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시 '1인 가구 병원 안심동행서비스', 중장년 1인 가구 '소셜다이닝' 프로그램./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서울시 '1인 가구 병원 안심동행서비스', 중장년 1인 가구 '소셜다이닝' 프로그램./디자인=안지호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서울시는 '1인 가구 안심도시'로 변모했다. 시장 직속 '1인 가구 특별대책 추진단'이 가동됐고, 4대 안심분야, 8개 핵심과제로 구성된 '1인 가구 4대 안심 종합계획'이 발표됐다. 적극 행정의 결과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발 빠르게 1인 가구 수요를 파악하고 생활에 실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해 냈다. 그 결과 서울시 곳곳에서 작지만 시사점이 큰 변화가 포착됐다. 이에 [1코노미뉴스]는 하계(夏季) 기획으로 첫 허들을 넘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시작한 서울시 1인 가구 정책의 지난 1년을 돌아봤다. -편집자 주

 

'1인 가구 안심도시' 실현을 위한 서울시의 선택은 '생활밀착형 정책'이다. 시는 건강·범죄·고립·주거 4대 안심분야에서 1인 가구가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놨다. 그리고 지난 1년 여간 펼쳐진 시범사업들은 높은 호응과 성과로 이어졌다. 향후 혼자 사는 서울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1인 가구 정책 실현의 발판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1코노미뉴스]는 서울시 1인 가구 정책을 실제로 이용한 1인 가구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서울시 1인 가구 정책 중에 가장 호응도가 높은 사업은 '1인 가구 병원 안심동행 서비스'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발표한 '서울시 1인 가구 안심종합계획' 중 건강안심 대책의 하나다.

혼자 생활하면서 큰 어려움이 '아플 때'라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이다.

이를 이용해 본 시민들의 반응은 어떨까.

지난 4월 25일 오후 4시경 긴급호출 전화를 받은 동행매니저 이윤석(가명)씨. 호출을 받은 강북구 번동 시민 A씨의 집에 도착하자 힘없이 주저앉아있는 A씨를 발견했다. 그는 한눈에 보기에도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A씨를 서둘러 택시에 태워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 후 능숙하게 휠체어에 A씨를 앉힌 후 내과에 접수했다. X-ray 촬영을 해야한다는 의사의 말에 A씨와 영상의학과로 이동했다. 촬영을 무사히 마치고 약처방까지 완료한 후 귀가동행을 위해 탄 택시 안에서 A씨는 동행매니저 이씨에게 연신 고맙다고 말했다.

서울시 1인 가구 병원 안심동행서비스가 아니었다면 A씨는 홀로 고통을 참으며 병원을 찾아야했을 것이다. 

서울시 '1인 가구 병원 안심동행서비스'./사진=서울시
서울시 '1인 가구 병원 안심동행서비스'./사진=서울시

 

이러한 1인 가구 병원 안심동행 서비스는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시행 이후 이용자 3078명을 넘어섰고, 상담 이용은 7863건에 달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고령 1인 가구, 취약계층 위주의 기존 지원체계와 달리 소득·연령 등과 무관하게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서비스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혼자 사는 사람은 각종 범죄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다. 가장 편해야 하는 집에서 조차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 1인 가구다. 이에 시는 '안전 도어지킴이', '안심마을보안관' 등의 정책을 선보였다.

안전 도어지킴이는 시·구와 민간 전문보안업체 간 협력으로 추진된 사업이다. 거주지에 보안카메라를 설치하고 긴급출동 서비스를 지원한다. 올해 추진 자치구는 7개구(동대문, 노원, 서대문, 마포, 금천, 영등포, 송파)다. 임차주택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서울시 1인 가구가 지원 대상이다.

실제로 안전 도어지킴이 이용자들은 범죄피해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안전 도어지킴이를 이용하고 있다는 30대 유현정(여·가명)씨는 "안전 도어지킴이를 설치하기 이전에 누군가 밤에 저희 집 도어락을 열려고 시도한 적이 2번 있었다"면서 "그 이후로 매일 밤 불안에 떨었었는데, 안전 도어지킴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나서부터 누군가 잘못 누르는 경우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권가을(여·가명)씨 또한 "앱 알림이 와서 수상한 사람과 안심할 수 있는 사람(택배 기사님들, 복도 청소해주시는 분 등)을 앱으로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면서 "수상한 사람인 경우 증거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라고 말했다.

손진(여·가명)씨의 경우도 비슷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살면서 너무 만족스러운 서비스 중 하나다" 라면서 "한 번은 술 취한 남성이 복도에 달린 창을 다 열고 다녔는데, 카메라로 확인 후 관리사무실에 신고한 적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메라가 있어 안심되고 범죄예방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여성의 안심귀가를 돕고 있는 '안심마을보안관' 모습./사진=서울시
여성의 안심귀가를 돕고 있는 '안심마을보안관' 모습./사진=서울시

'안심마을보안관'은 서울시 1인 가구 밀집 주거취약지역 15개소를 선정해 심야시간 순찰 활동을 하는 범죄예방사업이다. 배치인원은 총 63명으로, 구역별로 4명을 배치했다. 21시부터 익일 새벽 2시30분까지 순찰활동을 이어가며, 구역 내 순찰을 통한 환경안전, 시민안전의 역할을 수행한다.

