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양심과 불필요한 양심

도발적이다. 양심을 던져버리라고 하다니. 또 너무 위험할 수 있는 발언이다. 내가 쓴 칼럼의 제목이지만. 하지만 우리가 꼭 던져버려야 하는 양심은 있다. 이 양심을 던져버렸을 때 우리의 몸과 마음은 더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건강하게 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양심을 던져버려야 하는 것일까?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해 옳고 그름과 선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 이것은 네이버가 내게 던져준 양심의 정의다. 그런데 이 정의에는 이상한 점이 있다. 누가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누가 옳고 그름과 선악의 판단을 내리는지 주체가 빠져있다. 우리 마음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자신을 스스로 괴롭히고 자신의 가능성을 한계 짓게 만들고 있는 그 무엇이 있다. 우리 안에 나도 모르게 누군가가 '양심'이라는 이름으로 설치한 족쇄가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족쇄를 설치한 사람은 다양하다. 부모님, 친구들, 학교 선생님, 매스미디어 등이 자신들의 옳고 그름의 기준을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강요한다. 우리가 이런 것들을 인정하고 내 안으로 받아들이고 받들어 모시게 된다면 이것은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심판하는 '양심'이 된다. 우리가 양심을 어길 때면 심한 죄책감과 자기 자신에 대한 수치심으로 우리는 몸을 떨게 된다. 양심이 우리 몸 깊은 곳에서 우리의 행동을 저지하고 일정한 선을 넘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10대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당시 손 회장 집안은 아버지가 피를 토하며 병원에 입원하고 가세가 기울었다. 친척들 모두가 병든 아버지와 집안을 두고 혼자 유학을 떠난다는 그에게 손가락질 했다고 한다. 손정의 회장은 그 후 성공 가도를 달리며 지금은 수백조의 펀드를 운영하는 일본의 거부가 됐다.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양심을 잠시 버렸기 때문이다. 한 집단의 양심을 거부하고 독자적인 생각과 행동을 한다는 것은 집단에서 추방의 위험을 불러온다. 추방은 전통사회에서는 사형을 뛰어넘는 가혹한 형벌이었다. 사회의 혁신과 개혁을 가져온 많은 사람들은 집단이 정해 놓은 양심을 뛰어넘었고, 그 때문에 지탄을 받기도 하는데 이는 개혁가와 혁신가의 숙명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양심을 던져버려야 하는 것일까? 나는 꼭 지켜야 하는 핵심 양심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인간 각자에 대한 사랑, 존중, 공감이다. 이런 핵심적인 양심을 버린 사람을 우리는 극단적인 나르시시스트 또는 소시오패스라고 부른다. 이들에게는 거칠 것이 없다. 어떤 행동을 해도 죄책감이나 수치심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약간의 나르시시스트 기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불필요한 양심을 받아들여 내면화하면 내 생각과 행동이 죄책감과 수치심으로 제한받고 자유를 잃게 된다. 또 양심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을 공감하지 못하면 피도 눈물도 없는 극단적 이기주의자가 된다. 그럼 어떤 종류의 혹은 어떤 정도의 양심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할까?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자신을 옭아매는 족쇄의 양심은 알아차리고 걷어내 버려야 한다. 또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을 해치면서 개인의 욕망과 탐욕만을 위해 궤도를 이탈한 기자처럼 달리고 있다면 잃어버린 양심을 되찾아 가슴 속에 장착해야 한다.

나에게 진정 필요한 양심은 어떤 양심인지 분별하고 성찰하는 힘이 필요하다. 튼튼한 멘탈 관리를 위해 의식의 성장과 마음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나성재 C2P코칭컴퍼니 대표, (사)한국코치협회 코치
나성재 C2P코칭컴퍼니 대표, (사)한국코치협회 코치

[필자 소개]

나성재 코치는 알리바바, 모토로라솔루션 등 다국적 IT기업에서 다년간 근무하였고, 한국코치협회 코치이자, C2P 코칭 컴퍼니의 대표이기도 하다. 또한 NLP 마스터로 로버트 딜츠와 스테판 길리건의 공동 저서인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 번역서를 출간했다. 현재는 멘탈코칭 워크숍과 영웅의 여정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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