택한 것은 아니고 아무래도 해외 생활이 오래되다 보니 마음에 드는 사람 만나는 것이 힘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아직까지 혼자 살고 있네요.

디자인=안지호 기자

▶1코노미뉴스: 일본 많은 지역 가운데 이곳을 거주지로 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임대료는 어떤 수준인가요?

▷김현아: 외국계 기업들은 대부분 도쿄에 있어 도쿄에 살게 되었고, 구체적으로는 '하루미(はるみ)'라는 도쿄의 동쪽 지역에 살고 있어요. 

작년에는 직장에서 접근성이 좋은 '에비스'라는 곳에 살았는데요.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로 전환되면서 더 넓은 집에 살고 싶어졌어요. 임대료는 비슷하게 지불하면서 방이 2개인 집을 찾다 보니 지금 사는 동네에 오게 되었습니다. 임대료는 17만엔 (약 174만원)을 내고 있습니다. 

▶1코노미뉴스: 혹시 집을 알아볼 때, 본인이 가장 중요하게 삼았던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니면 일본도 부동산 방문해서 거래를 하나요? 예비 1인 가구에게 '이 부분은 꼭 기억해라' 해줄 만한 경험에서 나온 생생한 조언도 환영입니다.

▷김현아: 코로나 이전에는 직장과의 접근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는데요. 작년부터 기본적으로 재택근무로 변경되면서 기준이 바뀌었어요. 집의 크기를 중시하게 되더라고요. 예전 집은 우리나라의 원룸 같은 느낌이어서 생활공간의 분리가 잘 안 되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방이 확실히 나누어져 있는 집을 찾았어요. 저만의 업무 공간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일본도 부동산을 통해서 집을 찾고요. 예비 1인 가구에의 조언은 글쎄요. 사람마다 집을 구할 때 중요시하는 바가 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조언을 해드려야 될 지 모르겠지만, 일본에서는 월세를 구할 때 초기에 집주인에게 지불하는 사례금, 보증금 (각각 월세 1개월분)을 요구하기 때문에 처음 집을 구할 때 최소 3개월분의 월세 비용이 필요해요. 이 부분을 고려해서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김현아씨의 업무 공간./사진=김현아
김현아(38.회사원)씨의 업무 공간./사진=김현아

▶1코노미뉴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마음에 쏙 드는 공간, 매일 이용하게 되는 공간, 혹은 아지트처럼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들이 있나요? 주변 맛집 , 혼밥 하기 좋은 식당, 거의 매일 들르게 되는 마켓, 친구 오면 꼭 가는 장소, 주말 아침에 가는 카페, 저녁 산책하는 공원 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김현아: 현재 지내고 있는 집 주변에 바다를 따라서 조깅할 수 있는 코스가 잘 되어 있는데요. 도쿄는 바다와 접해 있기 때문에 도쿄 시내에도 바다를 바라보면서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은근히 많답니다. 일하다 중간에 답답하면 나가서 동네를 산책하는데요. 지금 사는 동네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도 개방감 넘치는 조깅 코스가 맘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한 바퀴 돌고 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머리가 말끔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1코노미뉴스: 집에 있으면서 느끼는 행복은 주로 어떤 순간에 찾아오나요?

▷김현아: 집을 이사하면서 최근 인테리어에 관심이 생겼어요. 요즘에는 집을 어떻게 꾸밀까 고민할 때가 행복합니다. 물론 인터넷으로 주문한 소품이 왔을 때도 기분 좋아요.

▶1코노미뉴스: 반면 해외에서 혼자 살며 느끼는 외로움이나 일종의 고통스러운 순간이 있다면?

▷김현아: 해외 생활이 오래되어 이제 많이 적응되었는데요. 작년부터 코로나로 인해 한국을 못 들어가는 것이 고통스러워요. 도쿄에서 서울은 비행기로 2시간이면 가는데, 가족들이 그립습니다. 

김현아 씨가 조깅 하는 장소./사진=김현아
답답할 때 조깅하는 장소./사진=김현아

▶1코노미뉴스: 1인 가구로 살면서 알게 된 나의 새로운 모습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현아: 의외로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는 걸 알았어요.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20대에는 항상 사람들과 어울렸는데요. 해외에서 1인 가구로 오래 있다 보니 적응이 된 건지 이제는 혼자서도 하는 활동이 많아졌어요.

▶1코노미뉴스: 혼자 생활하면서 주로 음식을 해 먹는 편인가요? 자주 하는 요리가 있다면?

▷김현아: 아무래도 한식을 자주 해 먹어요. 일본에서도 코스코에 가면 갈비 같은 한국 음식을 많이 팔고, 최근에는 한류 붐으로 인해 동네 슈퍼에서도 한국 음식을 많이 볼 수 있어서 한식을 만들어 먹기가 수월해졌어요. 하지만 요즘에는 많이 바빠서 음식 배달 서비스를 주로 이용합니다. 원래 일본은 한국처럼 배달 서비스가 발달하지 않았는데요. 코로나로 인해 좋아진 점 하나는 일본에 배달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된 점이예요. 많이 편해졌어요.

▶1코노미뉴스: 코로나가 2년째 지속되고 있는데요.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삶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현아: 해외여행을 자주 못 간다는 것일 것 같아요. 예전에는 출장으로도 가끔 해외를 가고, 한국에도 자주 들어갔는데요. 최근에는 일본에만 있네요. 빨리 편하게 비행기 탈 수 있으면 좋겠어요!

▶1코노미뉴스: 마지막으로 해외 생활을 꿈꾸는 예비 1인 가구에게 조언이나 알려주고 싶은 꿀팁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김현아: 취미 생활이나 운동 같은 업무 이외에 빠질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스트레스를 푸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저도 한국에 있을 때는 스트레스받으면 친구 만나서 수다 떨면서 술 마시고 그랬는데요. 해외 생활에서는 그게 어려울 때가 많거든요. 스트레스 해소 방법, 그리고 취미 생활, 이 두 가지를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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