강북구 수유동에 홀로 거주하고 있는 심희정(27.가명)씨는 "회식 후 늦은 시간에 귀가하던 도중  술취한 남자가 뒤 쫓아오는 느낌이 들어 무서웠다"면서 "마침 그때 순찰 활동 중이던 안심마을보안관 두 분을 만나 상황을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집까지 안심귀가 시켜 주셨다.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심 씨는 또 "저를 포함해 혼자 사는 여성 1인 가구가 늘면서 혼자 귀가할 때 불안한 점이 많을 텐데, 여성들의 불안감을 해결해줄 수 있는 안심마을보안관 같은 정책이 더욱 활발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월세 계약에 어려움을 겪는 1인 가구를 위한 '전월세 안심계약 도움서비스' 사업도 1인 가구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 송파구 1인 가구 전월세 안심계약 서비스./사진=서울시
서울 송파구의 '1인 가구 전월세 안심계약 서비스'./사진=서울시

전월세 안심계약 도움서비스는 1인 가구 맞춤형 부동산 전문상담 및 동행서비스 제공을 통해 양질의 주거지 탐색 지원과 주거복지 향상에 도움을 주고자 마련됐다.

사업 내용으로는 주거안심매니저(공인중개사)가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전월세 계약 상담 ▲주거지 탐색 지원 ▲주거 안심 동행 ▲주거 정책 안내를 돕는다. 대상 지역은 5개 자치구(중구, 성북, 서대문, 관악, 송파)에서 시행되고 있다. 사업 기간은 오는 11월까지다.

임대차 계약이 처음인 사회초년생 김해성(29.가명)씨는 "처음으로 자취를 하게 되면서 인터넷을 통해 정보수집하는데 한계를 느끼고 고민하던 찰나에 서울시 소식을 알게 되어 신청하게 됐다"면서 "상담동안 여러가지 주의사항을 알려주시고, 등기나 건물토지대장 등 여러 서류도 꼼꼼하게 함께 봐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세 계약은 처음이라 걱정도 되고, 많이 복잡했는데, 주거안심매니저가 조건에 맞춰서 확인해 주시고, 물어보는 대로 다 알려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면서 "혼자 가서 절대 보지 못했을 법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봐주셔서 너무 좋았다. 이러한 정책이 널리 이용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서울시는 노후 준비에 어려움을 겪거나, 건강관리에 소홀해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은 중장년 1인 가구를 위한 경제 교육프로그램, 소셜다이닝 프로그램도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중장년 1인 가구 대상 재무교육 모습./사진=서울시
중장년 1인 가구 대상 재무교육 모습./사진=서울시

1인 가구 맞춤형 경제교육 프로그램은 지난 2월부터 국민연금공단·금융복지상담센터와 협업하여 노후준비, 생활금융, 기본 금융지표 이해, 연금·보험관리 등의 교육부터 장기채무, 신용회복 관련 교육, 법률기관 연계 구제절차 지원까지 진행하고 있다. 사업 기간은 오는 11월 까지다.

이번 재무교육에 참여한 중장년 1인 가구 박성우(가명)씨는 "예상보다 일찍 은퇴를 하게 되어 자산이나 재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은퇴한 중장년 1인 가구 맞춤형 경제교육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식에 참여했다"면서 "그동안 몰라서 놓친 금융 정보부터 1인 가구 맞춤형 노후 생활정보까지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박 씨는 "일상에서는 쉽게 재무관리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는데, 노후를 위한 알뜰한 생활 비법부터 투자와 연금 관리에 대한 알찬 정보에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참여자 김원중(가명)씨는 "다인가족, 청년을 위한 정책이 대부분인 듯해서 중장년 1인 가구 입장에서 소외감을 느낀다"면서 "중장년 1인 가구는 주변 사람들이 결혼, 육아 등으로 바빠 만남도 쉽지 않고, 청년에 비해 사회적 교류도 적어 경제 관련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이번 경제교육과 같이 중장년 1인 가구 맞춤형 프로그램을 많이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중장년 1인 가구의 건강도 빼놓을 수 없다. 서울시는 건강관리에 소홀한 중장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식생활 개선을 위한 소셜다이닝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지난 4월~5월까지 시행한 1기는 총 118명이 참여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

중장년 1인 가구 대상 소셜다이닝 시행 모습./사진=서울시
중장년 1인 가구 대상 소셜다이닝 시행 모습./사진=서울시

중장년 1인 가구 김정호(가명)씨는 퇴근 후 매일 배달음식 등으로 해결하고, 1일 1식으로 7~8년째 생활해왔다. 그는 입맛이 없다는 이유로 식사를 잘 챙기지 않았는데, 어느 날 문득 혼자 하는 식사가 외롭다는 생각에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행복한 밥상'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김 씨는 "평일 저녁 7시부터 수업이라 퇴근 후 부담 없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다"면서 "한 달 동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두부조림, 장아찌 등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밑반찬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다른 참여자들과도 소통하고 하다보니 친분이 생겼다. 회사생활 외에는 별다른 교류 없이 지낸 지 10년 차였지만, 이번 '행복한 밥상'에서 운영하는 오픈톡을 통해 수업시간 외에도 참여자들과 일상을 공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이 프로그램은 혼자 오랫동안 살며 '입맛'을 잃었던 자신에게 다시 입맛을 되찾게 된 계기가 되어주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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